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대리 용역비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세무사 사건

세무사 A는 G이라는 사람을 통해 피고 B의 세무 관련 업무를 처리해 주었다며 4,400만 원의 용역비를 청구했습니다. 원고는 피고의 대리인인 G과 위임 계약을 맺었으며, 피고가 홈택스에서 세무대리 수임 동의를 수락했으므로 세무대리 위임계약이 성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피고와 세무대리 위임계약이 직접 체결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해도 세무사의 용역비 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어 이미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G과 별도의 계약을 맺고 피고의 업무를 처리한 것이므로 '사무관리'로 인한 비용 상환 청구도 할 수 없으며, 세무사는 '상인'이 아니므로 상법상 보수 청구권도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세무사로서 피고 B의 세무 업무를 처리했다고 주장하며 용역비 4,400만 원을 청구한 사람
• 피고 B: 세무사 A로부터 세무대리 용역을 받았다고 지목된 개인으로, 용역비 지급을 거부한 사람
• G: 피고 B의 대리인으로 세무사 A를 찾아가 세무대리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인물
• H: 피고 B와 함께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해명자료 제출 요구를 받은 인물

분쟁 상황

2015년 5월경, 피고 B와 G, H는 부산지방국세청으로부터 해명자료 제출 요구를 받았습니다. G은 세무사 A를 찾아가 세무 관련 업무 처리를 의뢰했고, 세무사 A는 피고 B 명의의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홈택스에서 세무대리 수임 동의를 받고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아 제출했습니다. 이후 세무사 A는 자신이 피고 B의 세무 업무를 대리했으므로 4,400만 원의 용역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피고 B는 G이 자신의 위임 없이 계약을 체결했으며 용역비 지급 의무가 없다고 다투면서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세무사 A와 피고 B 사이에 세무대리 위임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었는지 여부.
2. 위임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세무사의 용역비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
3. 위임계약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세무사 A가 민법상 사무관리에 근거하여 피고 B에게 보수 또는 비용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4. 세무사가 상법상 '상인'에 해당하여 보수 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세무사 A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용역비 청구는 주된 청구(위임계약에 따른 보수 청구)와 예비적 청구(사무관리에 따른 비용 상환 청구)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주된 청구에 대해서는 피고와 직접 위임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계약이 있었다 해도 3년의 소멸시효가 지나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는 원고가 G과 계약을 맺고 업무를 처리한 것이므로 피고와의 관계에서는 사무관리가 성립하지 않으며, 세무사는 상인이 아니므로 상법상 보수 청구권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세무사 A가 피고 B에게 세무대리 용역비를 청구한 소송에서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함으로써, 원고가 피고로부터 용역비를 받을 수 없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163조 제5호 (3년의 단기 소멸시효)​: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공인회계사 또는 법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이 판결에서는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도 형평성 원칙에 따라 이 규정을 유추 적용하여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용역비 채권은 늦어도 2015년 6월 25일에 발생했다고 판단되었으므로, 3년이 지난 2019년 12월 23일에 제기된 소송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2. 민법 제739조 제1항 (사무관리로 인한 비용 상환 청구)​: 타인의 사무를 의무 없이 관리한 자는 그 타인에게 필요비나 유익비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피고가 아닌 G과 위임 계약을 맺고 그 계약에 따라 피고의 사무를 처리한 것이므로, 의무 없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사무관리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3. 상법 제61조 (상인의 보수청구권)​: 상인이 영업 범위 내에서 타인을 위해 행위를 했을 때 상당한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이 판결에서는 세무사를 상법상 '상인'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아, 이 규정을 원고에게 적용하여 보수 청구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구 세무사법 제2조 (세무사의 직무 범위)​: 세무사가 납세자 등의 위임을 받아 세무관서의 조사 또는 처분 등과 관련된 납세자 의견진술의 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함을 직무로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세무대리 계약의 성립 여부 및 소멸시효 적용을 판단하는 데 있어 세무 업무의 성격을 정의하는 근거로 활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위임 계약의 명확화: 세무 대리, 법률 대리 등 전문직 서비스 이용 시, 누구와 계약을 맺는 것인지, 계약 당사자와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대리인을 통해 계약하는 경우, 대리권의 범위와 위임 여부를 반드시 서면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소멸시효 인지: 세무사, 변호사 등 전문직의 용역비 채권은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용역이 완료된 시점으로부터 3년 내에 청구하지 않으면 채권이 소멸될 수 있으므로, 청구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3. 사무관리의 요건: '사무관리'는 법률상 의무 없이 타인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사무를 처리했을 때 적용됩니다. 만약 제3자와의 계약에 따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한 것이라면, 본인에게 직접 사무관리를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전문직의 상인 여부: 세무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는 상법상 '상인'으로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인에게 적용되는 상법상 보수 청구 규정은 이들에게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