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공무원 합격자, 뜻밖의 부처 배치에 불복한 사건

원고 A는 2020년 국가공무원 7급 공개경쟁채용시험 세무직렬에 합격하였으나, 피고 인사혁신처장이 원고의 희망부처 지원 여부와 무관하게 원고를 행정안전부에 배치하고 임용 추천하였습니다. 원고는 세무직렬 합격자는 통상 국세청 또는 기획재정부 등 내국세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처에 배치되어 왔다는 관행을 신뢰하였으므로, 행정안전부 배치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부처배치 및 임용추천 처분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며, 피고가 세무직렬 합격자를 행정안전부에 배치한 것은 국가공무원 채용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했으며,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 해당 처분들을 모두 취소하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2016년 9급 국세청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재직 중 2020년 국가공무원 7급 공개경쟁채용시험 세무직렬에 합격한 사람
• 피고 인사혁신처장: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을 실시하고 합격자에 대한 부처 배치 및 임용 추천 권한을 가진 기관의 장

분쟁 상황

원고 A는 2020년 국가공무원 7급 공개경쟁채용시험 세무직렬에 합격한 채용후보자였습니다. 피고 인사혁신처는 2020년 12월 21일 부처배치 안내 공고를 통해 세무직렬은 '성적순 부처배치' 대상임을 알렸습니다. 원고가 희망부처 지원 기간(2020년 12월 31일 ~ 2021년 1월 6일) 내에 지원을 하지 않자, 피고는 2021년 1월 27일 원고에게 '미배치자 잔여부처 배치' 사유로 행정안전부에 배치되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후 2021년 2월 2일 피고는 원고를 행정안전부에 7급 공무원 채용후보자로 추천하였습니다. 원고는 세무직렬 합격자가 과거에는 국세청에만 배치되었고 2019년에 기획재정부에 2명이 배치된 것 외에는 행정안전부에 배치된 전례가 없었으므로, 이러한 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인사혁신처의 부처배치 및 임용추천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핵심 쟁점

인사혁신처장의 '부처배치 처분' 및 '임용추천 처분'이 행정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는지,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그리고 피고가 세무직렬 합격자를 행정안전부에 배치한 것이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남용했는지, 신뢰보호의 원칙 등을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2021년 1월 27일 한 부처배치 처분 및 2021년 2월 2일 한 임용추천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인사혁신처장의 부처배치 및 임용추천 처분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며 원고에게 이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인정하였습니다. 본안 판단에서는 피고가 7급 공채시험 세무직렬 합격자인 원고를 내국세 관련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은 행정안전부에 배치한 것은 국가공무원 채용 제도의 취지와 능력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한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세무직렬 합격자가 통상 국세청 또는 기획재정부에 배치되어 온 관행을 신뢰한 원고의 이익을 침해한 것으로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판단, 피고의 재량권 일탈·남용을 인정하여 해당 처분들을 모두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행정소송법상 '처분'의 개념 (제2조 제1항 제1호): 행정청의 행위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는 관련 법령의 내용,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 법치행정 원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됩니다. 법원은 인사혁신처장의 부처배치 및 임용추천 행위가 채용후보자인 원고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공권력 행사로서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2. 행정소송법상 원고적격 (제12조): 항고소송은 처분 등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가 제기할 수 있으며, 불이익 처분의 직접 상대방은 원고적격이 인정됩니다. 법원은 부처배치 및 임용추천 처분이 원고에게 다른 부처에 임용될 기회를 박탈하거나 채용후보자 자격을 상실하게 할 위험을 초래하는 불이익 처분으로 보아 원고에게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3. 국가공무원법상 능력주의·실력주의 임용 원칙 (제26조, 제39조 제1항, 공무원임용령 제13조 제1항): 공무원 임용은 시험성적 등 능력의 실증에 따라야 하며, 공무원임용시험은 직급별, 직렬·직류별로 구분하여 실시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세무직렬 시험과목과 밀접하게 연관된 내국세 업무가 아닌 지방세 업무를 관장하는 행정안전부에 원고를 배치한 것은 세무직렬 선발 제도의 취지와 능력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4. 신뢰보호의 원칙: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 표명을 개인이 신뢰하고 이에 따라 행동했으나, 행정청이 신뢰에 반하는 처분을 하여 이익이 침해된 경우,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없는 한 해당 처분은 위법합니다. 법원은 세무직렬 합격자들이 오랫동안 국세청 또는 기획재정부에 배치되어 온 관행과 공고 내용을 신뢰한 것을 공적인 견해 표명으로 보았고, 행정안전부 배치는 이러한 신뢰를 침해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5. 재량권의 범위와 한계: 시험 시행자의 합격자 선정 방법 등은 폭넓은 재량의 영역에 속하지만,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지 않고 합리성이 결여되거나 부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용됩니다. 법원은 피고의 부처배치 및 임용추천이 세무직렬의 특성과 시험 과목의 연관성, 과거 배치 사례 등을 고려할 때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한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공고 내용의 상세 확인: 공무원 시험 응시 시 '주요 근무 예정부처(예시)' 등 배치 가능 부처에 대한 공고 내용을 단순히 예시로 보지 말고, 과거 배치 사례와 함께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그 밖의 수요부처'와 같이 불분명한 문구가 있다면, 해당 기관에 직접 문의하여 실제 배치 가능한 부처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희망 부처 지원의 중요성: 시험 주관 기관의 부처 배치 기준과 무관하게 본인의 희망 부처를 명확히 표명하는 것이 향후 불이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 이의 제기 및 행정소송의 고려: 공무원 임용 관련 처분(부처 배치, 임용 추천 등)이 본인의 법률상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처분이 행정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통해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간 단계의 행위라도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처분'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신뢰보호 원칙의 활용: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행정 관행이나 공적인 견해 표명이 형성되어 있고, 이를 신뢰하여 행동했음에도 행정기관이 이에 반하는 처분을 하여 불이익을 받은 경우 신뢰보호 원칙 위반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배치 사례나 관련 직렬의 업무 특성을 증거로 확보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5. 직렬과 업무의 연관성 파악: 본인이 응시한 직렬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업무 분야와 기관이 어디인지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시험과목과 관련 없는 부처로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면, 이는 직렬 선발 제도의 취지에 반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소송에서 주장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