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금 · 증권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인 원고가 피고들과 주식회사 E(피투자회사)에 대한 신주 인수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 계약에서 피고들은 E의 주요 주주이자 임원으로서,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현황 고지, 사전 서면 동의, 투자금 사용 용도 제한 등의 의무를 부담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들은 특수관계인인 주식회사 F와의 기존 차입금 계약 사실을 원고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고, 투자금을 납입받은 후 원고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F에게 3억 1천만 원을 변제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원고는 이를 계약 위반으로 보아 피고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며 주식매매대금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이 투자계약상 진술·보증 의무, 사전 서면 동의 의무, 투자금 사용 용도 제한 의무를 모두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고들이 제시한 '회사에 유리한 무이자 차입 계약'이라는 주장, '주주평등의 원칙 위반' 주장, '기타운용비용으로 차입금 변제 가능' 주장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피고들이 연대하여 원고에게 주식매매대금 860,783,375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인 B 주식회사는 A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으로서, 2023년 2월 13일 주식회사 E에 투자하기 위해 상환전환우선주 128,410주를 799,994,300원에 인수하는 신주(우선주) 인수계약(이하 '이 사건 투자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피고들 C과 D은 E의 주요 주주이자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서 이 투자계약에 참여했습니다. 계약 체결 전 E는 피고들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F로부터 3억 원 한도에서 무이자로 자금을 차입하는 금전차입계약을 맺었으며, 2023년 2월 20일 이 투자금 중 3억 1천만 원을 F에 변제했습니다. 원고는 피고들이 이 사건 차입계약 및 변제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투자금 용도를 무단으로 변경하여 특수관계인에게 지급했으며, 이에 대한 사전 서면 동의도 받지 않아 투자계약의 여러 조항(진술·보증 의무, 사전 서면 동의 의무, 투자금 사용 용도 제한 의무)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투자계약 조항에 근거하여 피고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며 투자금 및 연 복리 6% 이자를 가산한 주식매매대금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들이 신기술사업투자조합과의 투자계약에서 특수관계인과의 차입금 계약 사실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 '진술·보증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들이 투자금을 납입받은 후 투자자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특수관계인에게 기존 차입금을 변제하는 데 사용함으로써 '사전 서면 동의 의무' 및 '투자금 사용 용도 제한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들의 이러한 행위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사유에 해당하는지, 또는 주주평등의 원칙, 신의칙 위반, 권리 남용에 해당하여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부당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고들이 연대하여 원고에게 860,783,375원 및 이에 대하여 2024년 5월 19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판결은 가집행할 수 있으며,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이 투자계약상 주요 의무를 위반했음을 명확히 인정하여, 투자자가 약정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는 투자계약 체결 시 고지 의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제한, 투자금 용도 제한 등의 조항이 단순한 형식적 문구가 아니라 실제 투자자의 권리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피고들의 항변은 투자계약의 문언적 의미와 투자 조항의 취지에 반한다고 판단되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투자계약의 해석과 채무불이행에 따른 책임에 관한 내용입니다.
1. 계약의 해석 원칙 (대법원 2020다262193 판결 등 참조) 처분문서(계약서)는 원칙적으로 기재된 문언 내용에 따라 해석해야 합니다. 하지만 당사자 간 이견이 있을 때는 문언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기타운용비용 등'이라는 투자금 사용 용도 조항이 단순히 넓은 의미의 비용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열거된 다른 항목(기계장치 구입, 원재료비 등)에 준하여 사업 활동에 필요한 비용으로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투자금의 유용을 막고 투자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약의 취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2. 진술·보증 의무 위반 투자계약에는 피투자회사의 현황과 관련된 특정 사실을 진술하고 보증하는 조항이 포함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들은 특수관계인인 F와의 차입계약 사실을 원고에게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고, '주주 가수금'이라는 포괄적인 표현만으로 투자자가 구체적인 관계를 알기 어려웠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투자자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정확한 투자 판단을 위해 이러한 정보가 필수적이므로, 이를 고의로 누락하거나 불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은 계약상 진술·보증 의무 위반이 됩니다.
3. 사전 서면 동의 의무 위반 투자계약은 피투자회사와 이해관계인 및 그의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 시 투자자의 사전 서면 동의를 요구하는 조항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이해관계 충돌의 우려나 투자금 유출 위험을 방지하고 투자자가 사전 검토 및 통제 기회를 갖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피고들은 F에 대한 차입금 변제가 회사에 불리하지 않은 거래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해당 조항의 취지가 '이해관계 충돌의 염려가 있거나 투자금이 특수관계인에게 유출될 위험'에 대한 통제이므로, 불리하지 않더라도 사전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의무 위반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차입금 '변제' 행위 자체도 투자금의 유출을 방지하려는 규정의 취지에 부합하므로 '거래'에 해당한다고 해석했습니다.
4. 주주평등의 원칙 (상법과 투자계약의 차이) 피고들은 투자계약의 사전 서면 동의 의무 조항이 일부 주주에게 특별한 권리를 부여하여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주주평등의 원칙은 '주주와 회사'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 것이며, '주주와 다른 주주(또는 이사 개인)' 사이의 계약에는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투자계약은 회사와 주주 간의 계약이 아니라, 회사와 투자자 그리고 회사의 주요 주주(이해관계인)들 간의 약정이므로 주주평등의 원칙이 직접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는 상법 제398조(이사와 회사 간 거래의 이사회 승인)의 취지와도 다르게, 투자계약은 투자자의 정보 파악 및 투자금 보호를 위한 절차적 규정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5. 신의칙 위반 및 권리남용 주장 (민법 제2조) 피고들은 원고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투자 목적 달성이 불가능할 정도가 아니고 피고들에게 과도한 의무를 지우므로 신의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들의 의무 위반 정도가 경미하지 않고(전체 투자금의 약 38% 유용), 이로 인해 투자 목적 달성이 현저히 곤란해진 사정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권리남용은 주관적으로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목적이 있고 객관적으로 사회질서에 위반될 때 인정되는데,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계약상 권리 행사가 신의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유사한 투자 상황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첫째, 투자계약서 작성 시 진술·보증 조항,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제한 조항, 투자금 사용 용도 제한 조항 등을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명시해야 합니다. 특히 '기타운용비용 등'과 같은 포괄적인 표현은 명확한 용도 제한이 필요한 경우 오히려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으므로, 어떤 항목들이 이에 포함되는지 상세히 기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투자 전 피투자회사의 재무 상태, 주요 주주 및 특수관계인 현황, 기존 차입금 내역 등에 대한 철저한 실사가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주주 가수금' 등의 포괄적인 정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구체적인 계약서, 등기부등본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투자금 납입 후에도 투자금 사용 내역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를 의무화하고, 중요 변경 사항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전 서면 동의를 받도록 계약서에 명시해야 합니다. 실제 자금이 약정된 용도대로 사용되는지 철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계약 위반 시 투자금 회수를 위한 조기상환청구권, 주식매수청구권 등의 구제 조항을 명확히 설정하고, 그 행사 사유를 구체적으로 열거해야 합니다. 법원은 계약서의 문언을 매우 중요하게 해석하므로, 모호한 표현보다는 명확한 사유와 절차를 규정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다섯째, 계약 위반 사실을 인지했다면 즉시 증거를 확보하고, 계약서에 명시된 절차에 따라 권리 행사를 통지해야 합니다. 통지 시기 및 방법이 법적 효력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