
노동
이 사건은 피고 회사에서 중형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퇴직 후 대형버스 운전기사로 재입사한 원고 22명이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중형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할 때부터 근로관계가 단절 없이 계속되었다고 주장하며, 대형버스 운전기사에게 적용되는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른 임금을 소급하여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계속근로를 인정했지만, 중형버스 운전기사 재직 기간에 대형버스 운전기사의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보지 않았으며, 중형버스 운전기사와 대형버스 운전기사 간 임금 차이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중형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다가 퇴사 형식을 거쳐 대형버스 운전기사로 다시 채용되었습니다. 원고들은 이러한 전환이 회사의 편의에 따른 것이며, 실질적인 근로관계는 단절 없이 계속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형버스 운전기사에게 적용되는 더 높은 수준의 임금(기본급, 상여금, 각종 수당 등)을 중형버스 운전기사 재직 기간에 대해서도 소급하여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피고 회사는 중형버스 운전기사와 대형버스 운전기사는 별개의 직종이며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은 대형버스 운전기사에게만 적용된다고 맞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형버스에서 대형버스로 전환하는 약 한 달간의 견습기간에 대한 임금 미지급 문제가 형사사건으로 이어져 대표이사가 벌금형을 받는 일도 있었습니다.
원고들이 중형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했던 기간과 대형버스 운전기사로 재입사한 기간 사이에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인정되는지, 대형버스 운전기사에게 적용되는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효력이 중형버스 운전기사에게도 미치는지, 그리고 중형버스 운전기사와 대형버스 운전기사 간 임금 차이가 근로기준법상 균등한 처우 원칙에 위배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먼저 원고들이 중형버스 운전기사에서 퇴사하고 대형버스 운전기사로 재입사하기까지 약 1개월의 공백 기간이 있었으나, 이 기간 동안 대형버스 노선 견습을 하는 등 사실상 근로제공의 형태를 유지했고, 피고 회사의 경영 방침에 따라 이루어진 전환이라는 점, 그리고 건강보험 자격 상실 신고나 작업복 반환 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단절 없이 계속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 중형버스 운전기사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첫째, Z조합의 산하 5개 회사와 AF노동조합 지부 간에 체결된 '중형승무원 임금을 대형승무원 1호봉에 맞춘다'는 내용의 합의서(이 사건 합의서)는 피고 회사가 합의의 주체가 아니며, 피고 노동조합이 관련 노동조합 단체에 소속되어 있다는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에게 직접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둘째, 노동조합법 제36조에 따른 지역적 구속력이 인정되려면 행정관청의 결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결정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합의서에 지역적 구속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셋째,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에서 규정한 '운전자'의 범위는 피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인 대형버스 운전기사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중형버스 운전기사들은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조합비를 납부한 사실이 없고, 단체협약 내용 또한 조합원이 아닌 다른 근로 형태의 운전자 채용을 예정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넷째, 노동조합법 제35조의 일반적 구속력이 적용되기 위한 '동종의 근로자'에도 중형버스 운전기사 재직 당시의 원고들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조합원 자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한 처우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서는 중형버스 운전기사와 대형버스 운전기사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라고 보기 어렵거나,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임금 차이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형버스는 중형버스에 비해 승차인원, 차량 길이 및 총중량, 운행 거리와 시간, 교통 환경 등이 달라 노동 강도와 사고 위험, 필요한 기술적 능력 및 심리적 부담감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원고들의 계속근로를 인정하더라도 중형버스 운전기사 재직 기간에 대형버스 운전기사의 단체협약이 적용될 의무가 없으므로 미지급 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고 보았고, 대형버스 운전기사로서의 '입사일'은 실제 대형버스 운전기사로 근로를 개시한 날로 보아야 하며 견습 기간 전체를 대형버스 운전기사 근로 기간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직종 변경 시 근로관계의 단절 여부는 퇴직금, 연차휴가, 임금 등의 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형식상 퇴직 및 재입사 절차를 거쳤더라도 회사의 필요에 의한 전환이었고, 실질적인 업무 공백이 짧거나 교육·견습 등으로 이어졌다면 계속근로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체협약의 적용 범위는 명시된 내용과 노동조합 가입 여부, 그리고 해당 직종이 단체협약의 목적에 포함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정 직종만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협약은 다른 직종의 근로자에게 당연히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나의 사업장 내에서 다른 직종 간 임금 차이가 있더라도, 직무의 내용, 노동 강도, 책임의 정도, 요구되는 전문성, 사고 위험성 등의 차이가 크다면 이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비슷한 종류의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균등한 처우를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회사 간 또는 동종 업계 회사들 간의 합의서가 있다고 해도, 해당 합의서에 명시적으로 본인이 소속된 회사가 당사자로 포함되지 않는다면 그 효력이 직접 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노동조합법상 지역적 구속력은 행정관청의 별도 결정이 있어야만 적용됩니다. 직무 전환 시 새로운 직무에 대한 임금 및 복리후생 기준은 실제 새로운 직무를 개시한 시점부터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전환을 위한 견습 기간이 있었다면, 그 견습 기간이 새로운 직무의 근로 기간으로 완전히 인정되는지 여부와 임금 산정 기준을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