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 토지 수용 무효 확인 판결

B경제자유구역청장(피고)이 2015년 6월 25일 I지구 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승인 및 고시하자, 사업지구 내 토지 소유자였던 원고(A)는 이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토지 수용 목적이 공사대금 대물변제를 위한 것이어서 위법하며, 피고가 사업수행 능력이 없는 K 주식회사에 명의를 대여한 것이므로 사업시행자 지정 역시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소송상 이익을 인정했지만, 수용 목적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사업시행자 지정에도 하자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최종적으로 피고의 처분은 유효한 것으로 결론났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원고 선정당사자) 및 선정자 M: B경제자유구역 I지구 개발사업에 포함된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 B경제자유구역청장 (피고): B경제자유구역 I지구 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로서, 실시계획 승인 및 고시 처분을 내린 주체입니다.
• K 주식회사: B경제자유구역 I지구 개발사업의 협력자로서, 피고와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사업 자금 조달 및 수행에 참여했습니다.

분쟁 상황

2015년 6월 25일, B경제자유구역청장은 창원시 진해구 E 일원 약 1,680,520㎡(168만 제곱미터)에 대한 I지구 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승인하고 고시했습니다. 원고(A)는 이 사업지구 내에 답 354㎡ 등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2016년 11월 10일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로 해당 토지의 소유권이 B경제자유구역청장에게 이전되었습니다. 원고는 이 실시계획 승인 처분이 위법한 토지 수용 목적(대물변제)과 위법한 사업시행자 지정(명의 대여)이라는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를 가지고 있으므로 무효임을 확인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실시계획 승인 및 고시 처분의 무효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첫째 원고에게 이 처분의 무효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둘째 토지 수용의 목적이 대물변제를 위한 것이어서 위법한지, 셋째 피고가 사업시행자 지정 요건을 갖추지 못한 K 주식회사에 명의를 대여하여 사업을 시행하게 한 것이어서 사업시행자 지정이 위법한지에 대한 판단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먼저 피고가 제기한 본안전 항변, 즉 원고가 보상금을 수령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무효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으로 인해 토지 소유자는 자신의 토지가 수용되거나 이용관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해당 승인 처분의 효력을 다툴 법적 이익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본안 판단에서는 원고의 주장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 수용 목적의 위법성 주장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고시에서 민간자본 및 체비지 매각대금을 활용하는 재원 조달 계획이 명시되었고, 이 사건 토지는 체비지로 사용될 것이 예정되었으며 위치상 수용이 불가피했습니다. 피고와 K 주식회사 간의 협약에 따라 조성 토지를 K 또는 K이 지정하는 제3자에게 이전하여 총사업비를 회수하기로 한 약정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으며, 이러한 사정만으로 수용 목적이 위법하거나 수용권 남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원 조달 방식을 혼용방식 등으로 정할 수 있고, 개발사업 시행에 필요한 경우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2. 사업시행자 지정의 위법성 주장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고시에서 사업시행자를 피고로 변경하고 공영개발방식이 아닌 혼용방식으로 변경한 점, 피고와 K 주식회사 간 협약에서 각자의 책임과 의무가 명확히 규정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는 K 주식회사와 협력하여 각자의 업무와 책임을 실질적으로 수행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K 주식회사가 실질적인 사업시행자 역할을 했다거나 피고가 K 주식회사에 명의를 대여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사업시행자 지정에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 처분에 무효를 선언할 만한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 B경제자유구역청장이 2015년 6월 25일에 한 실시계획 승인 및 고시 처분은 무효가 아닌 유효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경제자유구역법) 제11조 제1항, 제13조 제2항: 이 법률은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의 실시계획이 승인되면 다른 관계 법령에 따른 여러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사업인정 고시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이는 사업 추진의 신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이 조항을 근거로 법원은 토지 소유자가 실시계획 승인으로 인해 자신의 토지가 수용될 수 있으므로, 그 승인 처분의 효력을 다툴 법적 이익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 경제자유구역법 제13조 제1항: 개발사업시행자가 토지를 수용할 수 있는 목적을 '개발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원고는 이 조항을 근거로 피고의 토지 수용 목적이 대물변제를 위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사업 계획에 따른 재원 조달 방식(체비지 활용 등)을 고려할 때 수용이 개발사업의 목적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3. 경제자유구역법 제8조의3, 같은 법 시행령 제6조의5: 이 법령들은 개발사업시행자가 갖추어야 할 요건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고는 K 주식회사가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피고가 명의를 대여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고와 K 주식회사 간의 협력이 명확한 업무 분담과 책임에 따른 것이고 피고가 실질적인 사업시행자로서 역할을 했다고 보아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4. 행정처분 무효 판단 기준 (대법원 판례)​: 대법원은 행정처분이 당연히 무효라고 하려면, 단순히 위법 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하자의 중대성과 명백성은 해당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수용 목적의 위법성이나 사업시행자 지정의 위법성이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토지 수용에 대한 보상금을 이미 수령했더라도, 공익사업 실시계획 승인 처분 자체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는 법적 이익은 여전히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보상금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법적 다툼이 끝나는 것은 아닙.
2. 개발사업의 재원 조달 방식은 토지 수용의 정당성 판단에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사업 계획서에 명시된 민간자본 유치, 체비지 매각, 환지 방식 등 재원 조달 및 토지 활용 계획을 면밀히 확인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공공기관이 사업시행자로 지정되었더라도,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혼용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 간의 협약 내용을 확인하여 누가 실질적인 사업의 주체이며 어떠한 책임과 역할을 분담하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업무 분담과 책임이 명확하다면 명의 대여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행정처분이 '무효'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단순한 위법성을 넘어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이어야 하며, 그 위법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해야 합니다. 이러한 요건은 매우 엄격하게 판단되므로, 단순히 위법하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무효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