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택시기사 최저임금 미달 임금 및 퇴직금 지급 판결

택시 운전 근로자인 원고 A는 피고 B 회사에 대해 미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회사는 단체협약을 통해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여 고정급의 시간당 액수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법상 의무를 회피하려 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하고, 피고에게 원고에게 미지급된 최저임금과 이에 따른 퇴직금 차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분쟁 상황

피고 B 주식회사는 택시 운전 근로자에게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사납금)을 납입받고 나머지는 근로자 수입으로 하며, 기본급 등 고정급을 지급하는 정액사납금제를 운영했습니다. 2007년 12월 27일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른바 '택시 특례 조항')은 택시 운전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운송수입금과 같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을 충족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피고 회사는 2008년부터 C노동조합 및 D조합과의 단체협약을 통해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화 없이 소정근로시간을 점진적으로 단축했습니다(예: 2005년 일 6시간 40분에서 2018년 일 3시간 40분으로). 원고 A는 이러한 합의가 최저임금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이며, 회사가 미달하는 최저임금과 재산정된 퇴직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택시 회사와 노동조합이 단체협약을 통해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이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 및 이에 따른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의 산정 방법이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에 원고 A에게 7,793,134원과 이에 대해 2020년 1월 24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이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는 미지급된 최저임금 5,787,370원과 미지급 퇴직금 2,005,764원의 합계액입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추가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는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본 판결은 택시 운전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보장하고 무리한 운행을 방지하려는 최저임금법 특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것입니다. 실제 근무 형태의 변화 없이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최저임금 의무를 회피하려는 어떠한 합의도 법적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으며, 이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에 반하는 탈법행위로 무효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또한, 무효로 된 부분은 이전의 유효한 협약 내용이나 법정 기준으로 보충된다는 법리를 재확인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택시 운전 근로자 특례 조항):
- 이 조항은 일반택시 운전 업무 종사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규정합니다. 이는 운송수입금처럼 실적에 따라 변동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기본급 등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만으로 최저임금을 충족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본 판결은 이 특례 조항의 취지가 택시 운전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보장하고 무리한 운행을 방지하는 것임을 강조하며, 이를 회피하기 위한 형식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무효로 보았습니다.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 (강행규정성 및 일부무효):
-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 부분은 무효가 되며, 이 무효된 부분은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는 최저임금법이 강행규정임을 명시하고, 법 위반 시 해당 부분만 무효가 되고 법정 기준으로 보충된다는 원칙(일부무효의 특칙)입니다. 따라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로 판단되어도 단체협약 전체가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부분만 무효가 되고 이전의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됩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소정근로시간):
- '소정근로시간'은 법정 근로시간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합니다. 본 판결은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원칙적으로 자유롭지만, 강행법규(최저임금법)를 잠탈할 의도로 실제 근무 형태와 무관하게 형식적으로 정한 것은 효력을 부정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2조 제3항 (단체협약의 효력 존속):
-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만료되었더라도 새로운 협약이 체결되지 않았고 종전 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키는 별도 약정이 있다면 그 효력이 유지됩니다. 본 판결에서는 새로운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무효이므로, 유효한 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것과 같아 종전 2005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계속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임금 전액 지급의 원칙):
- 임금은 통화로 근로자에게 직접, 전액 지급되어야 합니다. 이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가지는 채권(예: 미납 사납금)으로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합니다. 본 판결은 회사의 상계 주장을 이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배척했습니다.
신의성실의 원칙 적용의 제한: 단체협약 등 노사 합의가 강행규정(최저임금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배척되기 위해서는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 적용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여야 합니다. 본 판결은 회사가 최저임금법 시행 이후에도 탈법적 방법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점 등을 들어 회사의 신의칙 위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소정근로시간의 진실성 확인: 단체협약이나 근로계약상 소정근로시간이 실제 근무 시간과 현저히 차이가 나며, 이것이 최저임금 회피 목적으로 형식적으로 단축된 것이라면 해당 합의는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실제 본인이 일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다시 따져볼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 산정 기준 변화 인지: 2019년 1월 1일 이후부터는 월 단위 임금의 최저임금 미달액을 산정할 때, 주휴시간을 포함한 월 200시간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본인의 임금이 이 기준에 미달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무효인 단체협약 조항의 대체: 만약 현재 적용되는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무효가 된다면, 해당 무효 부분은 이전의 유효한 단체협약 조항이나 법정 기준으로 대체되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과거의 단체협약 내용도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장/야간근로수당과 최저임금: 택시 운전 근로자의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은 최저임금 산입 대상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수당의 단축 합의가 반드시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으며, 전체적인 수입 감소 여부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퇴직금 재산정 가능성: 최저임금 미달로 인해 추가 임금을 받게 되는 경우, 퇴직 전 3개월간의 평균 임금이 증가하므로 퇴직금도 재산정되어 추가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퇴직금을 이미 수령했더라도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회사 채권과의 상계 불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가지는 채권(예: 미납 사납금, 초과 운송수입금 반환)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임금은 근로자에게 전액 지급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