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전기사 최저임금 미달 임금 및 퇴직금 청구 사건

택시 운송회사는 최저임금법 개정 이후,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최저임금 산정에서 제외되는 상황에서, 실제 근무형태의 변화 없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를 통해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려 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합의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려는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전직 택시 운전근로자들에게 단축 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 미달액과 이에 기초한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며, 회사의 신의성실 원칙 위반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피고 회사에서 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다 퇴사한 전직 근로자들
• 피고 (E 주식회사): 경북 칠곡군에서 택시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

분쟁 상황

피고 회사에서 택시 운전근로자들은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습니다. 2007년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택시 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 운송수입금)이 제외되는 특례조항이 2012년 7월 1일부터 적용되자, 피고와 노동조합은 2012년, 2016년, 2019년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종전 1일 16시간에서 1.5시간 또는 1.8시간으로 단축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와는 무관하게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려는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단축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미지급된 최저임금과 퇴직금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사납금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사 합의의 결과이며, 원고들의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다투었습니다.

핵심 쟁점

택시 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와 그에 따른 최저임금 미달액 및 미지급 퇴직금의 산정 방법, 그리고 이러한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별지1 인용금액표에 기재된 각 인용금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20년 3월 19일부터 2021년 9월 16일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의 3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적 성격을 강조하며, 실제 근로형태 변화 없이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단축하여 최저임금 지급 의무를 회피하려는 합의는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운전근로자들의 미지급 최저임금과 퇴직금 청구를 일부 인용하여, 회사가 법정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는 여러 중요한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3항, 제5항 및 시행령 제5조의3: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미달하는 계약 부분은 무효가 되고 법정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봅니다. 일반택시 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정 시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 운송수입금)은 제외됩니다. 이는 택시 운전근로자의 임금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7호, 제8호, 제50조, 제55조 제1항: '소정근로시간'의 정의와 법정 기준근로시간, 그리고 유급 주휴일 및 주휴수당에 대한 근거 규정입니다. 2019년 1월 1일 이후부터는 최저임금 산정을 위한 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에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이 포함됩니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2조 제3항, 제33조: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에 관한 규범적 부분은 근로계약 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효력을 가지며, 새로운 단체협약이 무효인 경우 종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여전히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 신의성실의 원칙 (민법 제2조)​: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해야 하지만, 최저임금법과 같은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가 된 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강행규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 평균임금 산정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퇴직금 등의 산정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은 단순히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지급되어야 할 최저임금 미달액까지 포함하여 계산되어야 합니다. 또한, '통상임금'은 법이 정한 개념으로 노사 합의로 그 의미나 범위를 임의로 변경할 수 없습니다.

참고 사항

최저임금법은 근로자의 최소 생활을 보장하는 강행규정이므로, 이를 회피하려는 노사 간의 합의는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특히 택시 운전업무와 같이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최저임금 산정에서 제외되는 경우, 고정급이 법정 최저임금 수준 이상이 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근로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형식적으로 단축하는 합의는 최저임금법의 입법 취지에 반하는 탈법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2019년 1월 1일 이후부터는 최저임금 산정 시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도 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에 포함되므로, 임금 계산 시 이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퇴직금은 단순히 지급받은 임금뿐 아니라 법적으로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최저임금 미달액까지 포함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하므로, 부당하게 적은 임금을 받은 경우 퇴직금 역시 재산정될 수 있습니다.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만을 이유로 법정 최저임금 지급 의무를 회피하거나, 강행규정 위반 합의의 무효 주장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