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형사사건 · 노동
피고인 A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D을 판매원, 매장운영실장, 본사 주임 등으로 고용했습니다. 특히 D이 매장운영실장으로 근무한 기간에 대해 피고인은 D이 독립적인 위탁판매사업자였다고 주장하며 연차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1심 법원은 D의 매장운영실장 근무 기간도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고 피고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했지만 항소심 법원 역시 D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D은 2016년 9월부터 2016년 4월까지 피고인 회사 매장에서 판매원으로 근무한 뒤 2016년 5월부터 2017년 4월까지 G, H 매장에서 매장운영실장으로 근무했습니다. 이후 2017년 5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본사 영업2팀 주임으로 일했습니다. 피고인 회사는 D이 매장운영실장으로 일한 1년 동안은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며 따라서 연차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D은 매장운영실장 근무 역시 회사의 인사발령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며 실질적으로는 종전과 다름없이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였다고 주장하면서 미지급된 연차수당과 퇴직금을 청구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D이 매장운영실장으로 근무한 기간 동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피고인은 D이 위탁판매계약에 따른 독립사업자라고 주장하며 근로자성을 부인했고 지급 의무를 다툴 여지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며 원심의 판결(벌금 200만 원)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D이 매장운영실장으로 근무한 기간에도 실질적으로 주식회사 C의 근로자였다고 인정했으며 피고인이 연차수당과 퇴직금 지급 의무를 인식하고도 이를 지급하지 않은 '고의' 또한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 제공 관계의 실질을 중요하게 보아 D이 매장운영실장으로 일할 때에도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았고 업무 내용을 스스로 정하기 어려웠으며 회사가 비품 구입 비용이나 매장 운영 비용을 부담하는 등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법률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있었음에도 지급을 거절한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정의 및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법원은 계약의 형식이 고용, 도급, 위임 중 어떤 형태인지보다 '근로 제공 관계의 실질'을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즉, 근로자가 사업주에게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종속적인 관계'를 판단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D이 매장운영실장으로 근무할 때도 회사의 단체 채팅방을 통해 출퇴근 보고를 하고 업무 지시를 받거나 벌점을 부과받았고, 회사 비품을 사용했으며, 개인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고, 회사로부터 정기적인 교육을 받았다는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D을 근로자로 인정했습니다.
2.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 인정 여부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임금, 퇴직금 등 모든 금품을 14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는 사용자가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제44조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법 위반죄에서 '고의'가 있었는지를 판단할 때는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대해 다툴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는지,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당시 제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회사는 근로자성을 다투었지만 법원은 피고인이 D에게 퇴직금 정산 관련 고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 임금 및 퇴직금 청구를 받고도 합의를 시도하지 않은 점, 그리고 근로자성에 관한 법리가 이미 확립되어 있어 피고인 회사가 충분히 법률 자문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지급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미지급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