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교대근무 기관사 뇌혈관 질환 사망, 유족급여 인정 판결

사망한 기관사의 유족인 원고 A는 근로복지공단이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한 처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망인이 오랜 기간 기관사로서 야간근무, 불규칙한 교대제, 소음 노출,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를 수행하여 뇌혈관 질환이 발생하거나 악화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에서는 원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망인의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며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기관사의 유족으로, 근로복지공단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입니다.
• 피고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보상보험 업무를 관장하며, 망인에 대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한 처분청입니다.

분쟁 상황

열차 기관사로 35년 이상 근무했던 망인이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하자, 그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공단은 망인의 업무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유족은 공단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보고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망인의 기관사 업무가 야간근무, 불규칙한 교대제, 소음 노출, 정신적 긴장 등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주어 뇌혈관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켰는지 여부 및 이로 인해 산업재해로 인정될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근로복지공단이 2021년 8월 17일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소송총비용은 피고인 근로복지공단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망인의 장기간 교대근무와 야간근무, 기관실 소음 노출, 높은 정신적 긴장을 요하는 업무 등 복합적인 업무 환경이 뇌혈관 질환 발생 및 악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고용노동부 고시의 업무시간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고시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규범이 아닌 내부 지침이므로 개별 근로자의 특성과 업무의 질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사정들을 바탕으로 망인의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여, 근로복지공단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업무상의 재해)​:

   • 이 법 조항은 '업무상의 재해'를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인과관계의 증명: 이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반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미루어 짐작하여 판단)되는 경우에도 증명이 있다고 봅니다.
   • 과로·스트레스의 영향: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원인에 겹쳐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인정됩니다.
   • 기존 질병의 악화: 평소 정상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으로 인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판단 기준: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적인 사람이 아닌, 해당 근로자 개인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망인의 장기간 교대근무, 소음 노출, 정신적 긴장 업무 등이 그의 뇌혈관 질환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2.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및 민사소송법 제420조:

   • 이 법률들은 행정소송 절차에서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 민사소송법 규정을 준용하며, 항소심에서 제1심 판결의 내용을 인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결 중 일부 사실관계를 수정하면서도 많은 부분을 인용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3. 고용노동부 고시의 법적 성격:

   •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고시는 대외적으로 국민과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있는 법규범이 아닙니다. 이는 근로복지공단 등 행정기관에 대한 내부적인 업무 처리 지침이나 법령 해석·적용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행정규칙'으로 보아야 합니다.
   • 따라서 고시에 명시된 업무시간 기준(예: 발병 전 12주 동안 주 평균 52시간 초과)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해당 고시가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될 수 없으며, 고시 외의 다른 업무 부담 가중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가 이 사건 판결에서 다시 한번 강조되었습니다. 망인의 경우 고시의 업무시간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교대제 업무, 유해한 작업환경(소음),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등 복합적인 요인이 인정되어 재해로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1. 업무부담 가중요인 기록: 교대제 근무, 야간근무, 유해한 작업환경(소음, 진동),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등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업무 환경은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업무일지, 동료 증언, 작업환경 측정 결과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건강 변화 기록: 평소 건강 상태와 업무 수행 중 나타난 건강 이상 징후, 병원 진료 기록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질병 발생 전후의 건강상태 변화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내부 지침의 유연한 해석: 고용노동부 고시 등 행정규칙상의 업무시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해당 고시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님을 이해해야 합니다. 개별 근로자의 특성과 업무의 질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므로, 단지 고시 기준에 미달한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4. 의학적 소견 확보: 주치의나 전문의의 진료기록 감정 및 사실조회 결과 등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 간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할 의학적 소견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저질환이 있더라도 업무로 인해 질병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5. 장기간 누적된 부담 강조: 단기간의 과로뿐만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누적된 업무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부담이 질병 발생 및 악화에 미친 영향도 충분히 주장하고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