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산모가 수술 후 호흡곤란 등 증상을 보이다가 사지마비에 이르게 된 사건입니다. 환자와 그 남편은 1차 의료기관의 의사가 환자의 상태 악화 시점에 상급병원으로 전원을 지연하고, 환자의 상태 및 합병증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총 7억 1천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법원은 1차 의료기관 의사의 진료와 전원 조치가 의료인의 합리적인 재량 범위 내에 있었고 설명의무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산모 A는 2017년 8월 15일 저녁 8시 40분경부터 호흡곤란을 호소했습니다. 이후 같은 날 늦게까지 혈압이 140/90mmHg을 상회하고, 분만 다음 날인 2017년 8월 16일 낮 12시경에는 혈압이 155/108mmHg까지 상승하며 산소포화도가 93%까지 떨어지는 등 전자간증 합병증으로 인한 폐부종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였습니다. 환자 A와 보호자 B는 의사 C가 환자 상태 악화 시점에 상급병원으로 전원시키지 않고 소극적인 조치만을 취하여 전원이 지연되었으며, 호흡곤란의 원인, 발생 가능한 합병증(폐부종 등), 전원의 필요성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환자가 적절한 추가 검사나 치료를 받을 기회를 상실하고 결국 사지마비에 이르게 되었다며 의사 C를 상대로 원고 A에게 7억 원, 원고 B에게 1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제왕절개 후 폐부종이 의심되는 환자를 1차 의료기관에서 상급병원으로 전원할 시점과 관련한 의사의 전원의무 위반 여부 환자 상태와 합병증 위험에 대한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 여부
원고 A와 B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이는 피고 의사에게 전원의무 및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항소 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원고들이,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1차 의료기관의 의사가 산모의 호흡곤란 증상에 대해 활력징후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전자간증으로 인한 폐부종이 분만 이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는 산부인과적 특성을 고려하여 경과를 지켜본 후 상급병원으로 전원한 조치가 합리적인 의료 판단의 범위 내에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의료 기록상 환자나 보호자에게 상급병원 전원 가능성을 설명하고 호흡곤란 증상의 원인 등을 충분히 설명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고 보아 설명의무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판결은 1차 의료기관 의사의 의료행위 판단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하고 설명의무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의사의 '전원의무'와 '설명의무'에 대한 중요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손해배상 책임 (민법 제390조, 제750조)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며(불법행위 책임), 민법 제390조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규정합니다. 의료행위의 경우, 의사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진료상의 주의의무'를 부담하며, 이를 위반하여 환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전원의무 판례는 의사의 전원의무에 대해, 1차 의료기관이라 하더라도 환자의 상태가 중대하고 자신의 시설이나 의료수준으로 적절한 진단 및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될 때는 지체 없이 상급병원으로 전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산부인과적 폐부종의 특성상 분만 이후 호전되는 경우가 많고, 의사가 활력징후 관찰 등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경과를 관찰한 후 2017년 8월 16일 오후 5시 6분경 전원 조치를 취한 것은 의료인의 재량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여 전원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설명의무 의사의 설명의무는 의료법 제22조 제1항의 진료기록부 작성 의무 등에도 반영되며, 수술과 같이 침습적인 의료행위뿐 아니라 진료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 되는 중대한 의료행위에 주로 적용됩니다. 환자에게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의사의 판단이 합리적 범위에 있고 설명이 충분히 이루어졌다면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의사가 환자에게 '전원'의 필요성을 설명한 사실을 인정하고, 그 과정에서 호흡곤란의 원인 등에 대한 설명도 이루어졌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때, 특히 중요한 수술이나 질환 진단 후에는 자신의 몸 상태 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료진에게 알리고 궁금한 점이나 우려되는 사항을 상세히 질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학적 판단에는 여러 선택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자신의 상태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고 가능한 치료 방법, 예상되는 합병증,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 필요성 등에 대해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증상이 악화되거나 예상과 다른 반응을 보일 때는 재차 설명을 요청하고 필요시 다른 의료기관에서의 진료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료기록부 사본을 요청하여 자신의 진료 내용을 파악하고, 의료진과의 대화 내용을 간략하게 메모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1차 의료기관의 경우 중증 질환 진단 및 처치에 필요한 장비가 부족할 수 있으므로, 평소 본인이나 가족의 기저질환을 인지하고 필요시 상급 의료기관 이용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현명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