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 기타 형사사건
피고인 A과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B는 3년 넘게 약 27억 원 상당의 고춧가루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여 판매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에서 피고인 A은 징역 2년, 피고인 B 법인은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피고인 A은 형량이 무겁다고, 검사는 형량이 가볍고 몰수 결정이 누락되었다고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피고인 A은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B를 운영하며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약 27억 원 상당의 고춧가루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여 판매했습니다. 이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식품위생법, 식품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범행입니다. 1심 재판부는 이러한 범행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피고인 A에게 징역 2년, 피고인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B에게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이에 피고인 A은 자신의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고, 검사는 피고인들의 형량이 너무 가볍고 범행에 사용될 예정이던 스티커(증 제4호)가 몰수되어야 함에도 원심에서 판단이 누락되었다며 항소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 A에게 선고된 징역 2년의 형량이 너무 무거운지, 검사가 주장하는 압수된 스티커가 몰수 대상이 되는 '범죄행위에 제공하려고 한 물건'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피고인들에게 선고된 형량(피고인 A 징역 2년, 피고인 B 법인 벌금 3,000만원)이 너무 가벼운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A의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주장과 검사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주장 및 압수된 스티커를 몰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에서 선고된 형량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으며, 압수된 스티커가 '범죄행위에 제공하려고 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인과 검사 양측의 항소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1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48조 제1항 (몰수): 이 조항은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을 몰수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본 판례는 '제공하려고 한 물건'의 의미를 '범죄행위에 사용하려고 준비하였으나 실제 사용하지 못한 물건'으로 엄격하게 해석했습니다. 압수된 스티커가 현재 진행된 범죄(고춧가루 원산지 허위 표시)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사용되거나 사용될 예정이었던 것이 아니라, 장차 판매될 다른 고춧가루 포장에 부착하려고 한 것이었으므로, 현재의 범죄행위에 제공하려고 한 물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몰수는 유죄로 인정되는 '당해 범죄행위'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물건에 한하여 적용된다는 법리를 재확인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항소기각): 항소법원은 항소이유가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판결로써 항소를 기각해야 합니다. 이 조항에 따라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 주장이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하여 원심의 판결을 유지하고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양형의 합리적인 범위: 대법원 판례(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에 따르면, 1심과 비교하여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 1심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본 사건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새로운 양형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고, 1심이 피고인들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한 여러 사정(예: 27억 원 상당의 거짓 표시, 장기간 범행, 유통질서 훼손, 소비자 신뢰 침해, 범행 인정 및 반성, 전과 없음)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량을 정했으므로, 1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농수산물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는 행위는 소비자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유통 질서를 어지럽히는 중대한 범죄로 간주됩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대규모로 이루어진 허위 표시 행위(이 사건의 경우 3년 이상, 약 27억 원 상당)는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형사 처벌 전력이 없고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범행의 규모나 피해액이 클 경우에는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범죄행위에 제공하려고 한 물건'으로 인정되어 몰수되기 위해서는 해당 물건이 유죄로 인정되는 '당해 범죄행위'에 사용하려고 준비되었으나 실제 사용하지 못한 물건이어야 하며, 단순히 장차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고 한 물건은 해당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몰수 대상에 대한 판단은 신중하게 이루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