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사업지 내 묘지 이장을 둘러싼 연고자 주장 다툼 사건

E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원고 회사가 사업부지 내 묘지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피고들이 특정 분묘 13기에 대해 자신들이 종중의 일원으로서 연고권을 가진다고 주장하며 이장을 막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이 해당 분묘들의 연고자가 아님을 확인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이 주장하는 분묘가 실제 그들의 선조 분묘임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고, 분묘를 사실상 관리해왔다는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피고들이 해당 분묘들의 연고자가 아님을 확인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영천시 D 일원에서 E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시행사로, 사업부지 내 분묘 이장 업무를 수행)
• 피고: B, C (O종중의 구성원인 종원으로서, 이 사건 사업부지 내 분묘 13기에 대한 연고권을 주장)

분쟁 상황

원고인 개발사업 시행사는 E 조성사업을 위해 사업부지 내 분묘들을 이장해야 했습니다. 원고는 법률에 따라 분묘 개장 공고를 하고 일부 무연고 분묘에 대한 개장 허가를 받아 이장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들이 O종중의 종원으로서 사업부지 내 특정 분묘 13기에 대해 자신들이 연고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개장 허가에 이의를 제기했고, 이로 인해 원고는 해당 분묘들에 대한 개장 허가를 받지 못하여 사업 진행에 차질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의 연고권 주장을 배제하고 해당 분묘들을 무연고 분묘로 처리하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입니다.

핵심 쟁점

개발사업 시행사가 사업부지 내 분묘 13기에 대해 피고들이 연고자가 아님을 확인받아 무연고 분묘로 처리하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지 여부 및 피고들이 O종중의 종원으로서 해당 분묘들의 연고자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들이 별지 목록에 기재된 각 분묘에 관하여 연고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함을 확인하며, 소송 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주장하는 분묘가 실제 자신들의 선조 분묘이거나 피고들이 이를 관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미 다른 연고자가 분묘 이장 신고를 하고 보상금을 수령했거나, 족보상 기재된 분묘 위치가 실제와 다르다는 점, 분묘 주변이 잡목과 수풀로 우거져 봉분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 등이 확인되었습니다. 피고들이 제출한 봉제사 사진도 해당 분묘에 대한 것이 아님이 명백했고, 피고들 스스로도 분묘 위치를 정확히 특정하여 관리하지 못했음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피고들이 이 사건 분묘의 종손 또는 절가된 조상들의 차종손이라는 사실도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법원은 피고들이 이 사건 분묘 13기의 연고자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은 분묘의 연고권과 관련한 법적 원칙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1. 소극적 확인의 소에서의 입증 책임: 원고가 피고들의 연고권 주장을 부정하는 '소극적 확인의 소'를 제기한 경우, 피고들이 자신의 권리(분묘 연고권) 발생 원인 사실을 주장하고 이를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 즉, 이 사건에서 피고들이 자신들이 해당 분묘들의 연고자가 맞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2. 분묘 수호·관리 권리의 관습법상 원칙: 구 관습법상 선조의 분묘를 수호하고 관리할 권리는 일반적으로 종손에게 있습니다. 만약 종손이 제사를 주재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이 원칙이 유지됩니다. 종손이 사망하여 대가 끊긴 경우에는 차종손이 종가의 제사를 상속하며 분묘 수호권도 상속됩니다. 피고들은 자신이 종손 또는 차종손임을 증명하지 못하여 이러한 법리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3. 입증의 부족: 법원은 피고들이 주장하는 족보상 기재나 구전만으로는 연고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이미 다른 연고자가 이장 신고를 하고 보상금을 수령한 기록이 있거나, 족보상 분묘 위치와 실제 위치가 상이하고, 분묘의 관리 상태가 미흡하여 봉분이 보이지 않는 경우 등은 연고권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불충분한 증거로 보았습니다. 족보가 분묘의 위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일 수 있으나, 그 기재 이후의 이장 내역 등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실제 현황 및 과거 처리 이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정확한 분묘 정보 확인의 중요성: 분묘의 정확한 위치, 매장된 사람, 과거 이장 이력 등을 객관적인 자료(제적등본, 매장 및 이장 기록, 보상금 수령 기록 등)를 통해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족보의 내용 또한 중요하지만, 실제 분묘의 현황 및 과거 처리 이력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반드시 교차 확인해야 합니다.
2. 연고자 주장 시 충분한 증거 확보: 분묘의 연고권을 주장하는 경우, 자신이 해당 분묘의 종손 또는 법적으로 인정되는 관리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준비해야 합니다. 단순한 혈연 관계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제 분묘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제사를 지내왔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연고를 증명하는 사진, 증언, 족보에 기재된 정확한 위치와 관리 이력 등)가 필요합니다. 이때 증거는 명확하게 해당 분묘와 관련된 것이어야 합니다.
3. 분묘 관리의 중요성: 분묘를 오랫동안 관리하지 않아 봉분이 훼손되거나 잡목이 우거져 분묘의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 연고권 주장의 신뢰도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벌초, 성묘 등 관리 노력을 기울이고 이를 증명할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4. 개발 사업 시 적법한 절차 준수: 개발 사업 시행사는 무연고 분묘 처리 시 「장사 등에 관한 법률」등 관련 법령에 따른 개장 공고 절차를 철저히 이행해야 합니다. 공고 내용과 기간, 방법 등을 정확히 준수하여 추후 분쟁 발생 시 적법한 절차 이행을 증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