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대구도시공사가 발주한 대규모 아파트 건설공사 입찰에서 원고인 A 건설사가 다른 건설사와 담합하여 공사를 낙찰받았습니다. 이 담합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62억 7,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별도로 형사소송에서는 벌금 1억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대구도시공사는 A 건설사에 대해 9개월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내렸고, A 건설사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대구도시공사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에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고, 불리하게 변경된 개정 법령을 소급 적용한 것도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A 건설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대구도시공사가 2008년 4월에 공고한 대구 죽곡2지구 공동주택 건립공사 입찰에서 원고인 A 건설사가 벽산건설 등과 사전에 입찰 가격을 합의하는 담합 행위를 벌여 이 공사를 낙찰받았습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62억 7,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A 건설사는 관련 행정소송에서 시정명령 등이 취소되는 판결을 받았으나, 형사소송에서는 벌금 1억 원이 확정되었습니다. 2013년 6월, 대구도시공사는 이러한 담합 행위를 이유로 A 건설사에 9개월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내렸고, A 건설사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피고(대구도시공사)가 원고(A 건설사)에 내린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시 법에서 정한 계약심의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그리고 부정당업자 제재 사실을 '지정정보처리장치'에 게재하도록 변경된 법령을 과거 담합 행위에 소급 적용한 것이 위법한지 여부가 주요하게 다뤄졌습니다.
법원은 피고 대구도시공사가 2013년 6월 19일 원고 주식회사 A에 대해 내린 9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며, 해당 처분은 항소심 판결 선고 시까지 그 집행을 정지한다고 결정했습니다.
법원은 대구도시공사가 A 건설사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릴 때 법령에서 정한 계약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것이 중대한 절차상 하자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담합 행위가 발생한 시점의 법령에서는 부정당업자 제재 사실을 지정정보처리장치(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등)에 게재하지 않도록 규정했으나, 처분 시에는 게재하도록 법령이 개정된 상태였는데, 법원은 이 개정 법령을 소급 적용하여 불이익을 주는 것이 소급입법금지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절차상 하자와 법령 소급 적용의 위법성만으로도 처분을 취소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이 사건에는 여러 중요한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담합 행위 규제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8호) 사업자가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공동행위, 특히 입찰 과정에서 다른 사업자와 서로 상의하여 입찰 가격 등을 미리 정하거나 특정인의 낙찰을 위해 담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입니다. 이 사건 담합 행위의 시발점이 되었으며, 이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와 형사 처벌이 이루어졌습니다.
2. 입찰참가자격 제한 및 계약심의위원회 심의 의무 (구 지방계약법 제31조 제1항, 시행령 제92조 제1항, 구 지방공기업법 제64조의2 제3항, 시행규칙 제23조의3)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서 담합 등 부정당업자에게는 일정 기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입찰담합을 이유로 자격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계약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지방공기업도 이 지방계약법 규정을 준용하여 계약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영해야 하며,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시 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지켜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대구도시공사는 계약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고, 법원은 이를 중대한 절차상 하자로 보았습니다.
3. 불이익한 법령의 소급 적용 금지 (소급입법금지원칙) 법령은 일반적으로 제정 및 시행 이후 발생하는 법률관계에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 시행 전에 발생한 사실에 대해 소급하여 적용할 수 없습니다. 특히 국민에게 불이익을 주는 제재적 행정처분의 경우, 행위 시의 법령을 적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담합 행위 시점에는 부정당업자 제재 사실을 '지정정보처리장치(예: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에 게재하는 규정이 없었으나, 처분 시점에는 게재하도록 법령이 개정되었습니다. 법원은 이 개정 규정이 기존에 없던 법익 침해(다른 모든 공공기관 입찰 참여 자동 제한)를 발생시키므로, 담합 행위 시점 이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소급 적용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입찰에서 담합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중대한 위법 행위로, 기업에 막대한 과징금, 벌금 및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 심각한 제재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행정기관이 기업에 대해 입찰참가자격 제한과 같은 제재적 처분을 내릴 때는 반드시 관련 법령에서 정한 필수적인 절차를 준수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처럼 계약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것은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되어 처분 취소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법령이 개정되어 종전보다 기업에 불이익한 내용을 담게 된 경우, 해당 법령이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소급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원칙적으로는 불이익한 법령의 소급 적용은 금지되므로, 처분 시점의 법령이 적용될 때 발생하는 추가적인 불이익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지방공기업 또한 지방계약법 등에 따라 계약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영하여 부정당업자 제재 등 중요한 계약 관련 사항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의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