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 공무방해/뇌물
피고인은 주범과 공모하여 공공기관의 물품 구매 입찰에 참여하면서, 실제로는 중국에서 저가로 제조된 물품을 마치 국내에서 직접 생산한 것처럼 속여 납품하고 대금을 편취했습니다. 또한 허위 자료를 제출하여 입찰의 공정을 방해하고, 허위 실적으로 입찰에 참여하여 납품 대금을 편취하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주범 B는 2010년 중반경 ㈜C에 입사하여 조달청 및 방위사업청 입찰 관련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중국 업체를 이용하여 저가로 제조한 물품을 마치 낙찰 업체가 직접 생산한 것처럼 속여 납품할 경우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B는 2013년 중반경부터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하며 입찰에 참여할 업체를 섭외했습니다. B의 범행 계획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째, 중소기업중앙회가 발급하는 직접생산증명이 없는 업체에게 허위의 공장, 시설, 인력 등을 이용해 증명을 갖추게 합니다. 둘째, 업체들로 하여금 자신이 제공한 투찰 가격으로 하나의 입찰에 동시에 투찰하게 하여 낙찰 확률을 높입니다. 셋째, 낙찰 시 중국 업체를 통해 저가의 비용으로 입찰 대상 물품을 제조합니다. 넷째, 낙찰 업체가 직접 생산한 것처럼 수요기관을 속여 납품하고 물품대금을 받은 후, 낙찰 금액의 5~15%를 낙찰 업체에 주고 나머지는 B가 가집니다. B는 위 계획에 따라 2014년 중반경 경남 창원시 진해구 소재 M을 운영하던 피고인 A에게도 이 계획을 제안하여 수락받음으로써 범행을 공모했습니다. 피고인 A는 B와 공모하여 2014년 5월 5일부터 2016년 5월 10일까지 총 55건의 입찰에 참여하면서 B로부터 제공받은 투찰 가격으로 투찰하여 위계로 입찰의 공정을 방해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2014년 8월 13일부터 2016년 2월 5일까지 총 9곳의 피해기관으로부터 합계 740,341,410원의 납품대금을 편취했습니다. 예를 들어, 피해기관 R의 'S' 입찰에서 33,320,000원에 낙찰된 후 B가 중국 업체에서 제조한 형광조끼를 M이 직접 생산한 것처럼 납품하여 대금을 받았습니다. 나아가 피고인은 2016년 5월 4일경 B와 공모하여 허위 납품 실적을 제출하며 1,603,700,000원 상당의 'U' 입찰에 참여하여 1순위 업체로 선정되었으나, 2016년 5월 17일경 조달청의 적격심사에서 허위 실적임이 적발되어 부적격 판정을 받아 사기미수에 그쳤습니다. 피고인은 일부 사기 혐의에 대해 직접생산확인증명서를 직접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기망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인이 중소기업청에 직접생산확인 품목으로 전자 등록되게 함으로써 피해기관을 기망한 것으로 보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공공기관 경쟁 입찰에서 '직접생산'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서도 허위 증명 또는 전자 등록을 통해 기관을 기망하여 납품 대금을 편취한 행위가 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 B가 제공한 투찰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하여 입찰의 공정을 해한 행위가 입찰방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허위 납품 실적을 제출하여 입찰 1순위 업체로 선정되었으나 적발되어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은 행위가 사기미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피고인이 직접생산확인증명서를 별도로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중소기업청에 직접생산확인 품목으로 전자 등록되게 한 것이 피해기관을 기망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심리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8개월에 처하고 이 형의 집행을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공공 조달사업의 거래 질서를 훼손하고 중소기업 보호 육성 등 공공 이익을 위한 국가 재정이 중국 제조업체 또는 피고인 등의 사적 이익으로 유출되게 한 범죄로서, 그 경위, 수법, 횟수, 법률상 편취 금액(약 7억 4천만원)에 비추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주범 B가 범행을 기획하고 주도했으며 피고인은 제의에 따라 가담한 점, 피고인이 실제로 취득한 이익이 법률상 편취액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점, 납품된 제품에 하자가 발견되지 않았고 시가보다 현저히 높은 가격으로 공급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동종 또는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이 사건 관련 행정청으로부터 실질적 편취액을 훨씬 넘어가는 불이익 처분을 받은 점 등 유리한 정상들을 참작하여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또한 관련 공범 등에 대한 처벌과의 형평성, 피고인의 연령, 성행, 경력, 가정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 조건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그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공공기관의 물품 구매 입찰에서는 '직접생산' 요건이 중요하며, 이를 위반하여 허위로 입찰에 참여하거나 납품하는 행위는 사기죄, 입찰방해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직접생산확인증명서의 허위 제출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청 등에 허위로 직접생산품목을 전자 등록하는 행위 또한 피해기관을 기망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경쟁 입찰에서 다른 업체와 공모하여 투찰 가격을 조작하거나 담합하는 행위는 입찰방해죄에 해당합니다. 입찰 참여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허위 자료를 제출하여 입찰에 참여하는 경우,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사기미수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국가 또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이러한 범죄는 공공 조달 질서를 훼손하고 국가 재정을 낭비하게 하는 중대한 범죄로 간주되어 엄중하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주범이 아니더라도 범행에 가담한 경우 그 가담 정도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주범이 범행을 기획하고 주도했으며 실제 취득한 이익이 적은 점 등은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범행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양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