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광부의 진폐 장해등급 재산정 사건

광업소에서 채탄부로 일했던 망인은 진폐증이 악화되어 2018년 진폐요양급여를 신청하고 폐기능 검사를 받았습니다. 해당 검사에서 심폐기능 중등도 장해(FVC 53%)가 확인되어 진폐장해 3급을 신청했으나, 피고 근로복지공단은 검사 신뢰도 부족을 이유로 재검사를 요구했습니다. 망인은 재검사 전 2019년 1월 사망했고, 배우자인 원고는 망인의 진폐 장해등급을 3급으로 결정해 보상금 차액을 지급할 것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이 재검사를 받지 못해 폐기능 판정이 어렵다고 보아 진폐장해 7급으로 결정했고, 이에 원고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사망 전 폐기능 검사 결과의 신뢰성을 인정하여 망인의 진폐 장해등급을 3급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진폐 환자 망 B의 배우자로, 망 B의 진폐 장해등급을 3급으로 인정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의 7급 결정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사람
• 망 B: 약 12년 9개월간 광업소에서 채탄부로 근무하다 진폐증을 앓게 되어 진폐장해 11급 결정을 받았고, 이후 진폐증 악화로 재검사 중 사망한 사람
• 피고 근로복지공단: 진폐 환자의 장해등급을 결정하고 관련 보상금을 지급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

분쟁 상황

망 B는 진폐증 악화로 2018년 진폐요양급여를 신청하고 피고 지정 병원에서 폐기능 검사를 받았습니다. 이 검사에서 심폐기능 중등도 장해(FVC 53%)로 진폐병형 4A가 확인되어 망인은 장해등급 3급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검사 결과의 신뢰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재검사를 요구했고, 망인은 재검사 전인 2019년 1월 만 83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이에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망인의 진폐 장해등급이 3급에 해당함을 전제로 3급과 기존 11급에 대한 진폐보상연금 차액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단은 망인이 재검사를 받지 못했으므로 폐기능 판정이 곤란하다고 보아 7급으로 결정하고 7급과 11급의 차액만 지급하여 소송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사망한 진폐 환자가 사망 전 받은 폐기능 검사 결과가 폐기능 검사 지침상의 적합성 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더라도 신뢰성을 인정하여 진폐 장해등급을 3급으로 결정할 수 있는지, 아니면 폐기능 판정이 곤란한 경우로 보아 7급으로 결정하는 것이 적법한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근로복지공단이 2019년 11월 25일 원고에 대하여 한 망 B의 장해등급을 7급으로 결정한 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망인이 사망 전 실시한 폐기능 검사 결과가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망인의 진폐 장해등급은 3급으로 결정되어야 하며, 7급으로 결정한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1조의6 (진폐정밀진단)​: 이 조항은 근로복지공단이 진폐 환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정 의료기관에서 정밀 진단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망인이 피고가 지정한 E병원에서 폐기능 검사를 받은 것은 이 조항에 따른 것입니다.
2.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1조의8 제3항 (폐기능 정도의 판정이 곤란한 자 등에 대한 특례)​: 이 조항은 진폐의 병형(X선 촬영 결과)에 따라 장해등급을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폐기능 정도의 판정이 곤란한 자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장해등급을 결정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피고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이 재검사를 받기 전 사망하여 폐기능 정도 판정이 곤란하다고 보고, 이 조항과 시행령에 따라 진폐장해 7급으로 결정했습니다.
3.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별표11의2] 및 [별표11의3] (진폐 장해등급 기준)​: 이 시행령은 진폐증 환자의 장해등급을 결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합니다.
   • **[별표11의2]**는 진폐 병형과 심폐기능 정도를 종합하여 장해등급을 분류합니다. 예를 들어, 진폐병형이 1형 이상이면서 심폐기능에 중등도 장해(F2)가 남은 사람은 3급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망인의 폐기능 검사 결과(FVC 53%)는 중등도 장해(F2)에 해당하여 3급을 주장하는 주요 근거가 되었습니다.
   • **[별표11의3]**은 폐기능 정도의 판정이 곤란한 자에 대한 특례 기준을 제시합니다. 피고는 이 기준에 따라 망인의 진폐병형 4A에 해당하는 7급을 적용했습니다.
4. 폐기능 검사 결과의 신뢰성 및 판정 기준에 대한 법리: 법원은 G학회가 발간한 '폐기능검사지침'이 적합성 기준을 3회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고 해석했습니다. 지침 스스로도 적합성 기준에 다소 미흡하더라도 환자의 건강 상태, 다른 검사 결과, 검사 수치의 재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폐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방지를 위해 폐기능검사 결과 평가기준을 완화하여 2회 이상 적합성 및 재현성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경우에도 검사의 신뢰성을 인정하는 사례를 들어, 지침의 적합성 기준이 의학적으로 절대적이지 않음을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진폐증은 완치가 어렵고 그 진행 정도를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사망 직전의 검사 결과가 일시적인 악화 상태의 결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9. 6. 22. 선고 98두5149 판결 등)의 법리도 적용하여, 이 사건 폐기능 검사 결과가 충분히 신뢰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폐기능 검사 지침상의 적합성 기준(3회 이상 충족)이 모든 경우에 절대적인 기준은 아님을 인지해야 합니다.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다른 의료기관의 기존 검사 결과, 해당 검사 수치의 재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평가될 수 있습니다. 고령 환자나 건강이 좋지 않은 환자의 경우, 지침상의 횟수를 모두 충족하지 못했더라도 의료진의 판단과 기존 진료 기록이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2. 진폐증은 현대의학으로 완치가 불가능하고 분진이 발생하는 직장을 떠나더라도 계속 진행되는 질병입니다. 따라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은 진폐증에 대해서는 증상 고정이나 치료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는 상태를 반드시 요구하지 않고 곧바로 해당 장해등급에 따른 급여를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음을 알아두세요.
3. 환자가 사망했더라도 사망 전 받은 의료 기록 및 폐기능 검사 결과의 신뢰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의학 학회의 지침, 전문가 소견(진료기록 감정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주장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4. 근로복지공단의 장해등급 결정에 대해 이견이 있다면, 관련 법령과 의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이의 제기 절차를 거치거나 행정 소송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