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불카드 수수료 부가가치세 대리납부 관련 사건

국내 금융기관인 주식회사 A는 고객들에게 해외 직불카드(F 카드)를 발급하고, 고객들이 이 카드를 해외에서 사용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이 사건 분담금 및 이 사건 수수료)를 해외 법인인 E사에 지급했습니다. A사는 2013년 이 수수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대리납부했으나, 2018년과 2019년에 해당 수수료가 부가가치세 대리납부 대상이 아니거나 면세 대상 금융·보험 용역에 해당한다며 세무서에 경정청구(감액 요청)를 했습니다. 그러나 세무서는 이를 거부했고, 이에 A사는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A사가 E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A사가 E사로부터 제공받는 역무의 대가이며, 이는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 금융·보험 용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세무서의 경정청구 거부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아 A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항소인): 주식회사 A (은행업 및 신용카드업을 영위하며 해외 직불카드(F 카드)를 발급하고 해외 법인에 수수료를 지급한 국내 금융기관)
• 피고 (피항소인): 영등포세무서장 (주식회사 A의 부가가치세 대리납부 경정청구를 거부한 세무 당국)
• E사: 미합중국 법인 B 또는 싱가포르 법인 D (주식회사 A에게 해외 직불카드 라이선스와 국제결제 네트워크 시스템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지급받는 해외 법인)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2002년부터 해외 법인 E사(미국 B사 또는 싱가포르 D사)와 C카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2011년부터는 D사와 회원자격협약을 유지해왔습니다. A사는 고객들에게 해외 ATM 인출 및 직불 결제가 가능한 해외직불카드(F 카드)를 발급했고, 고객들이 이 카드를 해외에서 사용할 때 발생하는 '이 사건 분담금'과 '이 사건 수수료'(해외 이용금액의 1.0%)를 E사에 지급했습니다. A사는 2013년 제1기 및 제2기 과세기간에 E사에 지급한 금액에 대해 부가가치세 합계 4,721,770원과 43,020,208원을 대리납부했습니다. 그러나 2018년 7월과 2019년 1월, A사는 해당 수수료가 부가가치세 대리납부 대상이 아니거나 면제 대상 용역의 대가에 해당한다며 영등포세무서장에게 경정청구를 했습니다. 세무서는 대법원에 동일 쟁점 사건이 계류 중이라는 이유로 경정청구를 거부했고, 이에 A사는 조세심판원 심판청구를 거쳐 최종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식회사 A가 해외 법인 E사에 지급한 '이 사건 수수료'가 부가가치세 대리납부 대상이 되는 '용역 제공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있는지, 혹은 단순히 카드 소지자로부터 받아 E사에 전달하는 '단순 경유금'인지 여부입니다.
2. '이 사건 수수료'가 용역 제공의 대가라고 할지라도, E사가 제공하는 해외 결제 관련 서비스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금융·보험 용역'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3. 부가가치세 대리납부 신고서가 국세기본법상의 '과세표준신고서'에 해당하여 납세자가 경정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인 주식회사 A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 판결과 같이 피고인 영등포세무서장이 내린 부가가치세 경정거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주식회사 A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 '이 사건 수수료'는 주식회사 A가 E사로부터 국내에서 제공받는 네트워크 시스템 사용 및 해외 거래 승인, 대금 정산·결제 서비스와 같은 역무의 대가로 보았습니다. A사가 수수료 지급 의무가 카드 소지자에게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계약 자료가 부족하고 고객에게 수수료를 전가하는 것은 A사의 선택일 뿐 E사와의 관계에서 수수료의 성격을 바꾸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2. E사가 제공하는 역무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은행업무나 여신전문금융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E사의 서비스는 해외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제공이며, 이는 예금 수취 및 대출과 같은 은행업이나 신용카드 이용 대금 결제와 같은 신용카드업의 본질적인 부분과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법원은 부가가치세 대리납부 신고서도 국세기본법상 '과세표준신고서'에 해당하여 납세자가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경정청구 자체는 가능하지만, 실제 내용에 있어서는 A사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 (경정청구)​: 납세자가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까지 제출한 경우, 신고한 과세표준 및 세액이 세법에 따라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 및 세액을 초과할 때 경정청구를 통해 감액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본 판례에서는 부가가치세 대리납부신고서 역시 국세기본법상 '과세표준신고서'에 해당하여 경정청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하여 납세자의 권리구제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 구 부가가치세법 제26조 제1항 제11호 및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40조 제1항 (금융·보험 용역의 면세)​: 특정 금융·보험 용역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됩니다. 여기에는 은행법에 따른 은행업무 및 부수업무,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여신전문금융업 등이 포함됩니다. 그러나 법원은 E사가 제공하는 해외 직불카드 시스템 이용 서비스가 이러한 면세 대상 용역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 은행법 제2조 제1항 제1호 (은행업의 정의)​: '은행업'은 예금 수취, 채무증서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여 이를 대출하는 것을 주요 업무로 합니다.
• 여신전문금융업법 제2조 제1호, 제2호 (여신전문금융업 및 신용카드업의 정의)​: '여신전문금융업'은 신용카드업, 시설대여업, 할부금융업 등을 포함하며, '신용카드업'은 신용카드 발행 및 관리, 이용 대금 결제, 가맹점 모집 및 관리 등 두 가지 이상의 업무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 용역 공급 장소 및 대가의 성격: 법원은 E사가 주식회사 A에게 제공한 용역의 주된 내용이 해외 결제를 위한 시스템 제공이며, 이 사건 수수료는 그 포괄적 역무 제공의 대가로서 용역 공급 장소는 국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과거 대법원의 유사 판결(2022. 7. 28. 선고 2019두35282, 2019두52706 판결 등) 취지를 따르는 것입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경우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계약 내용의 명확화: 해외 사업자와의 서비스 계약 체결 시, 지급하는 수수료의 성격(예: 서비스 대가, 단순 경유금, 상표권 사용료 등)과 부가가치세 부담 주체를 계약서에 명확히 기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면세 요건 확인: 금융·보험 용역의 부가가치세 면세는 법령에서 정한 범위가 제한적이므로, 해외 사업자로부터 제공받는 서비스가 면세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관련 법령과 유권해석을 통해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 증빙 자료의 철저한 준비: 세무 당국의 처분에 불복하여 경정청구나 소송을 제기할 때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계약서, 지급 내역, 회계 장부, 내부 결의 자료 등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증빙 자료를 충분히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주장하는 감액 금액의 산정 근거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주장의 일관성 유지: 소송 과정에서 주장의 기초적 사실관계나 법적 근거가 변경될 경우, 법원의 판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부터 일관된 법리 구성과 사실관계 확인이 중요합니다. 다만, 본 판례에서와 같이 과세처분 취소 소송의 소송물이 정당세액의 존부인 경우, 새로운 위법 사유를 주장하는 것이 허용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