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 행정
소규모 편익장비 사업자가 군부대장과 계약을 맺고 장병 복지를 위한 PC게임기를 설치·운영해왔습니다. 이후 국방시설본부에서 사업자가 국유재산을 무단으로 점유·사용했다는 이유로 변상금 792,210원을 부과했습니다. 사업자는 자신이 적법한 계약에 따라 시설을 운영했으며, 행정기관의 공적인 견해 표명을 신뢰하고 행동한 것이므로 변상금 부과는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사업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변상금 부과 처분을 취소하고 소송 비용을 피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원고 A는 2015년부터 육군 B부대와, 2020년부터는 E부대와 각각 'PC게임기 설치·운영 계약'을 체결하고 장병 복지를 위한 편익장비를 운영해왔습니다. 특히 E부대에는 2022년 2월경부터 상당한 비용을 들여 휴게실 건물을 신축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국방시설본부 충청시설단장은 2023년 2월, 원고가 사용·수익 허가나 대부계약 없이 군부대 건물과 부지를 점유·사용했다는 이유로 국유재산법에 따라 변상금 792,210원을 부과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자신의 재산 사용이 적법한 계약에 따른 것이었으며, 행정기관의 공적인 견해 표명을 신뢰한 것이므로 변상금 부과는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군부대 내 소규모 편익장비 설치·운영 계약의 유효성 여부와 관련하여 사업자가 국유재산을 무단 점유·사용했는지, 그리고 변상금 부과 처분이 행정법상의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2023년 2월 14일에 부과한 변상금 792,210원 부과 처분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또한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하고, 이 변상금 부과 처분의 집행을 항소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하도록 결정했습니다.
법원은 국방부의 과거 지침과 각 군부대장들의 운영 방식, 그리고 원고의 그에 대한 신뢰 및 행동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2012년 국방부의 '소규모 복지장비는 국유재산 사용허가 대상이 아님'이라는 검토 결과와 2016년 이후에도 일선 부대에서 유연한 계약 체결 관행이 지속된 점을 고려했습니다. 원고가 이를 신뢰하여 PC게임기를 설치·운영하고 심지어 상당한 비용을 들여 휴게실 건물을 신축한 점은 신뢰할 만한 행위에 해당하며, 변상금 부과 처분이 이러한 원고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신뢰 이익을 침해하여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된다고 보았습니다. 국유재산 관리에 필요한 조치는 변상금 부과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가능하다고 판단되어 공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신뢰보호원칙'이 주요하게 적용되었습니다. 신뢰보호원칙은 행정기본법 제12조 제1항에 '행정청은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에 대한 국민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신뢰를 보호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행정기관이 국민에게 어떤 약속이나 언동을 통해 신뢰를 주었고, 국민이 이를 믿고 행동했는데, 나중에 행정기관이 이전의 입장과 다른 처분을 하여 국민의 이익이 침해될 경우, 특별한 공익상의 필요가 없다면 국민의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국방부의 2012년 지침과 이후 일선 부대에서의 계약 관행을 '공적인 견해표명'으로 보았고, 원고가 이를 신뢰하여 PC게임기 설치·운영 및 휴게실 건물 신축에 투자한 것을 '정당한 신뢰와 그에 기초한 행위'로 인정했습니다. 또한 변상금을 부과하지 않더라도 국유재산 관리의 공익이 현저히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신뢰보호원칙에 따라 변상금 부과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행정기관과의 계약이나 행위 시에는 관련 지침과 법령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나 본 사례처럼 행정기관의 과거 공적인 견해 표명이나 일관된 관행이 있었다면, 설사 형식적인 법 절차가 완벽하지 않았더라도 신뢰보호원칙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유사한 상황에서는 행정기관의 공식적인 문서, 담당자의 지위와 당시의 관행, 그리고 그에 따른 자신의 투자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행정청의 지침이 변경되었더라도, 일선에서 그 지침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고 있었는지, 그리고 변경된 지침에 대한 유예기간이나 전환 조치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 사례는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표명 판단 시 행정조직상의 형식적인 권한분장에 구애되지 않고 실질에 의해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