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 최저 임금 및 수당 미지급 문제 해결 판결

택시 회사와 택시 운전기사들 간에 미지급 최저 임금, 야간근로수당, 퇴직금을 두고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회사가 노조와 합의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 최저임금법을 회피하려는 탈법행위인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은 2020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무효라고 판단하고, 그 외의 단축 합의는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인 택시 운전기사들에게 최저 임금 미지급액과 이를 바탕으로 재산정된 야간근로수당 및 퇴직금 미지급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A, B, C, D): E 주식회사 소속 택시 운전기사들로, 회사로부터 미지급된 임금과 수당을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E 주식회사): 택시 운송사업을 운영하는 회사로, 원고들의 사용자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회사 소속 택시 운전기사들은 '정액사납금제'로 임금을 받아왔습니다. 이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사납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나머지는 기사 수입으로 하며, 회사로부터는 고정급을 받는 방식입니다. 2007년 최저임금법이 개정되면서 택시 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이 제외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회사는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고정급을 늘리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줄여 시간당 고정급이 최저임금 기준을 충족하도록 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이에 따라 회사와 노동조합은 여러 차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원고들은 이러한 합의가 실제 근로 형태 변화 없이 최저임금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무효인 합의라고 주장하며 미지급된 임금과 수당을 청구했습니다. 서울특별시의 택시 요금 정책, 연료비 변동, 앱택시 활성화 등 외부 환경 변화도 노사 간 합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택시 운전기사들의 근무시간에 대한 회사와 노동조합 간의 합의가 법적으로 유효한지, 그리고 이 합의가 유효하다면 최저임금, 야간근로수당, 퇴직금은 어떻게 계산되어야 하는지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 산정에서 제외하는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시행 이후,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합의가 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무효인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 간에 체결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에 대해 시기별로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유효성: 2015년 임금협정, 2016년 단체협약, 2017년 임금협정, 2019년 임금협정, 2019. 12. 단체협약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당시 회사의 경영 환경과 운전기사들의 근무 환경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거나, 합의 당시 기준으로 최저임금에 미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2020년 임금협정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무효성: 2020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보아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0년 5월 1일부터는 종전의 2019. 12.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1일 5시간 30분, 1주 33시간)이 적용됩니다.
• 최저임금 미지급액: 위와 같이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했을 때, 원고 A과 B에게 최저임금 미지급액이 발생했으므로 이를 피고가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C은 미지급액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액: 최저임금 미지급액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결과, 원고 A, B, C에게 미지급된 야간근로수당이 발생했으므로 이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 퇴직금 미지급액: 원고 B과 C의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는 유효하다고 인정했지만,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고,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가입 전의 근무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 미지급액에 대해서는 원고 B, C, D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 피고의 신의칙 주장 배척: 피고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함을 전제로 임금 등이 결정되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가 신의칙에 반한다는 주장에 대해, 법원은 최저임금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고,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

피고 E 주식회사는 원고들에게 미지급된 최저 임금, 야간근로수당, 퇴직금의 합계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23년 2월 8일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을 지급해야 합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택시운전근로자 최저임금 산정 특례조항)​: 일반택시 운전업무 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은 제외됩니다. 이는 택시 운전근로자의 임금 안정화를 위한 사회정책적 배려의 강행규정으로, 이 규정의 잠탈을 목적으로 한 합의는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및 제50조 제1항, 제2항 (소정근로시간)​: 휴게시간을 제외한 근로시간은 1주 40시간, 1일 8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노사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봅니다. 노사 간의 자율적 합의를 원칙적으로 존중하지만, 강행법규를 잠탈하려는 의도가 있는 경우 그 효력을 부정할 수 있습니다.
•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 부분은 무효이며,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 근로기준법 제56조 (야간근로수당)​: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해야 합니다.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제20조 제1항, 제3항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사용자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에게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부담금으로 납입해야 합니다. 부담금 미달 시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직접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단체협약의 효력)​: 단체협약의 규범적 부분은 근로계약 관계를 직접 규율합니다. 무효로 판단된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 종전 유효했던 단체협약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무효인 협약 체결 이후에 입사한 근로자에게는 무효로 선언된 협약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 신의성실의 원칙 (신의칙)​: 법률관계 당사자는 신의에 따라 성실히 권리를 행사하고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등 강행규정 위반의 무효 주장을 신의칙으로 배척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만을 이유로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 주장을 제한하는 것은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 임금체불에 대한 지연이자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됩니다.

참고 사항

택시 운전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 산정 시 초과운송수입금과 같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은 제외됩니다. 따라서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 최저임금 수준 이상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 회사가 노조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합의했더라도,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 변화 없이 단순히 최저임금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면 해당 합의는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합리적인 이유 없이 단기간에 반복적으로 근로시간을 변경하는 경우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았다면, 그 미달액은 야간근로수당, 퇴직금 등 다른 수당과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 및 평균임금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이 역시 재산정하여 청구할 수 있습니다.
•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 가입된 근로자는 회사가 납입해야 할 부담금이 부족할 경우, 일반 퇴직금 청구가 아닌 부족한 부담금액에 대한 직접 청구를 고려해야 합니다.
• 퇴직금 중간정산은 근로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경우 유효하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중간정산이 이루어진 시점부터는 계속근로연수가 새로 시작되므로, 향후 퇴직금 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 임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므로, 미지급 임금이나 수당은 발생일로부터 3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