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
피고인 A는 100억 원 이상의 예금이 있다고 거짓말하며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고, 피해자의 변호사 선임비를 대납할 것처럼 속여 신용카드를 받아 사용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피해자를 기망했습니다. 원심은 사기와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 혐의 모두 유죄로 판단했으나, 항소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신용카드 사용 권한을 받은 것으로 보아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사기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의 반성 및 합의 노력과 양형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원심보다 감경된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는 피해자에게 100억 원 이상의 예금이 있으니 예치된 돈을 찾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며 일주일 안에 갚겠다고 속여 39,400,000원을 빌렸습니다. 또한, 춘천교도소에 수용 중인 피해자에게 변호사 선임비를 자신이 부담할 것처럼 속이는 편지를 보내 피해자의 신용카드를 건네받아 29,997,718원 상당을 사용했습니다. 이 돈들을 갚지 않자 피해자는 피고인을 고소했고, 피고인은 원심의 사기죄 유죄 판단과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 유죄 판단, 그리고 형량에 불복하여 항소했습니다.
피고인이 100억 원 이상의 예금이 있다고 속여 돈을 빌린 행위와 피해자의 변호사 선임비를 대신 내줄 것처럼 속여 신용카드를 사용한 행위에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피해자로부터 신용카드 사용 권한을 얻은 경우 신용카드 부정사용으로 인한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와 원심의 형량이 적절한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판시 제1죄(사기)에 대하여 징역 4개월, 판시 제2죄(사기)에 대하여 징역 3개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공소사실 중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의 점은 무죄로 선고한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사기죄 두 가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특히 사기죄에서 피해 금액을 일부 반환했더라도 편취하려는 고의가 있었다면 전체 금액이 편취액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그러나 신용카드 부정사용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카드 사용 권한을 주었기 때문에 신용카드 자체를 불법적으로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양형에 있어서는 피고인의 사기 전력이 많고 재범 가능성이 높지만,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하여 원심보다 낮은 형량에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줄 때에는 상대방의 상환 능력과 갚겠다는 의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말만 믿는 것이 아니라, 재산 증명이나 소득 증명 등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신용카드를 타인에게 빌려주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설령 사용 목적을 정해주었더라도 카드 대금이 제때 결제되지 않으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가족이나 친한 사이라도 신용카드 대여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기죄는 돈을 빌릴 당시부터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을 때 성립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일부 금액을 갚았다고 해도, 처음부터 속일 의도가 있었다면 전체 금액이 사기 피해액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 부정사용죄는 주로 카드 소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카드를 사용했을 때 성립합니다. 만약 기망 행위를 통해 카드를 건네받아 사용하더라도, 카드 소유자가 사용을 허락했다면 카드회사나 가맹점에 대한 부정사용죄는 성립하지 않고 기망 행위에 대한 사기죄만 성립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