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임신 중인 원고 A이 심한 복통으로 병원에 이송되었으나, 병원 측 간호조무사의 부적절한 이송 수락과 피고 병원 대표 의사의 응급환자 진료 및 상급병원 전원 지연으로 심정지 발생 및 자궁파열 진단이 늦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태아가 사산하고 원고 A에게 뇌경색 등 중대한 후유증이 발생하자, 법원은 피고 병원 대표 의사에게 응급환자 전원 의무 지연에 대한 과실을 인정하여 원고 A과 남편 B에게 손해배상을 명령했습니다.
원고 A은 임신 20주 6일 상태에서 2018년 11월 8일 새벽 갑작스럽고 심한 복통을 느껴 119에 신고했습니다. 119 구급대원은 원고 A을 잠재응급 환자로 판단하고 피고 병원에 이송 가능 여부를 문의했고, 피고 병원의 간호조무사 F은 원고 A이 산전 진찰 환자임을 확인하고 이송을 허용했습니다. 원고 A은 05시 46분경 피고 병원에 도착했고, 간호조무사 F은 활력 징후 확인 후 피고 C에게 연락했습니다. 피고 C는 원고 A을 진찰하며 초음파검사를 시도했으나 복통 때문에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습니다. 피고 C는 상급 병원 전원을 결정했지만, 보호자를 기다린다는 이유로 06시 50분까지 약 1시간 26분 동안 전원을 지체했습니다. 원고 A은 상급 병원으로 이송된 후 심정지가 발생하고 자궁파열이 확인되어 태아가 사산했으며, 본인도 뇌경색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 A과 남편 B는 피고 C를 상대로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병원 대표 의사(피고 C)에게 응급환자 진료 지연 및 상급병원 전원 지연에 대한 의료과실이 있는지 여부와 이로 인한 원고들의 손해배상 책임 인정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간호조무사가 응급환자를 부적절하게 이송받은 행위가 피고의 과실로 연결될 수 있는지, 보호자를 기다린다는 이유로 전원을 지체한 것이 정당한지, 그리고 손해배상 범위 및 책임 제한 여부가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피고 C가 원고 A에게 16,302,382원, 원고 B에게 3,000,000원 및 위 각 금액에 대하여 2018년 11월 8일부터 2022년 5월 18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 A의 자궁파열을 진단하지 못한 데에는 과실이 없다고 보았으나, 피고 병원이 응급환자에게 적절한 응급의료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간호조무사 F이 원고 A의 이송을 허용하고 피고 C가 즉시 진료를 시작하지 않거나 보호자를 기다린다는 이유로 상급 병원으로의 전원을 지체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전원 지연 과실과 원고 A이 입은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아 피고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원고 A이 통증을 느낀 후 치료를 지체한 점, 자궁파열 진단의 어려움, 체질적 소인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전체 손해의 10%로 제한했습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조는 국민들이 응급상황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응급의료에 관한 국민의 권리와 의무,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책임, 응급의료 제공자의 책임과 권리를 정하고 응급의료자원의 효율적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응급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국민 의료를 적정하게 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는 '응급환자'를 질병, 분만, 사고 등으로 즉시 응급처치를 받지 않으면 생명을 보존할 수 없거나 심신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 또는 이에 준하는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같은 조 제2호는 '응급의료'를 응급환자가 발생한 때부터 생명의 위험에서 회복되거나 심신상의 중대한 위해가 제거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응급환자를 위하여 하는 상담·구조·이송·응급처치 및 진료 등의 조치로 정의합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 제1호 및 별표 1 제2항 다호에 따르면 '급성 복증을 포함한 배의 전반적인 이상 증상'이 있는 사람은 응급증상에 준하는 증상으로 보아 응급환자로 분류됩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은 의료인은 해당 의료기관의 능력으로는 응급환자에 대하여 적절한 응급의료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환자를 적절한 응급의료가 가능한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송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의료인의 주의의무 원칙에 따라 의사는 환자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하거나 그러한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신속히 전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 조치 등을 취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다117492 판결 등 참조). 이 판결에서는 간호조무사의 응급환자 이송 수락 주의의무 위반이 대표 의사의 책임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책임 제한의 법리는 가해행위와 피해자 측의 요인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경우, 피해자 측의 요인이 기왕증 기타 체질적인 소인 또는 질병의 위험도와 같이 피해자 측의 귀책사유와 무관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손해의 태양·정도 등에 비추어 가해자에게 손해의 전부를 배상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 때에는, 법원이 손해배상액을 정하면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 적용하여 그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피해자 측의 요인을 참작할 수 있다는 원칙입니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6다5603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원고 A이 통증을 느낀 후 치료를 지체한 점, 자궁파열 진단의 어려움, 체질적 소인 등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이 10%로 제한되었습니다.
응급 상황 시 신속한 대처: 갑작스럽고 심한 통증 등 응급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하여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되는 것이 중요하며 시간을 지체하지 않아야 합니다.
응급의료기관의 중요성: 일반 병원이 응급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을 갖추지 못했을 경우, 무리하게 환자를 이송받기보다 응급의료 전문 기관으로 이송을 요청하는 것이 환자에게 유리합니다.
의료기관의 전원 의무: 의료기관은 응급환자에게 적절한 응급의료를 제공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지체 없이 적절한 응급의료가 가능한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보호자의 도착 여부 등으로 전원을 지체하는 것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권리: 환자 또는 보호자는 응급 상황에서 의료기관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전원을 지체한다고 판단될 경우, 적극적으로 상급 병원 전원을 요구하거나 다른 의료기관으로의 이송을 문의할 수 있습니다.
의료 기록 확인: 의료 사고 발생 시 의료 기록은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진료 기록, 검사 결과, 의사 및 간호 기록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