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 후 정식 계약 불이행으로 인한 매매약정 무효 확인 판결

이 사건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동산에 대한 매매 약정을 체결하고 토지거래허가까지 받았으나, 매수 예정자가 정식 매매계약 체결을 정당한 사유 없이 지연하여 매도인이 약정을 해제하고 약정금 4억 원을 위약금으로 몰취한 사안입니다. 법원은 매수 예정자가 정식 매매계약 체결을 지연한 것이 인정되고 매도인의 약정 해제가 적법하므로, 매매 약정은 무효이며 매도인의 약정금 반환 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매수 예정자는 토지거래허가 취소 신청 절차에 협력할 의무가 있고, 매수 예정자가 제기한 소유권 이전 등기 청구는 이유 없다고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토지거래허가 구역 내 부동산 소유자로서 피고와 매매 약정을 체결했던 매도인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D: 원고 A 소유의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약정하고 약정금을 지급했던 매수 예정인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와 피고 주식회사 D는 2021년 1월 13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동산에 대해 매매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피고는 약정금으로 4억 원을 원고에게 지급했고, 2021년 2월 19일 강남구청으로부터 토지거래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이후 제3자 소유의 인접 토지와 함께 계약하겠다거나 계약금 마련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정식 매매계약 체결을 계속 미뤘습니다. 원고는 피고에게 여러 차례 정식 계약 체결을 독촉했으나 피고는 이를 지연했고, 결국 원고는 2021년 5월 28일 피고의 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매매 약정을 해제하고 약정금 4억 원을 몰취하겠다고 통지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매매 약정의 무효 확인, 약정금 반환 채무 부존재 확인, 토지거래허가 취소 신청 절차 이행을 청구하는 소송(본소)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매매 약정이 유효하게 성립했으므로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달라는 소송(반소)을 제기하며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토지거래허가 구역 내 부동산에 대한 매매 약정 후 매수 예정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정식 매매계약 체결을 지연했을 때, 매도인의 약정 해제 및 약정금 몰취의 적법성 여부, 이로 인한 매매 약정의 효력 및 토지거래허가 취소 협력 의무 발생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21년 1월 13일자 부동산 매매 약정은 무효임을 확인합니다.
2.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2021년 2월 19일 강남구청장이 한 토지거래허가의 취소 신청 절차를 이행해야 합니다.
3. 원고의 피고에 대한 2021년 1월 13일자 부동산 매매 약정에 기한 약정금 4억 원의 반환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합니다.
4. 피고가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 반소는 기각합니다.
5.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결과적으로, 매도인인 원고 A는 매수 예정인 주식회사 D와의 매매 약정을 적법하게 해제하고 약정금을 위약금으로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며, 매수 예정자는 토지거래허가 취소 절차에 협력할 의무가 생겼고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률 및 법리입니다.

1. 토지거래허가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토지거래허가 구역 내의 토지 거래는 시장, 군수,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허가 없이는 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지 않습니다.
2. 계약의 성립 및 해제(민법 제563조, 제543조)​: 당사자들이 매매의 중요한 내용에 대해 합의하면 계약이 성립합니다. 일방이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때,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계약이 해제되면 소급하여 효력을 잃게 됩니다.
3. 손해배상액의 예정(민법 제398조)​: 계약을 체결할 때 미리 계약 위반 시의 손해배상액을 정해두는 것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사건의 약정금 4억 원 몰취 조항은 이러한 손해배상액의 예정, 즉 위약금 조항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계약이 해제되면 약정된 위약금을 상대방에게 청구하거나 이미 받은 금액을 몰취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부동산 거래 시 특히 토지거래허가 구역 내 부동산을 거래할 때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의해야 합니다.

1. 계약 내용의 명확화: 정식 매매계약 체결 전의 '약정'이나 '가계약'의 경우, 본 계약의 중요 내용을 어디까지 확정할 것인지 그리고 본 계약 체결 의무와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2. 토지거래허가의 의미: 토지거래허가는 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한 요건일 뿐, 허가를 받았다고 하여 곧바로 모든 매매 계약의 내용이 확정되고 이행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허가 후 정식 계약 체결 의무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3. 계약 불이행 시 조치: 상대방이 약정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내용증명 등 서면을 통해 이행을 촉구하고 불이행 시 계약 해제 및 위약금 처리에 대한 의사를 명확히 통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위약금 조항의 중요성: 약정금이나 계약금 조로 지급된 금액을 계약 불이행 시 위약금으로 몰취할 것인지, 그 조건은 무엇인지 약정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합의하고 명시해야 합니다.
5. 토지거래허가 취소 절차: 매매 약정이 무효로 되거나 해제되었을 때, 기존의 토지거래허가를 취소하는 절차에 대한 협력 의무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