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피고 병원에 복통으로 내원한 망인이 대장 천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관장액이 투여된 후 범복막염이 악화되고, 수술 후에도 고열의 원인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다가 결국 사망하자 망인의 아들이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병원 의료진이 망인의 장천공 가능성을 확인하지 않고 관장액을 추가 투여하여 복막염을 악화시킨 과실, 그리고 1차 수술 후 고열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하거나 상급병원 전원 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을 인정하여 병원의 책임을 40%로 제한하고 총 41,774,092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망인 C는 2013년 9월 26일 복통을 호소하며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습니다. 의료진은 복부 엑스레이 촬영 후 관장이 필요하다고 진단하여 두 차례 글리세린 및 모니락 시럽 관장액을 투여했습니다. 하지만 망인의 복통은 계속되었고, 같은 날 오후 복부 단층 촬영 결과 S자 결장 천공으로 인한 범복막염이 진단되어 1차 수술을 받았습니다. 1차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중 창상에서 녹색 분비물이 보였고, 2차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2013년 10월 16일 대장 천공, 범복막염에 따른 패혈증, 다장기 부전으로 사망했습니다. 이에 망인의 아들인 원고 A가 병원의 의료 과실로 인해 망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환자 C가 피고 병원에 내원했을 때 복통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지 않고 관장 치료를 하여 복막염을 악화시키고 장 천공에 대한 응급수술을 늦게 한 과실이 있는지, 1차 수술 후 감염 관리를 소홀히 하여 패혈증이 발생하게 한 과실이 있는지, 그리고 1차 수술 후 지속적인 고열에도 적극적인 치료나 상급병원 전원 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과실로 인해 망인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보았으나, 망인의 장천공 발생에 의료진의 직접적인 잘못이 개입했다고 보기 어렵고 응급수술 조치 등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 범위를 40%로 제한했습니다. 치료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위권으로 인해 원고가 청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판단했고, 장례비 1,774,092원, 망인의 위자료 30,000,000원, 원고의 위자료 10,000,000원을 합산하여 총 41,774,092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연손해금은 2013년 10월 16일부터 2018년 1월 23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이율이 적용됩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진단 및 치료 지연, 부적절한 관장액 투여, 그리고 수술 후 경과 관찰 소홀로 인한 과실을 인정하여 원고에게 총 41,774,092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사건은 의료진의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다루고 있습니다. 의료과실이란 의료인이 진료상 최선을 다해야 하는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환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를 말합니다. 여기서 주의의무는 환자의 증상, 당시의 의료 수준, 진료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의사가 통상적으로 기울여야 할 의무를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장천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관장액을 투여한 행위, 그리고 수술 후 고열의 원인 진단 및 치료를 지연한 행위가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또한 손해배상액 산정과 관련하여, 사망으로 인한 손해는 치료비, 장례비, 그리고 망인과 유가족의 위자료(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금)를 포함합니다. 이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위권이라는 법리가 적용되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은 치료비는 건강보험공단이 가해자(병원)에게 직접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되므로, 환자나 유가족이 직접 병원으로부터 해당 치료비를 다시 청구할 수는 없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원고가 청구한 치료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위권으로 인해 배상받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임제한은 가해자의 과실 외에 피해자의 기존 질환이나 기타 다른 원인이 손해 발생에 기여했을 경우, 가해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일정 부분 감경하는 법리입니다. 법원은 망인의 장천공 발생에 병원의 직접적인 잘못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병원의 책임을 40%로 제한했습니다.
만약 복통 등 중증으로 의심되는 증상으로 응급실을 방문했는데도 정확한 진단 없이 일반적인 처치(예: 관장)를 진행하려 한다면, 환자나 보호자는 진단 과정과 치료 계획에 대해 의료진에게 적극적으로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특히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될 경우, 추가적인 정밀 검사(예: CT 촬영)의 필요성을 문의하고, 상급 병원으로의 전원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체적으로 검토를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입원 치료 중 지속적인 고열이나 다른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료진에게 해당 증상의 원인과 치료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필요한 경우 다른 전문의의 의견을 구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진료 과정과 의료 기록을 꼼꼼히 확인하고 기록해 두는 것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