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이 사건은 LCD 공정 소모품 가공업체인 원고(A사)가 광학필름 제조 및 판매업체인 피고(B사)로부터 하도급받은 타발작업의 대금을 피고가 부당하게 인하하여 손해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는 피고가 2008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정당한 사유 없이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하고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로 대금을 결정하여 하도급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승계참가인(E사)도 원고의 채권을 양수받아 소송에 참여했습니다. 제1심은 원고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피고의 단가 인하가 하도급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고, 설령 위반이 있었다 하더라도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여 원고와 원고승계참가인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인 주식회사 A는 피고인 B 주식회사로부터 광학필름 생산에 필요한 PET 원단을 특정 모양으로 절단하고 구부리는 '타발작업'을 위탁받아 2006년부터 2012년 11월경까지 제품을 납품하고 대금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2008년 8월경부터 2011년 7월경까지의 기간 동안 하도급법을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하고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로 대금을 결정했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액 804,311,322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원고승계참가인인 주식회사 E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중 493,743,295원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채권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아 이 소송에 참여했습니다. 피고는 단가 인하가 제품 규격, 용도, 거래 규모 등 개별적인 사정을 반영한 것이며, 광학필름 판매가격 하락 등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정당한 조치였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이미 단가 인하 및 그로 인한 손해를 인지한 시점으로부터 3년이 경과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B사가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하여 하도급대금을 결정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 B사가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5호에 따라 원고 A사와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의하여 하도급대금을 결정'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설령 피고 B사의 행위가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하여 원고 A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원고 A사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또한, 이 법원에서 확장한 원고의 청구 및 원고승계참가인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발생한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승계참가인과 피고 사이에 발생한 소송비용은 원고승계참가인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항소심은 피고의 손을 들어주어 원고 및 원고승계참가인의 모든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의 단가 인하 행위가 하도급법에서 금지하는 '일률적인 단가 인하'나 '일방적인 낮은 단가 결정'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단가 인하율에 차이가 있었고, 실제 적용 단가가 합의서보다 높은 경우도 있었으며, 시장 상황 변화가 단가 조정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설령 하도급법 위반이 있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손해 발생을 구체적으로 인지할 수 있었던 시점으로부터 민법상의 단기 소멸시효인 3년이 이미 완성되어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와 원고승계참가인의 모든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과 민법상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규정을 바탕으로 판단되었습니다.
1.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2013. 5. 28. 개정 전) 제4조 제2항 제1호 (부당한 단가 인하 금지)
이 조항은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수급사업자에게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하여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여기서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한다는 것은, 둘 이상의 수급사업자나 품목에 대해 수급사업자의 경영 상황, 시장 상황, 목적물 종류, 거래 규모, 규격, 품질, 용도, 원재료, 제조 공법, 공정 등 개별적인 사정에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비율 또는 이러한 차이를 반영하지 않은 일정한 구분에 따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피고의 단가 인하율이 제품별로 1722%, 1015%, 4~9% 등으로 차이가 있었고, 일부 제품은 단가가 인상되기도 했으며, 실제 적용 단가가 합의서상의 단가보다 높은 경우도 있었고, 피고의 광학필름 판매가격 하락과 단가 인하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여 '일률적인 단가 인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5호 (합의 없는 낮은 단가 결정 금지) 이 조항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와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의하여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여기서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금을 결정했는지 여부는 원사업자의 거래상 우월적 지위, 수급사업자의 거래 의존도, 계속적 거래 관계 유무 및 정도, 거래 지속 기간, 문제 행위 전후의 시장 상황 등과 함께, 하도급대금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수급사업자가 의사표시의 자율성을 제약받지 않고 협의할 수 있었는지 여부와 그 제약의 정도, 결정된 하도급대금으로 수급사업자가 입은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또한 '단가가 낮은지 여부'는 위탁 목적물 등과 같거나 유사한 것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은 수준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원고가 운영합의서에 서명 또는 날인한 사실이 있고, 실제 단가 적용 시 실질적인 협의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단가 인상 제안이 수용된 사례도 있었고, 단가가 일반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근거 자료가 부족하며, 원고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시점도 있어 일방적인 단가 결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었습니다.
3. 민법 제766조 제1항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이 조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 발생 간의 상당인과관계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했을 때를 의미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원고가 2008년 8월경부터 2011년 7월경까지 발생한 단가 인하 및 그로 인한 손실을 인지할 수 있었고, 특히 2012년 12월 31일경에는 조업 중단 및 근로자 퇴사로 인해 피고와의 거래 관계가 단절되어 손해배상 청구가 사실상 가능해진 시점으로 보아, 늦어도 2013년 12월경에는 시효가 진행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7년 1월 16일에 제기된 이 사건 소는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하도급 거래에서 단가 인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하도급법상 '일률적인 비율의 단가 인하' 또는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 결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품목의 규격, 용도, 거래 규모, 시장 상황, 사업자의 경영 상황 등 매우 다양한 개별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단순히 단가가 인하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불법성이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으니, 구체적인 상황과 증거 자료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하도급 대금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수급사업자가 실질적인 협의에 참여하고 의사표시의 자율성을 제약받지 않았음이 입증된다면, '합의 없는 일방적인 단가 결정'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계약서나 운영합의서에 서명 또는 날인이 있었다면, 그 합의가 실질적인 협의를 거쳐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원사업자의 우월적 지위에 의한 강요였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특히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은 손해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 인과관계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으로 구체적으로 인지했을 때를 의미합니다. 거래가 단절되었거나 손실이 명확히 인지된 시점으로부터 3년이 지나기 전에 반드시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원사업자의 제품 판매가격 하락 등 시장 상황 변화가 단가 조정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단가 인하의 불법성을 주장하려면, 이러한 시장 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단가 인하가 부당했다는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는 법원의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 미치지는 않지만, 유사한 상황에 대한 공정위의 판단 경향을 파악하고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