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 지원사업 불성실 수행에 따른 환수 및 참여 제한 판결

환경오염 방지시설업을 하는 A 주식회사가 중소기업 기술개발사업에 선정되어 정부출연금을 받았으나, 과제 수행 중 사업계획서에 명시된 개발 목표(정수처리시스템의 적용 대상이 '원수')를 임의로 '배출수'로 변경하고, 사용 예정 약품의 미등록 문제가 발생하여 과제 중단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에 피고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이 A 주식회사에 정부출연금 39,625,442원 환수 및 원고 회사 대표이사 B, 부연구소장 C을 포함한 원고들 모두에게 3년간 기술개발사업 참여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들은 이러한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를 청구했지만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환경오염 방지시설업 등을 영위하며 정부 기술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한 회사입니다.
• 원고 B: A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입니다.
• 원고 C: A 주식회사의 부연구소장입니다.
• 피고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촉진 및 정보화 경영을 지원하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장으로서, 기술혁신 촉진 지원사업의 참여 제한 및 출연금 환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기관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 주식회사는 2015년 중소벤처기업부의 'E' 기술개발사업에 선정되어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과 협약을 맺고 정부출연금 78,048,000원을 지급받아 '가중응집제를 이용한 초고속 정수처리시스템' 개발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12월, 관리기관인 충북지방중소기업청의 진도점검 결과 과제에 대한 '보류' 판정을 받았고, 이후 피고의 특별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중단' 판정을 받았습니다. 중단 사유는 주로 개발 대상인 '원수'를 '배출수'로 임의 변경하려 한 점과 주요 약품인 폴리머가 수처리제로 미등록된 점 등이었습니다. 원고들은 이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었고, 결국 피고는 2018년 7월 원고 회사에 출연금 39,625,442원 환수 및 원고들 모두에게 3년의 기술개발사업 참여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해당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원고 A 주식회사가 정부 지원을 받은 기술개발 과제를 사업계획서 및 협약 내용대로 성실하게 수행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개발 대상인 물의 종류('원수'에서 '배출수'로) 변경이 임의적이고 불성실한 수행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해당 변경에 대해 수요기관의 명시적인 승인이 있었는지 여부, 또한 개발에 사용될 약품의 등록 여부가 과제 수행의 적정성에 미치는 영향 등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출연금 환수 및 참여 제한 처분이 적법한지 판단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의 정부출연금 환수 및 기술개발사업 참여 제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재판부는 원고 회사가 기술개발 협약 및 사업계획서에 따라 '원수'를 대상으로 '정수처리시스템'을 개발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승인 없이 '배출수'를 대상으로 '배출수처리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으로 연구 목표를 변경하려고 시도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핵심 약품이 수처리제로 미등록된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들의 연구개발 과정이 불성실하게 수행되어 그 결과가 극히 불량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구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 제31조 제1항 제1호 및 시행령 제20조 제2항 [별표 2] 제1호 (가)목, 구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 운영요령 제30조 제1항 [별표 3] 제1호 (가)목: 이 법령들은 연구개발의 결과가 극히 불량하여 중소기업청장이 실시하는 평가에 따라 실패 또는 중단된 사업으로 결정된 경우, 특히 연구개발 과정을 불성실하게 수행하여 그 결과가 극히 불량한 경우에 정부 출연금을 환수하고 해당 기업 및 관련자들의 기술개발사업 참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 회사가 사업계획을 임의 변경하고 미등록 약품을 사용하려 하는 등 과제를 불성실하게 수행했다고 보아 이 규정들이 적용되었습니다.
2. 행정청의 전문적 판단 존중 원칙: 법원은 행정청이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대해 전문적인 판단을 내린 경우, 그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이러한 전문적 판단에 기초한 행정처분은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 아닌 이상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법리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기술개발 과제의 평가위원들이 내린 판단이 전문성과 객관성을 갖추었다고 보고 이를 존중했습니다.

참고 사항

정부 지원금을 받아 기술개발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1. 사업계획서와 협약 내용은 매우 중요하므로, 명시된 개발 목표, 범위, 대상 등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2. 연구 개발 과정에서 사업계획서나 협약서의 핵심적인 내용을 변경해야 할 필요가 생기면, 반드시 해당 사업의 주관기관(이 사건에서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고 공식적인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임의적인 변경은 불성실 수행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3. 개발 기술에 사용될 주요 재료나 약품 등이 관련 법규에 따라 인허가나 등록이 필요한 경우, 사업 초기 단계부터 이러한 법적 요건 충족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반영해야 합니다.
4. 기술개발 과제 평가 시 평가위원회의 전문적 판단은 특별한 오류가 없는 한 존중되므로, 과제 수행 과정 및 결과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고 논리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수요기관과의 협의 내용 또한 구두 합의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서면으로 명확히 기록해 두어 오해의 소지를 없애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