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B기관 이사로 임명되었던 원고 A는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의혹으로 감사원의 특정감사를 받았습니다. 감사원은 피고인 방송통신위원회에 A 이사에 대한 적절한 인사조치를 통보했고 이에 피고는 비공개 회의를 통해 A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로 의결했습니다. 대통령은 이 건의에 따라 A를 해임했습니다. 원고 A는 해임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소송에 활용하기 위해 해당 회의록의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피고는 정보공개법 및 관련 법규를 근거로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원고는 이 비공개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피고의 거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A는 2015년 9월 1일 B기관 이사로 임명되었으나, 2017년 10월 17일부터 11월 9일까지 감사원이 실시한 업무추진비 사용실태 특정감사에서 약 2,398만원의 업무추진비 중 327만원을 사적 용도로 집행하고 1,381만원은 사적 사용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시간·장소에 집행했음에도 직무 관련성을 소명하지 못했다는 감사 결과를 통보받았습니다. 이에 감사원은 2017년 11월 24일 피고인 방송통신위원회에 A 이사에 대한 해임 건의 또는 연임 추천 배제 등 적절한 인사조치를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피고는 2017년 12월 27일 비공개 회의를 개최하여 원고 A에 대한 해임 건의를 의결했고, 대통령은 이 건의에 따라 2017년 12월 29일 원고 A를 B기관 이사직에서 해임했습니다. 원고 A는 이 해임 처분을 다투는 소송의 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2018년 8월 30일 피고에게 2017년 12월 27일자 'B기관 이사 해임 건의에 관한 심의(회의)록'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2018년 9월 12일 해당 회의록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5호 등에 따라 비공개 대상 정보라며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방송통신위원회가 B기관 이사 해임 건의에 관한 회의록 공개를 거부한 처분이 합법적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해당 회의록이 '인사관리'와 '의사결정 과정에 있는 사항'에 해당하여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을 현저히 저해할 수 있는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원고 A에게 한 정보공개 거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정보공개 거부 사유로 든 방송통신위원회법 및 규칙 조항은 정보공개법에서 정하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부적절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주요 쟁점인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비공개 사유, 즉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회의록에 위원들 개개인의 찬반 의견, 구체적인 발언 내용 등이 상세히 담겨 있으며, 이를 공개할 경우 찬성 의견을 낸 위원들이 개인적인 비난을 받을 수 있고, 발언의 본의가 정치적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인사업무를 포함한 각종 업무에 대한 위원들 간의 자유로운 토론과 의사결정을 위축시키고, 언론의 자유 실현이라는 위원회의 역할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위원회의 위원 수가 5인에 불과하고 신원이 공개되어 있어 발언 내용만으로도 발언자를 추정할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발언자를 익명으로 처리하더라도 문제가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원고의 알 권리 및 재판청구권 보장의 이익보다는 피고의 업무수행 독립성, 공정성, 합리성 보호 및 언론자유 실현이라는 공익이 더 크다고 비교형량하여, 일부 부적절한 처분 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정보공개 거부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습니다.
공공기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할 때는 해당 정보가 어떤 법령에 따라 비공개될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인사관리나 의사결정과정에 관련된 정보는 업무의 공정한 수행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공기관의 내부 규칙이나 지침만으로는 정보공개법상 정보공개 거부의 적법한 근거가 되기 어렵지만, 만약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다른 비공개 사유에 해당한다면 정보공개가 거부될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 청구가 거부된 경우, 그 이유를 면밀히 살펴보고 공익과 개인의 알 권리 중 어느 쪽의 이익이 더 큰지 비교형량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안과 같이 회의록 내용이 위원들 개개인의 민감한 의견과 발언을 포함하고 있어 공개 시 개인 비난, 정치적 왜곡, 의사결정 위축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경우, 기관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업무 수행 보호가 우선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