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업무지원단 전보 발령 관련 인권위 결정 취소 사건

주식회사 A는 2014년 경영난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으로 '업무지원단'을 신설하고 일부 직원들을 이 부서로 전보 발령했습니다. 업무지원단으로 발령받은 직원들(피고보조참가인)은 이 전보 발령이 노조 활동 참여나 과거 부진인력 분류 등을 이유로 한 차별 행위라며 2019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전보 발령을 차별 행위로 보고 A사에게 '업무지원단 발령 취소 등 적절한 구제방안 마련 및 시행'을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A사는 인권위 결정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A사의 손을 들어주어 인권위의 권고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법원은 A사의 전보 발령이 합리적인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며, 불리한 대우가 중대하지 않고,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원고): 약 2만 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정보통신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입니다.
• 국가인권위원회 (피고): 인권 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구제 조치를 권고하는 독립된 국가기관입니다.
• 업무지원단 전보 발령 근로자들 (피고보조참가인): A사의 경영 효율화 및 사업 합리화 계획에 따라 2014년 업무지원단으로 전보 발령받은 직원들입니다. 현재 A사의 직원으로 근무 중이거나 근무하다 퇴직한 사람들입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2013년 약 3,90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습니다. 이에 2014년 노사 합의를 통해 대규모 특별 명예퇴직과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미배치된 잔류 인력 1,201명 중 910명을 기존 부서에 배치한 뒤 남은 291명을 새로 신설한 '업무지원단'으로 전보 발령했습니다. 업무지원단으로 발령받은 일부 직원들은 이 전보 발령이 과거 부진인력 대상자로 분류되었거나 B단체(노조) 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이루어진 차별 행위라고 주장하며, 2019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인권위는 진정을 받아들여 A사의 전보 발령이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2021년 6월 29일 A사에게 업무지원단 발령 취소 등 적절한 구제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에 A사는 인권위의 결정이 위법하다며 법원에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진정에 국가인권위원회법상 각하 사유(법원 재판 종결 또는 진정 시효 1년 경과)가 존재하는지 여부, A사의 업무지원단 전보 발령이 국가인권위원회법이 금지하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특히 전보 발령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국가인권위원회가 2021년 6월 29일 원고 주식회사 A에 대하여 내린 결정 중 '피고보조참가인들에 대한 업무지원단 발령 취소 등 적절한 구제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는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주식회사 A의 업무지원단 전보 발령에 합리적인 경영상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여 국가인권위원회의 구제 권고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이는 A사가 2013년 기록적인 당기순손실을 겪는 등 경영 악화 상황에서 노사 합의를 거쳐 구조조정과 인력 재배치를 단행했으며, 전보 발령 대상자 선정 시 인사고과, 징계 전력, 근무 태도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했음을 인정한 결과입니다. 또한, 참가인들이 주장하는 차별 행위의 주된 근거인 B단체 회원이라는 점만으로는 낮은 인사고과 점수를 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전보 발령으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도 중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특히, 참가인들이 전보 발령 효력 정지 가처분 기각 후 4년 4개월간 본안 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 관련 자료가 폐기된 점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국가인권위원회법의 적용과 해석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1. 진정 각하 사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4호, 제5호):

• 법원 재판 종결 여부 (제5호): 인권위는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법원의 재판이 종결된 경우' 진정을 각하합니다. 원고는 업무지원단 전보 발령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었으므로 재판이 종결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가처분은 본안 소송을 전제로 한 임시적 조치이므로, 가처분 기각 결정만으로는 '재판이 종결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가처분 결정은 문언상 해석이나 진정인의 권리 침해 등을 고려할 때 본안 소송에서의 재판 결과에 따라 권리관계가 변동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 것입니다.
• 진정 시효 1년 경과 여부 (제4호): 인권위는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이 발생한 날부터 1년 이상 지나서 진정한 경우' 진정을 각하합니다. 다만, 공소시효 또는 민사상 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사건으로서 인권위가 조사하기로 결정한 경우에는 예외로 봅니다. 법원은 이 사건 진정의 원인이 된 전보 발령은 2014년에 발생했지만, 그로 인한 불이익이 진정 제기 시까지 지속되고 있으므로 손해배상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고, 인권위가 조사를 결정했으므로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 평등권 침해의 차별 행위 판단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및 관련 법리):

• 차별 행위의 정의: 국가인권위원회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사유(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등)를 이유로 고용(배치 등 포함)과 관련하여 특정인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 행위로 규정합니다. 이때 차별금지 사유는 예시적인 것으로, 열거된 사유와 유사한 가치와 중요성을 가진 사유로 불리하게 대우하는 경우에도 차별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 불리한 대우 존재 여부: 법원은 참가인들이 희망하지 않았던 업무지원단으로의 전보 발령, 기존 업무와 다른 성격의 업무 수행, 다른 직원들과 분리된 사무실 근무 등이 불리한 대우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 차별금지 사유 해당 여부 (B단체 가입 등): 법원은 원고가 참가인들의 B단체(노조) 가입 등을 이유로 전보 발령을 했다면, 이는 근로자의 단결권 또는 헌법상 결사의 자유에 의해 보장되는 권리 행사를 이유로 한 것으로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에서 예시한 차별금지 사유와 유사한 가치와 중요성을 가진 사유로 불리한 대우를 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합리적인 이유 존재 여부: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9두53396 판결에 따라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는 차별의 목적과 경위, 구체적인 내용과 정도, 다른 합리적 대안의 존부, 차별 완화 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전보 발령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아 차별 행위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경영상 필요성: A사가 2013년 기록적인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었음을 인정했습니다.
  • 합리적인 인력 재배치 과정: 노사 합의를 거쳐 명예퇴직과 조직 개편을 시행하고, 미배치 인력 재배치를 위해 인사고과, 징계 전력, 근무 태도 등을 점수화한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했다고 보았습니다.
  • B단체 회원 차별 주장 배척: 인권위가 주장한 과거 부진인력 관리 문건이나 B단체 회원 비율이 높다는 점만으로 낮은 인사고과를 부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명예퇴직 무렵까지 부진인력 관리 프로그램이 운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다른 소송 판결도 참고했습니다.
  • 진정인의 권리 행사 해태: 참가인들이 전보 발령 효력 정지 가처분 기각 결정 후 약 4년 4개월 동안 본안 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 판단에 필요한 인사고과 근거 자료 등이 폐기된 점을 지적하며, 권리 행사를 해태한 자를 더 두텁게 보호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 불이익의 정도: 업무지원단 근무 중 급여 등 처우가 다른 직원들과 동일했고, 통근 거리 등 생활상 큰 불이익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불리한 대우의 정도가 중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국가인권위원회가 A사의 전보 발령을 차별 행위로 판단하여 내린 구제 권고 결정이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회사가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부서를 신설하여 직원을 전보 발령하는 경우,

1. 회사의 경영 위기 상황과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전보 발령 대상자 선정 기준은 인사고과, 징계 전력, 근무 태도 등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하며,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았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투명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3. 특정 단체 가입이나 과거 이력 등을 이유로 불리한 대우를 하는 것은 차별 행위가 될 수 있으나, 전보 발령에 합리적인 경영상 이유가 있고 불이익의 정도가 중대하지 않다면 차별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직원이 부당한 전보 발령이라고 판단할 경우, 권리 구제를 위한 법적 조치는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처분 신청 기각 후 장기간 본안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관련 증거 자료(인사고과 근거 등)가 사라질 경우, 나중에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5. 가처분 결정은 본안 소송의 최종 판단이 아니므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었다고 해서 해당 사안에 대한 모든 법적 다툼이 종결된 것은 아닙니다. 본안 소송을 통해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