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입찰 불이행으로 인한 입찰 참가 제한 처분 유지 사건

주식회사 A는 한국전력공사의 입찰에 낙찰되어 물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나 약정한 납품기한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에 한국전력공사는 계약을 해제하고 주식회사 A에게 6개월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납품기한 연장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물품이 독점적이라 일반 경쟁입찰에 부친 한국전력공사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주식회사 A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한국전력공사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냉각탑, 냉열기기류 등 제조업 및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한국전력공사 입찰에 참여하여 낙찰받았으나 계약을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 피고 한국전력공사: 전력자원의 개발, 발전, 송전, 변전, 배전 등의 사업을 하는 공기업으로 주식회사 A에 대해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한국전력공사의 공기압축기 입찰에 참여하여 낙찰되었고 2019년 5월 10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에 따라 2019년 5월 30일까지 물품을 납품해야 했으나 원고는 물품 제작에 최소 60일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납품기한 연장을 두 차례 요청했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연장 요청을 거부했고 결국 주식회사 A는 기한 내에 물품을 납품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한국전력공사는 2019년 10월 29일 계약을 해제하고 2020년 1월 6일 주식회사 A에 대해 6개월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주식회사 A가 계약 불이행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와 한국전력공사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하며 한국전력공사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주식회사 A가 주장하는 계약 불이행의 정당한 사유(납품기한 부족, 물품 독점성)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한국전력공사의 6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한국전력공사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주식회사 A는 6개월간 한국전력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구 국가계약법)에 따라 계약 불이행 시 부정당업자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는지와 그 제한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1. 구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8호 나목: 이 조항은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계약 불이행에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한국전력공사는 이 조항을 근거로 주식회사 A가 정당한 이유 없이 물품 납품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아 처분을 내렸습니다.
2. 같은 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2호 가목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76조 [별표 2]: 이 법령들은 부정당업자 제재 기간 및 그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계약 불이행에 대해 6개월의 제재 기간이 적용되었습니다.
3.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법리: 재량적 행정처분이 법이 정한 재량권을 벗어나거나 남용한 것인지 판단할 때는 처분 사유인 위반 행위의 내용과 정도,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상의 필요, 그리고 처분으로 인해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부령으로 정해진 처분 기준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 준칙에 불과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직접 구속하지는 않지만 그 기준이 헌법이나 법률에 어긋나지 않거나 기준 적용 결과가 현저히 부당하지 않는 한 섣불리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가 계약 체결 전 충분한 사전 검토를 하지 않아 계약 불이행에 대한 귀책사유가 인정되고 물품의 독점성 주장도 증거 부족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한국전력공사의 6개월 제재가 법령상 기준에 부합하며 위반 행위의 경위와 내용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공공기관과의 계약 체결 전에는 물품 제작 기간, 납품 능력, 독점 물품 여부 등 계약 이행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입찰 공고의 자격 요건과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해당 요건을 충족하고 계약을 이행할 능력이 있는지 미리 파악해야 합니다.
2. 계약상의 납품 기한은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기한 내 납품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계약 초기부터 발주처와 긴밀히 소통하며 합리적인 이유와 증거를 바탕으로 기한 연장을 요청해야 합니다. 다만 단순히 제작 기간 부족을 이유로 한 연장 요청이 항상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며 계약 전 검토 미비로 인한 책임은 계약 당사자에게 있습니다.
3. 특정 물품이 독점적이거나 특수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려면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명확한 자료(특허, 인증, 시장 조사 결과 등)를 미리 확보해야 합니다. 단순히 '특정 회사만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공공기관과의 계약에서 부정당업자로 제재를 받으면 일정 기간 동안 해당 공공기관은 물론 조달청 등을 통한 다른 공공기관 입찰에도 참여할 수 없게 되어 기업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으므로 계약 이행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5. 행정청의 제재 처분이 재량권 일탈 또는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위반 행위의 경위, 정도, 공익과 사익의 비교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됩니다. 단순히 처분으로 인한 기업의 불이익이 크다는 주장만으로는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