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임대 계약 과정의 문제와 건물 하자로 인한 분쟁 판결

이 사건은 식당 건물 임대차 계약을 둘러싸고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보증금 액수, 월차임의 구성, 건물의 원상회복 의무 범위, 임대인의 수선의무 불이행, 그리고 무단 증축 사실 고지 여부 등에 대해 첨예한 갈등이 발생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계약서의 진정성 여부를 판단하고, 실제 보증금은 7천만 원임을 인정하면서 임대인의 수선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임차인의 손해를 일부 인정하는 동시에 임차인에게 건물 인도 의무를 명령했습니다. 임차인의 기망에 의한 계약 취소 주장은 소멸시효 경과로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반소피고) A: 식당 건물의 임대인으로, 임차인 B와 C에게 건물을 빌려준 건물주입니다.
• 피고(반소원고) B: 임대인 A로부터 식당 건물을 임차하여 운영했던 임차인입니다. 초기에는 C와 동업했으나 나중에 C의 권리·의무를 모두 이전받았습니다.
• 피고 C: 초기 임차인 B와 함께 식당 건물을 임차하여 동업했으나, 후에 모든 권리·의무를 B에게 이전하고 조정으로 소송이 종료된 당사자입니다.

분쟁 상황

임대인 A는 피고 B, C와 식당 건물 임대차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 당시 임대인 A는 자신의 임대소득을 줄여 신고하기 위해 보증금을 7천만 원이 아닌 3천만 원으로 기재한 '다운 계약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월차임 구성과 금액에 대해서도 당사자 간 주장이 달랐습니다. 임대인 A는 차임 연체를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건물 인도와 미지급 차임,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임차인 B는 실제 보증금은 7천만 원이며, 임대인 A가 건물의 주방 부분 불법 증축 사실과 건물 하자를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차인 B는 건물 누수 등으로 인해 직접 수리 비용을 지출했으며, 임대인 A의 기망에 의한 계약 취소와 보증금 반환, 수리비 및 부당이득 반환을 요구하며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임차인 C는 동업을 청산하며 모든 권리·의무를 임차인 B에게 이전했으며, 법원의 조정 결정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소송이 종료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복잡한 주장들을 심리하여 진정한 계약 내용을 확인하고 각 당사자의 의무를 판단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임대인과 임차인이 작성한 임대차계약서 중 어떤 것이 진정한 계약 내용을 담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실제 임대차보증금의 액수가 계약서에 기재된 3천만 원인지 아니면 임차인의 주장대로 7천만 원인지 여부입니다. 셋째, 임대차 종료 시 임차인이 건물을 '공실' 상태로 원상회복해야 할 의무가 있는지 아니면 기존 식당 시설을 그대로 반환하면 되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임대인이 건물 무단 증축 사실을 임차인에게 고지하지 않아 임차인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와 그 취소권 행사 기간입니다. 다섯째, 건물 누수 등 하자에 대해 임대인의 수선의무 불이행이 있었는지 여부와 그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입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 C에 대한 소송은 2021년 6월 16일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확정되어 종료되었습니다.
2. 법원은 임대차계약서 중 피고 B가 주장한 을가 6호증이 진정하게 성립된 계약서임을 인정했습니다. 임대인 A가 임의로 차임을 수정한 계약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3. 실제 임대차보증금은 7천만 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임대인 A가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며 '다운 계약서' 작성을 요구했고, 임차인 B가 이를 용인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4천만 원이 식당 시설 양도 대금이라는 임대인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4. 임차인 B와 C에게 식당 시설을 철거하고 건물을 공실로 원상회복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들이 임대인 A가 설치한 식당 시설을 사용하다가 임대차 종료 시 이를 그대로 반환하기로 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5. 미지급 차임 등을 계산하여 임대인 A는 임차인 B에게 남은 보증금 39,787,890원에서 2021년 10월 1일부터 건물 인도 완료일까지 매월 2,75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공제한 나머지를 지급해야 하고, 임차인 B는 동시에 임대인 A에게 건물을 인도하라고 명령했습니다.
6. 임차인 B가 임대인 A의 기망을 이유로 임대차계약 취소를 주장한 것은, 무단 증축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난 후 주장한 것이므로 취소권이 소멸하였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7. 임차인 B가 세금 명목으로 지급했다고 주장한 월 30만 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는, 임대료 변경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습니다.
8. 임차인 B가 주장한 누수 등으로 인한 수리비 190만 원에 대해서는 임대인 A의 수선의무 불이행을 인정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재산상 손해배상만으로 회복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기각했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법원은 임대인 A가 임차인 B에게 실제 보증금 7천만 원에서 미지급 차임 등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 39,787,890원을 지급하고 임차인 B는 건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임대인 A는 건물 하자에 대한 수선의무 불이행으로 인해 임차인 B가 지출한 수리비 19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로써 임대차 계약 과정에서 발생한 복합적인 금전 및 의무 관련 분쟁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처분문서의 증명력: 법원은 '처분문서의 진정 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나,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 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56616 판결 참조)'는 원칙에 따라 계약서의 보증금 액수가 3천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대인 A의 다운계약서 요구 정황과 임차인 B의 주장을 받아들여 실제 보증금은 7천만 원임을 인정했습니다.
2. 임대인의 수선의무(민법 제623조)​: 민법 제623조에 따르면 임대인은 임차인이 목적물을 계약의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목적물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이 사건에서 건물 누수, 정전, 곰팡이 등은 임차인이 식당으로 사용·수익하는 데 방해되는 하자로 인정되어 임대인 A에게 수선의무가 있다고 보았고, 임대인이 이를 불이행했으므로 임차인 B가 지출한 수리비 19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3. 사기 또는 착오로 인한 계약 취소권의 소멸(민법 제110조 및 제146조)​: 민법 제110조는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제146조는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사기임을 안 날)로부터 3년 이내, 법률행위(계약)를 한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임차인 B가 임대인의 무단 증축 사실 미고지를 기망으로 주장하며 계약 취소를 요구했으나, 법원이 임차인이 무단 증축 사실을 알았다고 판단한 시점으로부터 3년이 경과했으므로 취소권이 소멸하였다고 보아 이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4.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는 임차인이 임대할 당시의 상태로 돌려놓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임차인 B가 임대인 A가 설치한 기존 식당 시설을 양수한 것이 아니라 그 시설을 사용하다가 임대차 종료 시 이를 그대로 반환하기로 한 것이라고 보았으므로, 임차인에게 식당 시설을 철거하고 공실로 원상회복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임차인이 새롭게 설치한 시설에 한하여 원상회복 의무가 있다는 법리를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서의 정확한 작성 및 보관: 부동산 임대차 계약 시 실제 합의된 내용(보증금, 월차임, 기간, 원상회복 의무 범위 등)을 계약서에 정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세금 문제 등으로 실제와 다르게 기재하는 '다운 계약서'나 '업 계약서'는 향후 분쟁 발생 시 법적 효력을 다투는 데 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작성된 계약서는 양측이 모두 보관해야 합니다.
2. 건물 상태 확인 및 기록: 임대차 계약 전 건물에 하자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건축물대장 등을 통해 위반건축물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입주 전 건물의 상태를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기록해두면, 임대차 종료 시 원상회복 범위나 하자 관련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자료가 됩니다.
3. 하자 발생 시 즉시 고지 및 증거 확보: 임차 중 건물에 누수, 정전, 곰팡이 등 하자가 발생하면 즉시 임대인에게 알리고, 수리 요청 내용을 문자 메시지, 내용증명 등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하자 현장 사진이나 동영상, 수리비 영수증 등 모든 관련 증거를 철저히 보관하여 임대인의 수선의무 불이행 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4. 보증금 및 차임 지급 내역 기록: 보증금과 월차임 등 금전 거래는 반드시 금융기관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하고, 이체 내역 등 증거를 철저히 보관해야 합니다. 현금 거래 시에는 영수증을 주고받고 서명을 받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카드깡 등 편법적인 금전 거래는 복잡한 법적 분쟁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5. 취소권 및 해제권 행사 기간 인지: 사기나 착오 등으로 인해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권리에는 법정 기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기에 의한 계약 취소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이내, 계약한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해당 기간이 지나면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