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절개술 후 사망한 환자 유족의 병원 의료과실 주장 사건

뇌출혈로 피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 D 씨가 기관절개술 후 일반 병실로 옮겨진 뒤 기관절개관 이탈로 사망하자, 남편 A 씨와 아버지 B 씨가 병원의 의료과실(맥박산소측정기 미사용, 기관절개관 고정술 미시행, 관리 소홀)과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병원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D 씨의 남편으로, 병원의 의료과실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 원고 B: 사망한 D 씨의 아버지로, 병원의 의료과실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 망인 D: 뇌출혈로 피고 병원에서 치료 중 기관절개관 이탈로 사망한 환자입니다.
• 피고 재단법인 C (F병원 운영): 망인 D 씨를 치료했으며, 원고들로부터 의료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당한 병원입니다.

분쟁 상황

1. 2017년 6월 3일 망인 D 씨는 뇌내출혈 및 뇌실내출혈로 피고 병원에 내원하여 두개절제술을 받았습니다.
2. 수술 후 산소공급장치와 기관절개관을 연결하여 치료받던 중, 2017년 6월 15일 13시 40분경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전실되었습니다.
3. 일반 병실 전실 후 병원은 망인의 활력 징후를 측정했으며, 망인은 1분당 1L의 산소를 공급받는 상태에서 수축기혈압 90150mmHg, 이완기혈압 6090mmHg, 분당 맥박 6078회, 산소포화도 93100%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4. 2017년 6월 16일 2시 30분경 병실을 방문한 간호사가 망인의 기관절개관이 이탈된 것을 발견했고, 당시 망인은 청색증이 발생한 심폐정지 상태였습니다.
5. 의료진의 심폐소생술 등에도 불구하고 망인은 2017년 6월 16일 4시 5분경 사망했습니다.
6. 이에 망인의 남편 A 씨는 206,714,125원, 아버지 B 씨는 122,131,883원 및 각 금원에 대하여 2017년 6월 16일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며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환자 D 씨의 사망에 대해 병원 의료진의 의료과실이 있었는지, 즉

1. 맥박산소측정기 미사용이 의료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
2. 기관절개관 피부봉합 및 기관개창술 미시행이 의료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
3. 기관절개관 관리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
4. 기관절개술 후 고정 방법 및 맥박산소측정기 사용 여부 등 관련하여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환자 및 보호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의료진이 진료 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재량을 가졌다는 법리에 따라, 맥박산소측정기 미사용, 기관절개관 고정술 미시행, 기관절개관 관리 소홀 모두 재량의 범위를 넘어서는 의료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의사의 설명의무 범위에 적용 가능한 모든 진료 방법을 상세히 설명할 의무까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설명의무 위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병원 의료진의 진료 과정에서 과실이나 설명의무 위반이 있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의료진의 진료 재량권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등 참조)​: 의료진은 진료를 함에 있어 환자의 상황과 당시의 의료 수준, 자기의 지식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 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범위의 재량을 가집니다. 그것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닌 한 진료 결과를 놓고 특정 방법만이 정당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망인의 산소포화도가 일반 병실 전실 후에도 93100%로 안정적이었던 점, 맥박산소측정기가 모든 환자에게 필수적인 장치가 아닌 점, 기관절개관 이탈 확률이 1.61.7%로 낮은 점, 다른 침습적 고정술 또한 부작용 가능성이 있는 점, 그리고 일반 병실 환자에게 중환자실과 동일한 수준의 주의의무를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병원의 진료 방법 선택이 재량권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 의료진의 설명의무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등 참조)​: 의사는 수술 등 침습적 의료행위를 하거나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가 예상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응급환자 등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 의료 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환자가 의료행위를 받을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설명의무의 범위에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모든 진료 방법을 설명하여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까지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 병원 의사가 두개절제술 및 기관절개술 등 의료행위 전에 치료 방법의 내용,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여, 설명의무 위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의료진의 진료 재량권: 의사는 환자의 상태, 당시 의료 수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진료 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재량권을 가집니다. 특정 진료 행위가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결과가 나빴다고 해서 무조건 과실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2. 일반적인 의료 관행 확인: 모든 환자에게 특정 의료 장치 사용이나 시술이 필수적인지, 당시의 의료 관행은 어떠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맥박산소측정기가 모든 환자에게 사용되는 것이 아니며, 일반 병실 환자에게 중환자실과 동일한 수준의 주의의무를 요구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3. 환자 상태 변화 기록의 중요성: 환자의 활력 징후, 산소포화도, 의식 상태, 특이사항 등이 의료 기록에 정확히 남겨져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는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4. 설명의무의 범위: 의사는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 등에 대해 설명할 의무가 있지만,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모든 진료 방법을 비교하여 설명할 의무까지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의료 행위에 앞서 설명이 이루어졌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5. 전문가 감정의 활용: 의료 과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다른 병원 의사 등)의 진료기록 감정 촉탁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본 사건에서도 진료기록 감정 결과가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