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서관 직원의 폰트 사용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 청구 사건

서체 개발 및 판매 회사인 원고가 광명시가 운영하는 도서관 직원이 자사의 폰트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홍보물을 제작함으로써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제1심에서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피고 광명시의 손을 들어주며, 직원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고의나 과실이 인정되지 않고, 특정되지 않은 다른 직원의 무단 복제 행위도 입증되지 않아 피고의 사용자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B'라는 폰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저작권을 등록한 서체 개발 및 판매 회사입니다.
• 피고 (광명시): 'D도서관'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도서관 직원 E의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 E (피고의 직원): D도서관에 근무하면서 업무용 컴퓨터에 복제되어 있던 문제의 'B' 폰트를 사용하여 홍보물을 제작한 직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 주식회사는 자사가 개발하여 저작권을 등록한 'B' 폰트 프로그램이 피고 광명시가 운영하는 D도서관에서 무단 사용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2015년 6월경 D도서관 직원 E가 업무용 컴퓨터에 복제되어 있던 'B' 폰트를 이용해 'D도서관 여름방학 프로그램 안내' 홍보물을 제작했는데, 이는 원고의 허락 없이 이루어진 행위라는 것입니다. 원고는 피고의 불특정 직원이 폰트 프로그램을 무단 복제하여 저작권을 침해했으며, 피고는 사용자로서 직원 관리 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으므로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금 15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 광명시는 E 직원이 폰트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고의나 과실이 없었으며, 폰트 복제가 피고의 직원이 아닌 도서관 이용자 등에 의해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피고는 모든 컴퓨터에 정품 프로그램을 구매하여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관리 감독 의무를 다했으므로 사용자책임이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의 직원 E가 원고의 폰트 저작권을 침해할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2. E가 사용하던 컴퓨터에 폰트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복제한 피고의 불특정 직원이 존재하며, 그 직원의 불법행위가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3. 위 1, 2번 중 어느 하나라도 인정될 경우, 피고 광명시가 사용자로서 직원들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송에 들어간 모든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즉, 피고(광명시)의 손을 들어준 판결입니다.

결론

법원은 직원이 한글 프로그램 내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서체 중 하나로 폰트를 선택하여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공공기관의 직원이 모든 서체의 저작권 유무를 일일이 확인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컴퓨터의 교체 및 도서관 이용자의 접근 가능성 등을 이유로 불특정 직원이 폰트를 무단 복제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직원들의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아, 이를 전제로 하는 사용자책임 또한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저작권법: 서체 프로그램은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에 해당하여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프로그램을 복제하거나 배포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2.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직원이 폰트를 사용한 행위에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었는데, 법원은 한글 프로그램 내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서체 중 하나로 인식했을 가능성, 그리고 사용자가 모든 서체의 저작권 유무를 확인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직원의 고의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3. 민법 제756조 (사용자의 배상책임)​: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조항은 사용자가 피용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용자책임을 규정합니다. 그러나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그 사무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면책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직원의 불법행위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사용자책임이 성립할 전제 자체가 없다고 법원이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 침해 증명: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측은 단순히 저작물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넘어, 침해 행위자의 특정과 그 침해 행위에 대한 고의 또는 과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2. 사용자의 주의의무 범위: 폰트 프로그램처럼 한글 프로그램 내 기본 서체와 유사하게 인식될 수 있는 경우, 일반 사용자가 해당 서체의 저작권 유무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할 정도의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공공기관 직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3. 복제 주체 입증의 어려움: 여러 사람이 공유하거나 수리 및 교체가 잦은 업무용 컴퓨터 환경에서는 특정 직원이 저작물을 무단 복제했음을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외부인의 접근 가능성, 컴퓨터 교체 이력 등 다양한 상황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4. 사용자책임의 성립 요건: 민법상 사용자책임(민법 제756조)이 인정되려면, 먼저 피용자(직원)의 불법행위(민법 제750조)가 명확하게 성립해야 합니다. 직원의 불법행위가 입증되지 않으면 사용자책임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5. 관리감독 노력: 사용자가 정품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고 정기적인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는 등 주의의무를 다했음을 입증할 수 있다면, 사용자책임의 면책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