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했던 원고들이 과제 실패 및 불성실 수행을 이유로 사업 참여가 3년간 제한되고 정부 출연금 약 1억 4천 7백만 원을 환수하라는 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들은 이 처분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었고, 이의신청 기각 통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이의신청 기각 통보가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아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주위적 청구를 각하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원고들이 추가한 원처분(참여 제한 및 환수 처분) 취소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는, 이의신청 절차 지연으로 인해 제소기간이 정지된다는 새로운 법리를 제시하여 제소기간을 준수했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본안 심리 결과, 원고들의 기술개발 과제가 연구 결과가 극히 불량하고 연구개발 과정도 불성실하게 수행되었다고 인정하여 피고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 결국 원고들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주식회사 A는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하여 '가장 안전하고 간단한 방법으로 미세지방을 추출할 수 있는 키트 제조 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피고는 2016년 3월 22일 최종평가 결과 이 과제를 '실패'로 판정했으며, 원고들의 이의신청도 같은 해 5월 4일 기각했습니다. 이후 성실성 검증위원회를 거쳐 2016년 12월 5일 '불성실 수행'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2017년 9월 25일 원고들에게 3년간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 참여를 제한하고, 정부 출연금 중 147,965,397원을 환수하라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들은 이 처분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하였고, 피고는 약 11개월 후인 2018년 10월 2일 이의신청 기각 통보를 했습니다. 원고들은 이 이의신청 기각 통보가 새로운 행정처분이라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주위적 청구), 항소심에서 2017년 9월 25일의 원처분 취소를 구하는 예비적 청구를 추가했습니다.
이의신청 기각 통보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 운영요령에 따른 이의신청 절차를 거친 경우, 원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제소기간의 기산점이 언제인지 여부 원고들의 기술개발 과제가 '실패'로 판정되고 '불성실하게 수행'되었다고 본 피고의 참여 제한 및 출연금 환수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
원고들의 항소 및 항소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재판부는 주위적 청구인 이의신청 기각 통보 취소 청구에 대해, 이 통보는 기존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내하는 취지에 불과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으므로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예비적 청구인 원처분(참여 제한 및 출연금 환수 처분) 취소 청구에 대해서는,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 운영요령에 따른 이의신청 절차를 거친 경우 이의신청 제기 시점부터 결과 통보 시점까지 행정소송 제소기간의 진행이 정지된다는 법리를 적용하여 제소기간을 준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본안 판단 결과, 원고들의 기술개발 과제가 사업계획과 다른 사업비 지출, 객관적 검증 결과 미비, 관계 법령 위반 소지 등의 사유로 연구 결과가 극히 불량하고 연구개발 과정도 불성실하게 수행되었다고 보았고, 피고의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 않아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은 정부 출연금 지원 사업의 참여 제한 및 환수 처분의 적법성과 행정소송 제소기간의 기산점에 대한 중요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1.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의 의미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 관련): 행정소송법상 '처분'이란 행정청의 공법상 행위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의 '이의신청 기각 통보'는 이미 이루어진 참여 제한 및 환수 처분에 대한 원고들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내하는 취지에 불과하며, 원고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가 아니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이 통보가 종전 처분을 그대로 유지함을 전제로 한 업무처리 안내에 불과하다는 취지입니다.
2. 행정소송 제소기간의 기산점 및 이의신청 절차와 제소기간의 관계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 원칙적으로 취소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중소기업기술혁신법 등 관련 법령에는 이의신청 절차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이나 행정심판 청구기간 또는 행정소송 제소기간의 기산점을 이의신청 결과 통보일로 정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의신청 절차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처리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절차가 지연될 경우 당사자의 권리 구제 기회가 박탈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이에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 일부 개별 법률에서 이의신청 결과 통보일을 기산점으로 하는 규정을 둔 취지를 유추하여,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경우에도 행정청이 이의신청 절차의 지연 가능성 및 그 기간 중 제소기간 진행 여부를 안내하지 않은 이상, 적어도 이의신청 제기일로부터 이의신청 결과 통보일까지 행정소송 등 제기기간의 진행은 정지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법리는 당사자의 신속한 권리 구제를 보장하고 행정청의 절차 지연에 따른 불가쟁력 확보 수단 악용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이의신청 기간만큼 정지된 제소기간을 준수하여 원처분 취소 청구를 적법하게 제기했다고 인정받았습니다.
3. 정부출연금 지원사업의 '불성실 연구수행' 판단 기준: 법원은 '연구개발과정의 불성실 수행 여부'와 '연구 결과의 극히 불량 여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구 결과가 극히 불량하다고 하여 연구개발 과정이 불성실했다고 자동적으로 추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개발과정의 불성실 수행 여부'는 연구개발 사업의 전제가 된 사업계획서의 내용, 사업 추진의 구체적 경과, 사업의 기초가 된 협약의 위반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5두45953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을 사실상 영업활동에 준하는 양산 목적으로 사용하고, 개발 결과물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 결과를 제시하지 못했으며, 생명윤리법 등 관계 법령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를 한 점 등이 불성실 수행의 근거로 인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점들은 단순히 연구 결과의 미흡함을 넘어선 불성실한 태도로 보아 처분 사유가 정당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4.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 심사는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즉, 법령이 정한 범위 내에서 처분이 이루어졌는지, 비례의 원칙 등 일반 원칙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등을 살핍니다. 한정된 국가 예산으로 진행되는 기술개발 지원사업의 특성상 사업의 성공 여부 및 성실 수행 여부에 대한 사후 평가는 필수적이며, 이에 따른 제재는 불가피합니다. 중소기업기술혁신법은 성실하게 수행한 경우 제재를 감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들이 사업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관계 법령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를 했으며, 과제 평가의 정량 지표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미흡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가 중소기업기술혁신법 시행령 및 관련 운영요령에 따라 내린 참여 제한 및 환수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들이 과제의 성과물까지 모두 박탈당한 것이 아니며,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추가 기술 개발 및 이윤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재량권 판단에 고려되었습니다.
정부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사업계획서에 명시된 기술개발 목표 달성 여부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자체 검증만으로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사업비를 당초 사업계획의 목적과 다르게 사용할 경우(예: 기술개발 비용을 양산 목적에 사용하는 경우) 불성실 수행으로 간주되어 제재를 받을 수 있으므로 자금 집행에 신중해야 합니다.연구개발 과정에서 생명윤리법 등 관련 법규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는 성실한 연구 수행으로 인정받기 어렵고, 결과물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행정청의 이의신청 절차는 신속한 권리 구제를 위한 것이지만, 개별 법률에 명시적인 제소기간 정지 규정이 없는 경우 행정소송 제소기간이 계속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판례처럼 이의신청 절차가 장기간 지연되고 그에 대한 고지가 없었다면, 이의신청 기간 동안 제소기간이 정지된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의신청 처리 기간이 길어질 경우, 제소기간 도과를 피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미리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이의신청 기각 통보서에 참여 제한 기간이나 환수금 납부 기한 등이 기존 처분과 다르게 기재될 수 있으나, 이는 이의신청 심사를 위한 일시적 조치일 뿐 원처분의 내용이 실질적으로 변경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이의신청 기각 통보 자체를 별도의 항고소송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성실 수행' 여부는 연구개발 과정의 불성실 여부와 연구 결과의 불량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며, 사업계획서 내용, 추진 경과, 협약 위반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연구 결과가 미흡하더라도 성실하게 수행했다면 제재 수위가 감면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