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상가 재건축 조합원의 부당 제명 무효 확인 판결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이었던 원고가 조합의 정기총회에서 제명 결의된 사건입니다. 원고는 제명 결의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무효 확인을 구했습니다. 법원은 조합이 원고에게 소명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여 절차적 하자는 없다고 판단했으나, 제명 사유로 제시된 원고의 행위들이 조합 정관이 정하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의무불이행으로 막대한 손해를 초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제명 결의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서울 강남구 'B아파트 중심상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이었으나 제명 결의된 사람.
• 피고 B아파트중심상가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서울 강남구 C 외 2필지에 'D상가'를 신축하는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설립된 재건축정비사업조합.

분쟁 상황

피고 조합은 서울 강남구에 'B아파트 중심상가'를 철거하고 'D상가'를 신축하는 재건축정비사업을 진행하던 중, 조합원인 원고가 사업을 방해하고 집행부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제명 결의를 했습니다. 원고는 제명 결의의 무효를 주장하며 법적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 제명 결의가 법적으로 유효한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1. 제명 결의가 조합 정관에 따른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소명 기회 부여 등).
2. 제명 사유로 제시된 원고의 행위들이 조합원 제명을 정당화할 만큼 중대한 실체적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3. 조합원의 제명으로 인한 조합설립변경인가 처분이 있었음에도 원고가 직접 제명 결의의 무효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가 2023년 4월 26일 정기총회에서 원고에 대하여 한 조합원 제명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먼저, 조합원의 제명에 따른 조합설립변경인가는 '경미한 사항의 변경'에 해당하여 행정청의 신고 수리 의미에 불과하며, 원고는 제명 결의 자체의 효력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아 본안 심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절차적 하자에 대해서는 피고가 원고에게 제명 사유를 명시한 내용증명을 보내 소명을 요청하고, 원고의 소명 자료를 총회 책자에 수록하여 조합원들에게 배포하는 등 정관에서 정한 소명 기회를 충분히 부여했다고 보아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실체적 하자에 대해서는,

1. 원고가 조합 집행부의 상가 분양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과장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조합원의 정당한 문제 제기 및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비판은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 한다며 사업 방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2. 원고가 인접 아파트 소유자로서 신축 상가의 조망권 및 일조권 침해 관련 민원을 제기한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이며, 준공 승인 반대 목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해의 직접적 원인을 원고에게만 돌리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3. 원고가 약 50여 차례 정보공개청구를 한 것에 대해서는 도시정비법상 조합원의 열람·등사 청구권에 근거한 것이며, 조합의 사무 및 재산 상태를 확인하고 업무 집행의 불공정 여부를 감시할 권리 행사의 일환이므로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피고가 주장하는 제명 사유들이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의무불이행을 하여 피고에 대하여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다'는 정관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아, 제명 결의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제35조 제5항 및 동법 시행령 제31조 제7호: 조합설립인가 사항 변경에 관한 규정입니다. 조합원이 제명 등으로 현금청산 대상자가 되어 조합원이 변경되는 경우는 '경미한 사항의 변경'으로 보아 시장·군수 등에게 신고하는 것으로 충분하며, 행정청의 인가는 신고 수리 의미의 보충행위로 해석됩니다. 이는 조합원 제명 결의의 효력을 다툴 법률상 이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2. 도시정비법 제124조 제1항, 제4항: 조합원에게 정비사업 시행에 관한 서류와 관련 자료에 대한 열람·등사 청구권을 규정합니다. 이는 조합원이 조합의 사무 및 재산 상태를 확인하고 업무 집행의 공정성을 감시할 정당한 권리로서, 다소 과다한 정보공개청구도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3. 확인의 소의 권리보호요건: 확정 판결을 구하는 소송(확인의 소)에서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확인의 이익'이 인정됩니다.
4. 단체의 구성원에 대한 제명 처분: 조합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지위를 박탈하는 제명은 조합의 이익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 최종적인 수단으로서만 인정되어야 합니다. 해당 조합원의 행위가 단체의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하거나 제명이 불가피할 정도로 단체 구성원의 공동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며, 제명 사유의 증명 책임은 제명 결의의 유효를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조합원의 권리 행사: 조합원은 조합의 사업 진행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집행기관의 투명성을 감시하며, 정보 공개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권리 행사는 다소 과격하거나 빈번하더라도, 명백하게 조합의 목적 달성을 방해하거나 공동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한 정당하게 인정됩니다.
2. 제명 사유의 엄격한 해석: 단체에서 구성원을 제명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매우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제명 사유는 조합 정관에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하며, 해당 조합원의 행위가 조합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의무불이행'과 같이 중대하고 명확해야 합니다. 제명 결의의 유효를 주장하는 측(조합)이 제명 사유의 존재를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3. 절차적 정당성 확보: 조합원을 제명할 때는 정관에 규정된 소명 기회 부여 등 적법한 절차를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제명 대상자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와 자료 제출 기회를 제공하고, 총회에 소명 내용을 충분히 알리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4. 다중적 지위의 권리 행사: 조합원이면서 동시에 인접 아파트 소유자 등 다른 지위도 가지고 있다면, 그 다른 지위에서 행사하는 정당한 권리(예: 조망권 및 일조권 침해 민원)는 조합에 대한 방해 행위로 쉽게 해석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