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개발지구 오피스텔 건축주 수도시설 비용 부담 분쟁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조성한 택지에서 오피스텔 및 근린상가를 건축한 원고들에게 강릉시장이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과했으나, 대법원은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므로 원고들은 납부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고 해당 부과 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판결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주식회사 A, 주식회사 B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택지를 분양받아 오피스텔 및 근린상가를 건축한 사업자)
• 피고들: 강릉시장, 강릉시 (원고들에게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한 행정기관)
• 한국토지주택공사: (C 주택지구 조성사업을 시행한 기관)

분쟁 상황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강릉시 일원에서 'C 주택지구 조성사업'을 시행했습니다. 원고 주식회사 A는 2015년 3월 11일, 원고 주식회사 B는 2015년 9월 22일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해당 택지개발사업지구 내 준주거용지를 분양받아 오피스텔 및 근린상가를 건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고 A는 2015년 12월경, 원고 B는 2016년 8월 5일 강릉시장에게 급수공사를 신청했습니다. 이에 강릉시장은 수도법 및 관련 조례에 근거하여 원고 A에게 44,624,000원, 원고 B에게 44,624,000원의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각각 부과했습니다. 원고들은 이 부과 처분이 위법하다며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택지개발사업 시행자로부터 조성된 토지를 분양받아 건축물을 건축한 자가 수도법령에 따른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2. 납부 의무자가 아닌 자를 상대방으로 한 상수도원인자부담금 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들이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 의무자가 아니며 이 사건 각 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합니다.

결론

대법원은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사업으로 조성된 토지에 그 사업계획에서 정해진 건축물을 건축한 경우,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 의무는 주택지구 조성사업의 시행자(한국토지주택공사)에게 있으며, 조성된 토지를 분양받아 건축한 자(원고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부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납부 의무자가 아닌 자에게 부과된 처분은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수도법 제71조 제1항 (원인자부담금)​: 이 조항은 수도공사에 비용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자에게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수도시설의 신설이나 증설 등의 원인'은 주택지구가 조성될 때 발생하는 것이며, 개별 건축사업자가 건축물을 건축했을 때 비로소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해석했습니다. 따라서 원인 제공자는 택지를 조성한 사업 시행자로 보았습니다.
2. 구 보금자리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 이 법은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사업이 택지개발사업의 일종이며, 지구계획에 건축물의 규모 및 용도가 예정되어 있음을 명시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 주택지구 조성사업이 시행될 때 이미 수도시설의 원인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해당 부담금은 주택지구 조성사업의 시행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3. 행정처분 당연무효 법리: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려면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이면서 동시에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 의무자가 아닌 자에게 부과된 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처분의 전제가 되는 납부 의무 자체의 부존재를 다루는 것이므로 그 하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4. 조례의 한계: 수도법 제71조 제2항 및 수도법 시행령 제65조 제3항, 제5항, 제6항은 상수도원인자부담금 산정 기준을 조례로 위임하고 있을 뿐이며, 조례가 상위 법령의 위임 없이 납부 의무자의 범위를 확장할 수는 없다고 법원은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는 조례가 상위법령의 범위를 넘어서는 내용을 규정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참고 사항

1. 택지개발사업으로 조성된 토지를 분양받아 건축물을 지을 때, 수도시설 설치에 필요한 '원인자부담금'은 원칙적으로 해당 택지를 조성한 사업 시행자(예: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 만약 원래의 택지개발사업 계획에서 예정된 건축물의 규모나 용도를 초과하여 건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조성된 토지를 분양받아 건축하는 개별 건축주에게는 별도의 원인자부담금 납부 의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3. 따라서 건축물을 짓고 급수 신청 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원인자부담금 부과 통보를 받았다면, 해당 택지개발사업의 전체 계획과 본인의 건축 행위가 그 계획 범위 내에 있는지, 그리고 원인자부담금 납부 의무가 원래 누구에게 있었는지 여부를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4. 납부 의무가 없는 자에게 부과된 행정처분은 '당연무효'로 판단될 수 있으므로, 유사한 상황에서 부당한 부담금을 납부하라는 요구를 받으면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법적 대응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