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추심원 용역 계약으로 일했지만 퇴직금을 인정받은 사건

채권추심 업무를 수행하던 원고 A가 피고 B 주식회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무했다고 인정되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판단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가 원고 A에게 퇴직금 10,043,04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B 주식회사의 채권추심 업무를 수행한 사람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제 근로자로 인정받아 퇴직금을 청구했습니다.
• 피고 B 주식회사: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 업무를 하는 회사로, 원고 A가 근로자가 아닌 독립적인 사업자라고 주장하며 퇴직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09년 9월 1일부터 2016년 12월 30일까지 피고 B 주식회사와 채권추심업무용역계약을 맺고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원고는 자신이 실질적으로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였으므로 퇴직금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원고가 채권추심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한 독립적인 사업자일 뿐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퇴직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 A가 피고 B 주식회사와 체결한 용역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이에 따른 퇴직금 지급 의무가 피고에게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는 원고 A에게 퇴직금 10,043,040원과 이에 대하여 2017년 1월 14일부터 2020년 7월 14일까지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A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 판결은 가집행할 수 있다고 명시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근무 형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원고 A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고, 피고 B 주식회사에게 퇴직금 및 지연손해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성 판단 기준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지급 의무에 대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판단 기준 (대법원 2010다99396 판결 등 참조)​

• 계약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관계를 중시: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의 형식보다,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합니다.
• 종속적 관계 판단 요소: 법원은 아래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 지휘·감독: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여부.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업무 지침을 따르게 하고 교육과 지시를 했으며, 출퇴근 관리와 실적 부진 시 독려를 했습니다.
  • 근무 시간 및 장소: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원고는 피고가 지정한 지점에서 정해진 출퇴근 시간(08:30~19:00)을 따랐고, 외근 시 보고/허가를 받았습니다.
  • 독립적인 사업 영위 여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여부. 피고는 원고에게 근무 장소, 책상, 컴퓨터 등 사무집기를 제공했고, 원고는 제3자에게 업무 대행을 금지당했습니다.
  • 보수의 성격: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원고는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받았지만, 위와 같은 종속적 사정을 고려할 때 이것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계속성 및 전속성: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원고는 7년 이상 피고의 채권추심 업무를 전속적으로 수행했습니다.

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지급 의무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는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퇴직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을 설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같은 법 제8조 제1항은 계속 근로 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원고가 근로자로 인정되고 1년 이상 피고에게 계속하여 근로하다 퇴직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했습니다.
• 또한, 법원은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2020년 7월 14일)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이율을, 그 다음 날부터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이율을 적용하여 지연손해금을 계산했습니다.

참고 사항

만약 본인이 사업자와의 계약을 통해 일하고 있지만 실제 근무 형태가 일반적인 근로자와 유사하다고 생각된다면, 다음 사항들을 확인하여 본인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이 중요: 고용계약이 아닌 용역계약, 도급계약 등의 형식을 취하고 있더라도, 실제 업무 내용과 근무 방식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으로 이루어졌다면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지휘·감독 여부: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시나 교육을 했는지, 출퇴근 시간, 근무 장소, 휴가 등을 지정하거나 관리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 업무 수행의 독립성: 본인이 스스로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있었는지 여부는 독립적인 사업자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 보수의 성격 및 지급 방식: 보수가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였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었는지, 이윤 창출과 손실 발생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 계속성과 전속성: 특정 사용자에게 전속되어 상당 기간 계속해서 근무했는지, 다른 사업장에서 동시에 일하기 어려웠는지 등도 중요한 판단 요소입니다.
• 사회보장제도 적용 여부: 4대 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에 가입되어 있었는지 여부도 참고할 수 있으나, 가입되지 않았다고 해서 근로자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 퇴직금 청구 가능성: 근로자로 인정되고 1년 이상 계속하여 근무했다면, 퇴직할 때 퇴직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발생합니다. 다만, 퇴직금은 근로관계 종료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되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지연이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