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가 상속재산 지분을 포기하여 채권자가 공동담보 감소로 피해를 본 사건

원고 주식회사 A는 채무자 E에게 약 2천4십만 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E는 아버지 G의 사망 후 유일한 재산이었던 상속 부동산에 대한 자신의 상속 지분(2/9)을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해 어머니 B, 형제 C에게 양도하고, 일부는 E의 아들 D에게 이전되도록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E는 자신의 채무를 갚을 다른 재산이 없는 상태가 되었고, 원고는 해당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며 협의 취소 및 원물 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의 기여분 또는 특별수익 주장이나 E의 채무에 대한 대물변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E가 자신의 유일한 재산을 포기한 것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며 원물 반환을 명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원고): 채무자 E에 대한 약 2천4십만 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어 상속재산분할협의 취소를 주장한 채권자입니다.
• E: 주식회사 A에 채무를 지고 있었으며, 유일한 재산인 상속재산에 대한 자신의 지분을 포기하여 채권자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킨 채무자입니다.
• G: E, C의 아버지이자 B의 배우자로, 사망하여 상속재산을 남긴 망인입니다.
• B (피고): G의 배우자이자 E와 C의 어머니이며,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해 E의 상속분 일부를 받은 수익자입니다.
• C (피고): G의 자녀이자 E의 형제이며,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해 E의 상속분 일부를 받은 수익자입니다.
• D (피고): E의 아들로, 피고 B와 C로부터 별지 목록 제1항 기재 부동산의 지분 전부를 이전받은 전득자입니다.

분쟁 상황

채무자 E는 원고 주식회사 A에게 확정된 대여금 채무 약 2천4십만 원을 지고 있었고, 이 채무 외에는 별다른 재산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E의 아버지 G가 사망하자, E는 어머니 B, 형제 C 등 다른 상속인들과 상속재산인 부동산들에 대한 분할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E는 자신의 법정 상속 지분인 2/9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고, 해당 지분을 B와 C에게 귀속시키고, 일부는 E의 아들 D에게 이전되도록 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E의 이러한 행위가 채권자를 해치는 사해행위라며 협의 취소와 원물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들은 B, C의 기여분과 E의 특별수익, 그리고 E가 B에게 부담하고 있던 차용금 채무 등을 이유로 해당 협의가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다퉜습니다.

핵심 쟁점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인 상속 지분을 포기하는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채권자에 대한 사해행위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그리고 피고들이 주장하는 특별수익이나 기여분, 채무 상계 등이 사해행위의 성립을 방해하는 정당한 사유가 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E, 피고 B, C 사이에 2018년 6월 27일 체결된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취소하고, 피고 D는 별지 목록 제1항 기재 부동산 중 E의 상속 지분 2/9에 관하여, 피고 B는 별지 목록 제2항부터 제5항 기재 부동산 중 계산된 각 지분(예: 제2항 부동산 중 168/19440 지분 등), 피고 C은 별지 목록 제2항부터 제5항 기재 부동산 중 계산된 각 지분(예: 제2항 부동산 중 392/19440 지분 등)에 관하여 각 E에게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의 채무자 E에 대한 채권이 피보전채권으로 존재하고, E가 유일한 재산인 상속 지분을 포기한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들이 주장한 기여분이나 특별수익 등은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했으며, 채무자에 대한 대물변제 역시 사해행위로 보아 원고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여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취소하고 원물반환을 명령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판결은 채무자의 재산 처분 행위가 채권자를 해할 때 이를 취소하고 원상회복을 구하는 '채권자취소권'과 관련된 법리들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 채권자취소권 (민법 제406조):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사해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이므로 사해행위취소권의 대상이 됩니다.
• 사해행위의 성립 요건: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 있을 때, 자신의 유일한 재산을 타인에게 무상으로 이전하거나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해 자신의 상속분 권리를 포기하여 채권자들을 위한 공동 담보가 감소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가 성립됩니다.
• 사해의사 및 수익자의 악의 추정: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할 의사(사해의사)를 가지고 사해행위를 한 경우, 그로 인해 이익을 얻은 수익자(피고 B, C)나 전득자(피고 D) 또한 채무자의 사해행위를 알고 있었다(악의)고 추정됩니다. 이를 뒤집으려면 수익자나 전득자가 사해행위임을 몰랐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 구체적 상속분과 입증 책임: 법정상속분과 달리 특별수익(피상속인으로부터 받은 생전 증여나 유증)이나 기여분(상속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반영한 구체적 상속분이 재산분할의 기준이 됩니다. 그러나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 포기가 구체적 상속분에 미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하려면, 그 특별수익이나 기여분의 존재를 채무자 측(피고들)이 명확히 주장하고 입증해야 합니다.
• 기여분의 인정 조건 (민법 제1008조의2 제1항, 제2항): 기여분은 공동상속인들 간의 협의로 정하거나, 협의가 불가능할 때 가정법원의 심판을 통해 결정됩니다.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단순히 기여분을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 대물변제의 사해행위성: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채무 변제를 위해 제공하는 대물변제 행위는, 다른 일반 채권자들에 대한 공동 담보를 감소시켜 불리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사해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채무자가 특별한 재산이 없는 상태에서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해 자신의 상속 지분을 포기하는 것은, 다른 채권자들의 공동 담보가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사해행위로 간주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상속재산분할협의의 내용이 채무자의 구체적 상속분(법정 상속분에서 특별수익이나 기여분을 조정한 것)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과소하다면 사해행위로 취소될 수 있습니다.
• 피상속인에 대한 특별수익이나 기여분을 주장하여 사해행위를 부정하려면, 단순한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며 가정법원의 심판 또는 공동상속인들 간의 명확한 협의 증빙 등 객관적이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여분은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정해지지 않는 한 사해행위 취소 소송에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빚 대신 물건으로 갚는(대물변제) 행위 역시 다른 채권자들의 채권 회수를 어렵게 하므로 사해행위로 취소될 수 있습니다.
• 사해행위가 인정되어 취소되면, 원칙적으로 해당 재산은 채무자 명의로 회복되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며, 채권자는 그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