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대학교 교수의 부당한 파면 처분 취소 판결

D대학교 A 교수는 비위 행위로 파면 처분을 받았습니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A 교수의 파면 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으나, 법원은 징계 절차의 위법성은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성희롱, 품위유지 위반, 직무 태만 등 징계 사유는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파면 처분이 비위의 정도에 비해 과도하여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법원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기각 결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D대학교 부교수로 재직 중 파면 처분을 받은 교원
• 피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원고의 파면 처분 취소 소청심사 청구를 기각한 행정기관
• 피고보조참가인 학교법인 B: D대학교를 설치·운영하며 원고에게 파면 처분을 내린 학교법인

분쟁 상황

D대학교는 2018년 11월 원고 A 교수에 대한 비위행위 제보를 받고 내부 감사를 진행했습니다. 이사회 의결을 거쳐 D대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원고의 파면을 의결했고 학교법인은 2019년 2월 28일 원고를 파면했습니다. 파면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제1 징계사유 (성희롱): 2017년 4월 21일 저녁 회식자리에서 여교수와 여직원에게 '뽀뽀해 주면 마셔줄게'라고 말하고 노래방에서 여직원의 허리를 함부로 안는 등의 행동을 했습니다.
2. 제2 징계사유 (품위유지 위반): 2017년 3월 말 신임교원 환영회에서 신임교수(F)에게 출신학교를 언급하며 모욕적인 발언을 하고 '나가라'는 취지의 건배사를 제안했습니다. 또한 2018년 6월 법인사무처장에게 '여기는 내 학교인데... 당신을 올해 안에 내보내겠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과 'D대학교는 내 거다' '저 사람은 올해 안에 내보내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습니다.
3. 제3 징계사유 (직무태만): 2015년부터 2018년 2학기까지 학사지도교수 운영규정에 따른 학생 개별 면담 결과를 종합정보시스템에 입력한 횟수가 규정(매학기 2회 이상)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원고는 2019년 3월 13일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파면 취소 심사를 청구했으나 위원회는 징계 절차상 하자가 없고 제1~3 징계 사유가 인정되며 징계 양정이 과중하지 않다는 이유로 2019년 6월 5일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기각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징계 절차의 위법성 여부 (성희롱 처리 규정 준수 여부, 소명 기회 부여 여부)
2. 징계 사유의 존재 여부 (성희롱, 품위유지 위반, 직무 태만)
3. 징계 양정의 적정성 여부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법원의 판단

피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2019년 6월 5일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파면처분취소 청구사건에 관하여 한 결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원고에 대한 파면 징계 절차에 중대한 하자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회식 자리에서 성희롱 행위를 하고 신임 교원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하며 학교 내에서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은 점 학생 면담 규정을 지키지 않은 점 등 징계 사유는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파면은 가장 무거운 징계로서 교원 신분을 박탈하고 경제적 불이익 및 재임용 제한 등 추가 불이익이 따릅니다. 원고의 성희롱이 반복적이지 않고 다른 직무 평가를 고려해 재임용되었던 점 약 15년간 근무하며 징계 전력이 없고 우수 교원 표창을 받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파면 처분은 비위의 정도에 비해 과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파면 처분이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므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기각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양성평등기본법 제31조 제1항: 국가기관등의 장은 성희롱 방지 및 피해 구제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소속 기관에 성희롱 예방 및 처리 전담 기구를 두거나 담당자를 지정하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D대학교는 양성평등센터 및 성윤리위원회를 두었으나 이들 기구의 조사·심의 절차가 징계 절차 이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적 절차는 아니라고 판단되었습니다. 즉 규정상 필수 절차가 아니라면 이를 거치지 않았다고 해서 징계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2. 성희롱의 성립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은 행위자의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어도 당사자의 관계 장소 상황 상대방의 반응 행위의 내용과 정도 지속성 등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 있고 실제로 상대방이 그러한 감정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성립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뽀뽀해 주면 마셔줄게' 발언 및 허리 안는 행위가 이러한 법리에 따라 성희롱으로 인정되었습니다.
3. 징계 사유에 대한 증명책임 및 증명 정도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증명책임은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습니다. 증명은 자연과학적 증명처럼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사건에서 증인들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이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4. 교원의 품위유지 의무: 교원은 고도의 직업윤리 의식과 도덕성이 요구되며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가중된 품위유지 의무를 가집니다. 원고의 신임 교원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과 협박성 언행은 이러한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5. 직무상의 의무 위반 (성실의무): 사립학교 교원에게는 학사지도교수 운영규정 등 교내 규정을 준수할 직무상의 의무가 있습니다. 원고가 학생 개별 면담 결과를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은 행위는 이러한 성실 의무 위반에 해당합니다.
6. 징계 재량권의 일탈·남용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두16107 판결 등 참조): 징계 처분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나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법합니다. 특히 '파면'은 가장 무거운 징계로서 교원 신분 박탈 외에 퇴직급여 제한(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 제42조 제1항, 공무원연금법 제65조 제1항 제2호 참조) 공직 취임 5년간 제한(사립학교법 제54조의3 제1항 제4호, 교육공무원법 제10조의4 제1호,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7호 참조) 등 추가적인 불이익이 따르므로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의 목적 행위자의 평소 행실(징계 전력 근무 기간 표창 업적 등) 및 그 외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임만으로도 목적 달성이 가능하다면 파면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의 비위가 중대하지만 성희롱의 반복성 부족 재임용 결정 당시의 고려 오랜 근무 기간과 징계 전력 없음 우수 표창 등 긍정적 요소들을 종합하여 파면이 과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성희롱 행위는 가해자의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어도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객관적인 상황이라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행위의 내용 장소 상황 상대방의 반응 지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징계 절차에서 소명의 기회는 충분히 제공되어야 하지만 형식적인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았더라도 실질적으로 소명 기회가 주어졌다면 절차상 하자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징계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해당 징계가 사회 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되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징계 처분의 수위는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 목적 행위자의 평소 근무 태도 징계 전력 포상 실적 연구 업적 등 여러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특히 파면은 교원 신분 박탈 외에 경제적 불이익 및 재임용 제한 등 추가적인 불이익이 따르는 가장 무거운 징계이므로 비위의 정도에 비해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취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피해자가 성희롱 피해 직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더라도 2차 피해 우려 등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증언의 신빙성은 구체성 일관성 다른 증거와의 부합 여부 진술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특히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되고 구체적이라면 높은 신빙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가해자에게 유리한 타 교원들의 진술이라도 그 신빙성은 객관적인 상황과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배척될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