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용 고무 절단 기계 부품의 하자 주장 및 물품대금 반환 사건

이 사건은 원고 회사가 피고 회사로부터 타이어용 고무 절단 기계 부품 12개를 구매한 뒤, 일부 부품이 시험 가동 중 파손되자 제품의 하자를 주장하며 물품대금 8,047.2유로의 반환을 청구한 소송입니다. 피고는 원고의 구매대행을 했을 뿐 매매가 아니며 제품에 하자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와 피고 간의 계약을 매매계약으로 판단했으나, 파손이 제품 자체의 내재된 하자에 의한 것임을 원고가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보아 원고의 주된 청구와 예비적 청구(일부 물품대금 반환)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항소인): B 유한 책임회사 (헝가리에서 L 헝가리공장 등에 기계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
• 피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D (기계 부품 제작 및 도매업 회사)
• 피고 보조참가인: 주식회사 I (산업기계 제조 및 판매업 회사, 이 사건 물품의 실제 제작사)

분쟁 상황

원고 B사는 2018년 8월 27일 피고 D사에 'TIC 재질 2분할 나이프'(타이어용 고무 절단 기계 부품) 12개의 납품을 요청했습니다. 원고는 2018년 9월 17일에 대금 8,047.2유로를 송금했고, 같은 해 10월 2일경 물품을 수령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수령한 물품 중 2세트(4개)를 기계에 장착하여 시험 가동했으나 5분 만에 파손되었다고 주장하며, 물품의 하자 또는 피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고 물품대금 전액 또는 일부(6개 대금)의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원고가 피고 보조참가인으로부터 해당 물품을 구매해 줄 것을 위임받아 구매대행을 한 것이므로 매도인으로서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며, 물품에 하자가 없었고 파손은 원고의 설치상 잘못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와 피고 간의 계약이 물품 매매계약인지 아니면 구매대행계약인지 여부.
2. 원고가 구매한 기계 부품에 내재된 하자가 있어 파손된 것인지 아니면 원고의 설치상 잘못으로 파손된 것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와 피고 간의 계약을 물품 매매계약으로 인정하였으나, 원고가 물품의 내재된 하자를 명확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물품대금 반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따라서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다고 결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매매계약과 구매대행계약의 판단 기준: 본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이 구매대행이 아닌 매매계약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피고가 피고 보조참가인(실제 제작사)으로부터 받은 견적과는 다르게 '자신의 명의로' 원고에게 견적서를 다시 작성하여 보낸 점, 피고가 직접 물품 단가를 정해 고지한 점, 그리고 피고 보조참가인이 물품을 납품하면서 '피고를 공급받는 자로 하여'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점 등을 근거로 합니다. 일반적으로 구매대행 계약에서는 대행 수수료를 고지하고 실제 공급자의 단가를 원고에게 전달하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2.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민법 제580조)​: 물품 매매계약에서 물품에 하자가 있는 경우, 매수인은 그 하자로 인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 반환을 청구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물품에 '내재된' 하자가 존재해야 하며, 그 하자가 매도인의 책임 영역에 속함을 매수인(원고)이 입증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가 물품의 내재된 하자로 인해 파손되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원고가 물품의 재질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점, 뒤늦게 설명서를 받은 점, 피고 보조참가인의 다른 납품처에서는 하자가 문제 된 적이 없다는 점, 그리고 원고가 파손된 물품 중 일부를 제출하지 못한 점 등이 원고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3. 입증책임의 원칙: 소송에서 특정 사실을 주장하는 당사자는 그 사실이 존재함을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물품의 하자를 이유로 대금 반환을 청구했으므로, 물품에 하자가 있었고 그 하자가 매도인의 책임 범위 내에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시험 가동 중 파손된 사실은 입증했으나, 그 파손이 물품 자체의 하자에 기인한 것임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참고 사항

1. 물품 구매 시 계약의 성격 (매매 또는 구매대행)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견적서 발행 주체, 대금 산정 방식 (수수료 포함 여부), 세금계산서 발행 주체 등은 계약 성격을 판단하는 핵심적인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2. 물품의 하자를 주장하는 경우, 파손이나 고장 사실 자체를 넘어 해당 파손이 물품의 제조상 또는 설계상의 내재된 하자에 기인함을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사용 중 파손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3. 제품 사용 전에 제공된 설명서나 판매자의 지침을 충분히 숙지하고 그에 따라 정확하게 설치 및 사용하여야 합니다. 잘못된 사용이나 설치로 인한 손상은 하자담보책임을 주장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4. 하자 발생 시 파손된 물품을 임의로 처리하지 말고,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법정에서 증거로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가 일부 파손된 물품을 분실하여 제출하지 못한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5. 동일한 물품이 다른 사용자들에게도 공급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에게도 유사한 하자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제품의 하자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간접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6. 판매자가 나중에 대체품 샘플을 제공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판매자가 물품의 하자를 인정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과정에서 오간 대화나 문서 내용을 명확히 보관하여 추후 입증 자료로 활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