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영수증을 제때 주지 않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피고인 H는 후원회로부터 후원금 모집 권한을 위임받아 활동하던 중, 후원금을 모금하면서 후원인들에게 정치자금 영수증을 즉시 교부하지 않고 나중에 일괄 발급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에서는 피고인에게 선고유예(벌금 50만 원)가 선고되었고, 이에 피고인과 검사 쌍방이 항소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영수증 사후 교부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무죄 및 양형 부당을, 검사는 후원금 모금 권한 위임은 매년 새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무죄 부분에 대한 유죄 인정 및 양형 부당을 주장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판단과 형량을 유지하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H: 후원회로부터 후원금 모집 권한을 위임받아 활동했으나, 후원금 영수증 교부 방식을 위반했다고 기소된 사람.
• 검사: 피고인을 기소하고, 후원금 모집 방법 및 위임 기간에 대한 법리 해석을 주장하며 더 중한 처벌을 요구한 측.

분쟁 상황

피고인 H는 국회의원 후원회로부터 후원금 모집 권한을 위임받아 정치자금을 모금했습니다. 그런데 피고인은 후원인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으면서 그 자리에서 정치자금 영수증을 교부하는 대신, 나중에 한꺼번에 영수증을 발급해주는 방식으로 후원금을 모금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사는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가 정치자금법에서 정한 후원금 모집 방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아 기소했습니다. 또한 검사는 후원금 모금 권한 위임이 매년 새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특정 연도의 모금 행위도 문제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후원금 영수증 교부 시점: 후원회로부터 위임받은 자가 후원금을 모금할 때 정치자금 영수증을 즉시 교환하는 방식으로만 모집해야 하는지, 아니면 사후에 교부해도 문제가 없는지 여부입니다.
2. 후원금 모금 위임 기간: 후원금 모금 권한 위임이 매년 회계연도마다 새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3. 양형의 적정성: 원심에서 선고된 선고유예(벌금 50만 원) 형량이 적정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 법원은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와 관련 규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후원회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는 후원금을 모금하기 이전에 미리 정치자금 영수증을 교부받아 소지하고 있어야 하며, 후원금 모금과 동시에 또는 근접한 시간 내에 후원자에게 영수증을 교환해주는 방식으로만 모금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사후에 영수증을 교부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치자금법에서 정한 모금 방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검사의 주장에 대해: 법원은 정치자금법에 후원금 모금 위임 기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고, 위임장 서식에도 기간 문구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위임 효력이 매년 새로 작성되어야만 유효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에도 부합한다며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양형 부당 주장에 대해: 법원은 원심이 고려한 피고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여러 정상들을 충분히 검토했으며, 피고인이 부정한 목적보다는 관련 법규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 부당 주장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결론

결과적으로 피고인 H는 후원금 모집 과정에서 정치자금 영수증을 즉시 교부하지 않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되었으나, 원심과 동일하게 선고유예(벌금 50만 원) 형이 유지되었습니다. 검사의, 매년 위임장을 새로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정치자금법상 후원금 모집 방법의 투명성과 관련된 중요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 정치자금법 제16조 제1항 (후원금의 모집방법)​: 이 조항은 후원회가 아닌 자가 후원금을 모집할 경우, 후원회로부터 미리 위임을 받아 정치자금영수증을 교부받아 소지한 후 후원금과 즉시 교환하는 방법으로만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정치자금의 조달 및 수입·지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음성적인 정치자금을 차단하고자 하는 입법 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 판결은 위임받은 자가 미리 영수증을 소지하고 후원금과 '동시에 또는 근접한 시간 내에' 교환해야 함을 명확히 했습니다.
• 정치자금법 제17조 제1항 (정치자금영수증의 교부 등)​: 이 조항은 '후원회'가 후원금을 기부받았을 때 30일 이내에 후원인에게 정치자금영수증을 교부하도록 의무화합니다. 법원은 이 규정은 '후원회'에 직접 적용되는 것이며, 위임받은 자의 모금 행위에는 직접 적용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구 정치자금사무관리 규칙 제10조 제2항 및 현행 정치자금법상 '후원금 인수인계서': 과거 규칙에서는 위임받은 자가 금품을 모집했을 때 지체 없이 후원회의 회계책임자에게 인계하도록 했으며, 현행법은 여기에 더해 정치자금영수증 사용 내역 등이 기재된 '후원금 인수인계서' 작성을 의무화하여 투명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 죄형법정주의: 검사가 주장한 후원금 모금 권한 위임이 매년 새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법원은 정치자금법에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고 위임장 서식에도 기간 문구가 없는 점을 들어, 이를 유효기간이 1년으로 제한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정치 후원금을 모집하는 역할을 할 경우, 다음과 같은 점들을 반드시 유념해야 합니다.

• 영수증 사전 교부 및 즉시 교환: 후원회로부터 후원금 모집 권한을 위임받은 경우, 반드시 미리 정치자금 영수증을 교부받아 소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후원금을 모금할 때는 후원인에게 현금을 받는 즉시 그에 상응하는 정치자금 영수증을 교환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영수증을 나중에 한꺼번에 발급하는 것은 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 투명한 인수인계: 후원금을 모금한 자는 모금 내역과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은 정치자금 영수증 내역 등을 명확히 기재한 '후원금 인수인계서'를 작성하여 늦어도 30일 이내에 후원회 회계책임자에게 인계해야 합니다.
• 법규 숙지: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엄격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관련 법규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부정한 목적이 없었더라도 법규 위반 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 위임 기간 확인: 후원금 모금 위임 기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혼란을 피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위임 관계를 재확인하거나 위임장의 유효 기간을 명확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