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의 논문 표절 및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및 저작물 폐기 판결

대학교수가 박사학위 논문과 서적을 작성하며 다른 대학교수의 기존 논문을 광범위하게 표절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의 논문 및 서적이 원고의 저작재산권(복제권, 배포권)과 저작인격권(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에게 표절 부분의 삭제 없는 출판, 판매, 배포 금지, 보관 중인 표절물의 폐기, 명예회복을 위한 해명서 통지 및 게재, 그리고 원고에게 1,000만 원의 손해배상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L: G대학교 명예교수로, 저작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사람입니다.
• 피고 D: K대학교 교수로, 박사학위 논문과 서적을 출간하였으며, 원고의 논문을 표절하여 저작권 침해 판정을 받은 사람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L은 G대학교 명예교수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저작권자입니다. 피고 D는 K대학교 교수로, 2017년 박사학위 논문인 「H」, 2018년 학회 논문인 「I」,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2018년 서적 「J」를 출간했습니다. 2020년 2월 11일경, 원고는 한국중앙학연구원에 피고의 박사학위 논문이 원고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연구윤리 위반 제보를 했습니다. 한국중앙학연구원은 예비조사 및 본조사를 거쳐 2020년 10월 20일 피고 논문의 연구윤리 위반을 최종 판정했습니다. 이후 2020년 12월 14일, 한국중앙학연구원 대학원위원회는 피고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한 열람 접근 금지 및 온라인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논문 및 서적이 자신의 저작물을 표절하여 저작재산권(복제권, 배포권, 2차적저작물작성권)과 저작인격권(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저작물 인쇄 및 배포 등 침해 정지, 침해물 폐기, 명예회복을 위한 해명서 게재 및 통지, 그리고 정신적 손해배상으로 3,0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원고 논문의 창작성 부족, 피고 논문과의 실질적 유사성 부인, 그리고 일부 인용은 저작권법상 허용되는 정당한 인용이라는 취지로 반박하며 원고의 주장을 기각해달라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원고 논문의 창작성 인정 여부, 피고 논문과 서적이 원고 논문에 의거하여 작성되었고 실질적으로 유사한지 여부, 저작권법상 공표된 저작물 인용의 범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가 원고의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을 침해했는지 여부, 그리고 저작권 침해에 대한 침해 정지, 폐기, 명예회복 조치, 손해배상 청구가 타당한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에게 다음과 같이 명령했습니다.

1. 피고 논문 및 서적 중 특정 표절 부분을 삭제하지 않고는 인쇄, 제본, 출판, 판매, 배포할 수 없습니다.
2. 피고의 자택, 사무실, 창고에 보관 중인 피고 논문 및 서적의 특정 표절 부분을 폐기해야 합니다.
3. 피고는 판결 확정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특정 해명서를 지정된 도서관 및 단체에 통지하고, 학회 학술지에 게재해야 합니다.
4. 피고는 원고에게 1,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21년 8월 24일부터 2024년 5월 24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을 지급해야 합니다.
5.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6. 소송비용은 원고가 20%, 피고가 80%를 부담합니다.
7. 제1, 2, 4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가 원고의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을 침해했음을 인정하여, 표절 부분의 삭제 및 출판·배포 금지, 보관물 폐기, 명예회복을 위한 해명서 게재 및 통지, 그리고 1,000만 원의 손해배상금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이는 학술 연구에서의 저작권 및 연구 윤리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저작물의 정의)​: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합니다. 법원은 원고 논문이 역사적 사실을 원고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고 견해를 덧붙인 글이며, 특히 외국 문헌을 번역한 부분은 원고의 창의와 정신적 노력이 깃든 번역저작물로서 창작성을 갖춘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 저작권법 제28조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 비평, 교육, 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의 주장을 명시적으로 밝히며 비판한 일부 부분에 대해서는 이 조항을 적용하여 저작재산권 침해를 제한했습니다.
3. 저작권법 제123조 제1항, 제2항 (침해 정지 및 손해배상 담보)​: 저작권 침해 시 그 정지를 청구할 수 있고, 침해행위에 의해 만들어진 물건의 폐기 등 필요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의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을 침해했으므로, 표절 부분 삭제 없는 출판 금지 및 보관 중인 표절물 폐기를 명령했습니다.
4. 저작권법 제127조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 정신적 손해배상)​: 고의 또는 과실로 저작인격권을 침해한 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저작인격권 침해로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인정하여 명예회복을 위한 해명서 통지 및 게재와 함께 정신적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5. 저작재산권 침해 (복제권, 배포권)​: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이나 배포권 침해가 성립하려면 기존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고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 논문들을 참고문헌으로 기재했고, 문장 순서나 표현을 바꿔 유사성을 유지했으며, 한국중앙학연구원의 연구윤리 위반 판정 등을 종합하여 의거관계와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했습니다.
6. 저작인격권 침해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 저작물을 공표할 때 저작자의 성명을 표시할 권리(성명표시권)와 저작물의 내용, 형식, 제호가 변경되지 않도록 할 권리(동일성유지권)가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출처를 명시하지 않고 마치 자신의 저작물인 것처럼 기재하여 성명표시권을 침해했고, 단어 순서를 바꾸거나 타인의 주장을 원고의 주장으로 기재하는 등 동일성유지권도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학술 연구에서 타인의 저작물 인용 시에는 단순히 참고문헌에 기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며, 인용하는 부분에 대해 정확하고 명확한 출처 표기가 필수적입니다. 저작자의 독창적인 표현 방식이 유지된다면 그 내용을 재구성하더라도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2. 외국 문헌의 번역물 또한 번역자의 창의적인 노력(어휘 선택, 문장 배열 등)이 인정된다면 저작권법으로 보호받는 저작물이 됩니다.
3. 연구윤리위원회의 사전 조사 결과는 법원의 저작권 침해 판단에 중요한 참고 자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학술기관의 윤리 규정 위반은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연구 윤리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4. 타인의 주장을 인용할 때 그 주체의 귀속을 오인하게 하는 행위는 저작인격권 중 동일성유지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5. 저작물 전체에서 표절 부분이 차지하는 양적 비중이 크지 않더라도, 창작성이 인정되는 본질적인 표현 부분이라면 저작권 침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6.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명예회복을 위해 해명서 통지, 학술지 게재 등 다양한 조치가 가능하며, 이는 침해된 명예를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비공개 처리된 저작물이라도 추가적인 명예회복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