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서울대학교병원이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국가연구개발사업인 '재생의료 임상연구 기반조성 사업'의 최종 선정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사업 공고 요건 변경의 위법성, 선정 절차 미준수, 경쟁기관의 GMP 시설 요건 미충족, 세포처리시설 허가 미충족, 평가단 구성의 위법성 등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서울대학교병원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연구개발사업 선정에 대한 행정청의 폭넓은 재량권을 인정하고, RFP 변경 절차 및 평가 과정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판단했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2022년 4월 15일 '2022년도 제2차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신규지원 대상과제 통합공고'를 발표했습니다. 이 중 '재생의료 인프라 공동활용 지원사업' 과제에 서울대학교병원, 의료법인 A의 B병원, D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각각 연구과제를 신청했습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전문기관)은 총 9인의 평가위원으로 구성된 과제평가단을 통해 이들 과제를 평가했고, 그 결과 D대학교가 1위, B병원이 2위, 서울대학교병원이 3위로 평가되었습니다. 이후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위원회 내 전문위원회는 B병원과 D대학교의 신청 과제를 예비선정 대상과제로 공지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자신의 신청 과제가 선정되지 못하자 2022년 6월 21일 국가연구개발혁신법에 따라 B병원에 명백한 결격사유가 있다는 취지로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며, 8월 5일에는 감사원에 진흥원의 업무 수행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내용을 제보했습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8월 9일 전문위원회를 개최하여 서울대학교병원의 이의신청이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진흥원과 B병원은 2022년 9월 19일 최종 협약을 체결했으며, 서울대학교병원은 이 협약 체결 처분(최종 선정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사업제안요구서(RFP) 요건 변경 과정이 적법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연구과제 선정 절차가 규정에 맞게 준수되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보조참가인인 B병원이 사업 지원 요건인 '병원 내 GMP 시설 보유'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GMP 시설 보유 요건'에 '세포처리시설 및 인체세포등관리업 허가'도 포함되는지 여부입니다. 마지막으로, 연구과제 평가단의 구성에 위법성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서울대학교병원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세부적인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의 소송 제기 이익(원고적격) 인정: 법원은 서울대학교병원과 의료법인 A가 사업 선정에 있어 경쟁 관계에 있었으므로, B병원에 대한 선정 처분이 취소될 경우 서울대학교병원이 선정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아 원고에게 소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 RFP 요건 변경의 적법성: 법원은 RFP 사전 공시는 의견 수렴 절차에 불과하며, 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변경이 가능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제약·바이오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위원회가 사업의 목적 등을 고려하여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했으므로, RFP 요건 변경에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참가인의 GMP 시설 보유 요건 충족 여부 및 선정 절차 준수: 법원은 이 사건 연구개발사업의 목적이 '임상시험용 의약품 개발 또는 임상연구 활성화'임을 고려할 때, 'GMP 시설 보유' 기준은 약사법상 '임상시험용 의약품 GMP 시설 보유'라고 해석했습니다. 피고에게는 과제 심사 방법이나 기준에 폭넓은 재량이 인정되며, 참가인이 제출한 연구개발계획서상의 GMP 시설 운영 관련 자료(과거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 내역, 관련 허가 자료, 시설 도면 등)를 바탕으로 GMP 시설을 보유했다고 판단한 것은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또한 P사와 참가인 간의 공동연구 및 시설이용 계약 등을 종합할 때 GMP 시설 보유의 주체는 참가인이라고 보았습니다. 사전검토 단계에서 GMP 시설 보유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더라도 선정 평가 단계에서 평가단이 이를 검토했으므로 중대한 절차상 하자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4. 세포처리시설 및 인체세포등관리업 허가 요건 포함 여부: 법원은 이 사건 통합공고에서 지원 대상을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 중 병원 내 GMP 시설 보유기관'으로 한정했으므로, 세포처리시설 및 인체세포등관리업 허가가 지원 요건에 포함되지 않음이 명백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GMP와 도입 목적·기능이 다른 별개의 허가이며, 사업 지원에 반드시 필요한 요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5. 평가단 구성의 위법 여부: 법원은 관련 규정에 따라 평가위원 후보자 중에서 무작위 추출 및 전문성 검증을 거쳐 과제평가단이 구성·확정되었고, 분야별 전문가가 균형 있게 선정되었으므로 평가단 구성에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의 주장은 단순한 추측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보건복지부장관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선정 처분에 대해 재량권 일탈·남용이나 절차상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여 서울대학교병원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는 국가 연구개발사업 선정과 같은 전문성과 정책적 판단이 요구되는 행정 처분에 대해 법원이 행정청의 폭넓은 재량을 존중하는 경향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8조 제1항, 제22조 및 보건의료기술진흥법 제7조, 제5조,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9조: 이 법령들은 보건복지부장관이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같은 전문기관을 지정하여 사업의 조사, 기획, 평가 및 관리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근거가 됩니다. 또한 연구개발사업의 신규지원 대상 과제 공고의 법적 근거를 제공합니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14조 제6항: 연구개발과제 선정 등과 관련하여 불복이 있는 경우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는 절차적 권리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의료법 제33조: 원고인 서울대학교병원과 피고보조참가인인 의료법인 A가 의료법인으로서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설명합니다.
약사법 제31조 제1항, 제34조 제1항 및 제3항 제2호,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의약품 안전규칙) 제4조 제1항 제6호, 제30조 제1항 제9호: 이 법규들은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과 임상시험용 의약품 제조에 관한 기준을 다룹니다. 특히 임상시험용 의약품은 총리령으로 정하는 적합한 제조시설에서 제조되어야 하며, GMP 기준에 맞게 제조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병원 내 GMP 시설 보유' 요건의 의미와 참가인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단재생바이오법) 제15조 제1항, 제28조 제1항: 이 법은 인체세포 등을 처리하여 재생의료기관에 공급하는 '세포처리시설'과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원료로 공급하는 '인체세포등 관리업'의 허가 요건을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GMP 시설 보유' 요건에 이러한 허가가 포함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경원관계의 법리: 여러 사람이 수익적 행정처분(이익이 되는 행정 결정)을 신청하여 한 사람에게만 처분이 가능한 경우, 처분을 받지 못한 사람은 자신에 대한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 즉 원고적격이 인정된다는 법리입니다. 이는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두27517 판결 등에서 확립된 것으로, 이 사건에서 서울대학교병원의 소송 제기 이익을 인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행정청의 재량권 존중: 행정청의 전문적인 평가 결과는 그 판단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이 그 당부를 심사하기에 적절하지 않으므로 가급적 존중되어야 한다는 법리입니다.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6두57564 판결 등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이 사건에서 연구개발사업 선정과 같은 전문 분야에 대한 보건복지부장관의 판단이 존중된 배경이 됩니다.
유사한 국가 연구개발사업 지원 및 선정 관련 문제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