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의 징계 기록 공개 거부 취소 판결

2019년 12월 19일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한 부사관이 자신의 징계 기록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했으나, 수도방위사령관이 일부만 공개하고 나머지를 비공개했습니다. 이에 부사관은 비공개 결정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정보 부분 비공개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군인 징계령, 국방 정보공개운영 훈령, 육군 징계규정 등이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근거가 될 수 없으며, 징계 절차가 이미 종료된 상황에서 징계 위원들의 직위, 계급, 성명 등은 공개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아 비공개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인 수도방위사령관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2003년에 임관하여 2019년 징계 처분을 받았던 작전부사관으로, 자신의 징계 기록 공개를 청구한 사람입니다.
• 피고: 수도방위사령관으로, 원고의 정보 공개 청구에 대해 징계 기록의 일부를 비공개하기로 결정한 공공기관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2003년 8월 1일 임관하여 2019년 4월 15일부터 부사관으로 근무하던 중, 2019년 12월 19일 과거 형사처분 사실을 보고하지 않아 복종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이 징계 처분에 불복하여 항고를 제기하는 한편, 2020년 3월 13일 국방부장관에게 해당 징계 사건의 '징계 기록 목록 및 징계 기록 일체(단, 진술인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 제외)'를 공개해 달라고 청구했습니다. 이에 피고인 수도방위사령관은 2020년 3월 25일 원고의 진술 부분만 공개하고, 나머지 부분은 비공개하는 정보 부분 비공개 결정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비공개 결정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가 정보 비공개 결정의 근거로 삼은 군인 징계령, 국방 정보공개운영 훈령, 육군 징계규정이 정보공개법상 적법한 비공개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비공개된 징계 기록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재판 관련 정보 등), 제5호(업무의 공정한 수행 저해), 제6호(개인 사생활 침해)에서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징계 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의 직위, 계급, 성명 등 인적사항을 공개하는 것이 징계 업무의 공정한 수행을 현저히 저해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수도방위사령관이 원고에게 한 정보 부분 비공개 결정이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징계 절차가 이미 종료된 상황에서, 징계 위원회의 위원 직위, 계급, 성명 등의 정보를 공개하더라도 징계 업무의 공정한 수행을 현저히 저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비공개 근거로 제시한 군인 징계령 등은 정보공개법상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에 해당하지 않거나, 행정규칙에 불과하여 적법한 비공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징계 기록 비공개 결정 취소 청구를 인용하여 1심 판결을 유지하고, 피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이 조항은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되어야 하지만, 예외적으로 비공개할 수 있는 9가지 사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 제1호는 '다른 법률 또는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에 따라 비밀이나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은 정보 공개에 관하여 법률의 구체적인 위임 아래 제정된 법규명령(대통령령, 조례 등)만을 의미하며, 훈령이나 행정규칙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 제5호는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비공개 대상으로 정합니다. 법원은 이 조항을 적용할 때,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 객관적으로 현저하게 지장을 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하는 경우여야 하며, 비공개로 보호되는 업무 수행의 공정성 등의 이익과 공개로 보호되는 국민의 알 권리 및 국정 투명성 확보 등의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2. 군인사법 제61조: 이 조항은 징계위원회 및 항고심사위원회의 구성·운영과 징계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조항은 정보 공개에 관하여 하위 입법에 위임한다는 취지가 전혀 나타나 있지 않으므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정보의 공개에 관하여 법률의 구체적인 위임 아래 제정된 법규명령'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3. 군인사법 제58조의2 제2항, 제58조의3 제1항·제2항, 제59조 제2항·제3항: 이 조항들은 징계위원회의 구성 요건, 징계위원의 제척·기피 사유, 그리고 심의 대상자에게 충분한 진술 기회를 주어야 함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규정들에 비추어 볼 때, 징계 처분 심의 대상자는 징계위원회 위원의 직위, 계급, 성명을 확인함으로써 징계위원회가 적법하게 구성되었는지 여부 및 징계위원의 제척·기피 사유 등을 판단할 수 있으므로, 해당 정보가 공개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만한 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보공개는 원칙, 비공개는 예외입니다: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되어야 하며, 비공개는 법률에서 정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2. 비공개 사유의 명확성: 공공기관이 정보를 비공개하려면 '다른 법률 또는 법률에서 위임한 법규명령'에 따라 비밀이나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행정기관 내부의 훈령이나 규정은 정보공개법상 적법한 비공개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3. 징계 절차 종료 후 정보 공개의 필요성: 징계 처분이 이미 종료된 경우, 징계 위원회의 구성 및 위원들의 인적사항(직위, 계급, 성명) 등은 징계 처분의 적법성 여부나 제척·기피 사유 확인을 위해 공개될 필요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 여부 판단: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정보가 비공개되려면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해야 합니다. 단순히 내부 의사결정 절차라는 이유만으로는 비공개 사유가 되지 않을 수 있으며, 비공개로 보호되는 이익과 공개로 보호되는 국민의 알 권리 등을 비교하여 신중하게 판단됩니다.
5. 개인 정보 제외 청구: 정보 공개를 청구할 때,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진술인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 특정 가능한 개인 정보 부분을 제외하고 청구하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에 따른 비공개 대상 정보에서 벗어나 공개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