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뇨수집운반 대행계약 종료 후 처리시설 반입 불허 사건

강릉시에서 분뇨수집·운반업 허가를 받아 영업하던 회사가 시와의 대행계약이 종료된 후, 시가 운영하는 분뇨처리시설에 수집한 분뇨의 반입 허가를 신청했으나 거부되었습니다. 이에 회사는 기존 영업 허가가 있으므로 별도 대행계약 없이도 영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거부 처분 취소를 구했으나, 법원은 분뇨 수집·운반을 위해서는 영업 허가와 별도로 시와의 대행계약이 필수적이라며 회사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합자회사 A: 강릉시에서 1998년부터 분뇨수집·운반업 허가를 받아 영업해 온 회사로, 대행계약 종료 후 분뇨처리시설 반입을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한 원고
• 강릉시장: 강릉시 관할 분뇨처리시설을 운영하고 분뇨수집·운반 대행계약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 원고의 분뇨처리시설 반입 허가 신청을 거부한 피고

분쟁 상황

원고는 1998년 5월 11일 피고로부터 강릉시 일부 지역에 대한 분뇨수집·운반업 허가를 받아 영업해왔습니다. 2014년 강릉시 조례 개정 이후 피고와 분뇨수집·운반 대행계약을 체결하고 영업을 지속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2018년 12월 20일 원고에게 '강릉시 분뇨수집·운반대행계약 배제 통보'를 하였고, 이 대행계약은 2018년 12월 31일 종료되었습니다. 이후 원고는 2020년 3월 25일 피고가 운영하는 강릉하수종말처리장에 수집·운반한 분뇨를 반입할 수 있도록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피고는 2020년 4월 3일 원고에게, '대행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므로 관할 구역 내 분뇨 수집·운반을 할 수 없고, 그에 따라 분뇨처리시설 반입도 불가하다'는 내용으로 거부 처분했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이 법적 근거가 없다며 2020년 4월 24일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었고, 이에 불복하여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강릉시 관할 구역 안에서 발생하는 분뇨를 수집·운반하기 위해 분뇨수집·운반업 허가 외에 지방자치단체와의 별도 대행계약 체결이 필수적인지 여부, 대행계약이 종료된 상황에서 분뇨처리시설 반입을 거부한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구 하수도법 및 강릉시 조례의 해석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관할 구역 내 분뇨 수집·운반은 '분뇨수집·운반업 허가'와 별도로 지방자치단체와의 '대행계약'이 필수적인 2단계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의 대행계약이 2018년 12월 31일 이미 종료되었고, 그 종료가 위법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으므로, 대행계약이 없는 원고가 강릉시의 분뇨를 수집·운반하여 처리시설에 반입하는 것을 불허한 피고 강릉시장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구 하수도법 제41조 제1항 (2020. 5. 26. 개정 전)​: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관할 구역 안에서 발생하는 분뇨를 수집·운반 및 처리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며,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분뇨수집·운반업자로 하여금 그 수집·운반을 대행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지자체장의 재량에 속합니다.
• 구 하수도법 제45조 제1항: 분뇨를 수집·운반하는 영업을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장비 및 기술인력 요건을 갖추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 법리 해석 (2단계 절차)​: 법원은 위 두 조항을 종합하여, 분뇨 수집·운반에 대해 '분뇨수집·운반업 허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의 대행 위탁(대행계약)'이라는 2단계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허가를 받았더라도 대행계약이 없으면 지자체의 의사에 반하여 관할 구역 내 분뇨를 수집·운반할 수 없습니다.
• 지방자치단체의 재량권 (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 헌법 제117조 제1항)​: 분뇨의 수집·운반 및 처리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에 해당하며, 지자체는 이에 대해 폭넓은 재량권을 가집니다. 따라서 지자체가 조례로 대행계약을 체결하도록 정하는 것은 구 하수도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적법한 행위로 판단됩니다.
• 강릉시 개인하수처리시설 청소 및 분뇨의 처리에 관한 조례 제8조 제1항, 제2항: 이 조례는 피고 강릉시장이 구 하수도법에 따라 분뇨수집·운반을 대행하게 할 때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된 자와 대행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정당한 기대권 침해 여부: 분뇨수집·운반업 허가를 받은 자는 일반적으로 관할 구역 내 분뇨 수집·운반을 위탁받아 대행할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지만, 지방자치단체가 합리적 이유 없이 대행계약 체결을 거절하거나 종료시키는 경우에 한하여 이러한 기대권 침해로 위법하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대행계약 종료가 위법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 분뇨수집·운반업자는 영업 허가와는 별개로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대행계약'을 체결해야만 관할 구역 내 분뇨를 수집·운반하고 처리시설에 반입할 수 있습니다.
• 대행계약의 기간, 해지 사유, 재계약 조건 등은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정해지므로, 관련 조례 내용을 사전에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 대행계약이 종료되면 비록 영업 허가가 유효하더라도 관할 구역 내 분뇨 수집·운반 및 처리시설 반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다만, 화장실이 설치된 차량·선박·항공기 운행자 및 이동식 화장실 관리자를 대행하여 분뇨를 수집·운반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습니다.
• 지방자치단체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대행계약 체결을 거절하거나 종료시키는 경우, 이는 허가받은 업자의 정당한 기대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대행계약 종료 사유가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면 관련 처분에 대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의 원고는 대행계약 종료 자체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투지 않았으며,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행계약의 배제 통보나 해지 처분 등은 그 자체로 행정 처분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적극적으로 다툴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