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농장 분뇨 처리 시설 변경 불허가 판결

한 양돈 농가가 2018년 기존에 운영하던 돼지 농장의 가축분뇨 처리 방식을 바꾸기 위해 새로운 정화처리시설 설치 허가를 신청했지만, 지자체로부터 불허가 처분을 받자 이 처분의 취소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지자체는 새로운 시설이 인근 하천 수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기존 공공처리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이유로 불허가 처분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전북 완주군에서 1994년부터 양돈 농장을 운영해온 농장주
• 피고: 전북 완주군을 대표하는 완주군수

분쟁 상황

전북 완주군에서 돼지 농장을 운영하는 원고는 기존의 가축분뇨 처리 방식 대신 새로운 정화처리시설을 설치하여 가축분뇨를 정화한 후 방류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기 위한 허가를 지자체에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는 인근 하천 수질 오염 우려, 기존 공공처리시설 활용의 적절성, 원고의 과거 분뇨 처리 문제 이력 등을 이유로 변경 허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원고 농장주는 지자체의 불허가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핵심 쟁점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처리 방법을 변경하는 허가 신청을 지자체가 불허가한 것이 법적으로 정당한지 여부가 쟁점입니다. 특히, 지자체가 환경오염 우려를 이유로 불허가 처분을 내린 것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인지, 그리고 해당 처분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령을 위반한 것인지 등이 주요 판단 대상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완주군수)의 불허가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양돈 농장의 가축분뇨 처리시설 변경 허가 신청 불허가 처분이 위법하지 않다고 본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처리 방법 변경 허가 여부는 지자체의 광범위한 재량권에 속하는 행위로 보았습니다. 또한, 지자체가 환경오염 발생 우려를 이유로 내린 재량적 판단은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했거나 비례, 평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법원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들어 지자체의 불허가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 가축분뇨법상 수질기준의 의미: 가축분뇨법이 정한 방류수 수질기준은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일 뿐이며, 이 기준을 충족한다고 해서 무조건 허가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자체는 인근 수계의 특성, 수질, 수자원 활용, 향후 수질 관리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습니다.
2. 새로운 정화시설 방류수의 상대적 오염 가능성: 신청된 활성오니법 정화시설의 방류수 수질기준은 완주군 공공처리시설의 방류수 수질기준보다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부유물질량, 총질소, 총인 등 여러 항목에서 훨씬 높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시설에서 법정기준치 이내로 처리되더라도 공공처리시설을 이용하는 경우보다 인근 수계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3. 원고의 과거 가축분뇨 처리 이력: 원고는 과거 무단 축사 증축 전력이 있으며, 가축분뇨 무단 유출로 인해 3회에 걸쳐 벌금 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이러한 과거 이력은 원고가 새로운 정화시설을 설치한 후에도 방류수 수질기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거나 적절히 관리, 감독할 의지나 능력이 충분한지에 대한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합니다.
4. 자원화 우선 정책 및 공공처리시설 활용 가능성: 환경부 지침은 가축분뇨의 자원화(퇴비화, 바이오가스화 등)를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있으나, 원고가 신청한 정화시설을 통한 방류는 자원화 방식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또한, 원고 농장의 가축분뇨 상당량이 이미 완주군 공공처리시설에서 처리되고 있었고, 완주군은 공공처리시설의 처리 용량을 증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어서 장기적으로는 공공시설을 통한 처리가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자체의 불허가 처분은 합리적이라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주로 다루어진 법률은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가축분뇨법')입니다. 관련 조항과 법리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었습니다.

1. 가축분뇨법 제1조 (목적)​: 이 법은 가축분뇨를 적정하게 처리하고 자원화하여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국민 건강 향상에 이바지하며, 지속가능한 축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조항은 가축분뇨 처리와 관련하여 환경오염 방지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2. 가축분뇨법 제11조 제1, 2항 (배출시설 변경허가)​ 및 구 가축분뇨법 시행규칙 제5조 제1항 (변경허가 대상)​: 가축분뇨 배출시설 허가를 받은 자가 처리시설의 처리방법 등 중요한 사항을 변경하려면 시장·군수·구청장의 변경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는 가축분뇨 처리시설 변경 시 지자체의 승인이 필요함을 규정합니다.
3. 가축분뇨법 제12조의2 제1항 (처리시설 설치기준 준수 의무)​ 및 구 가축분뇨법 시행규칙 제8조, [별표 2]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설치기준)​: 가축분뇨 처리시설을 설치하거나 변경할 때에는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처리시설 설치기준을 지켜야 합니다. 이 기준은 처리시설의 구조, 용량, 재료 등에 관한 상세한 규정을 포함하여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을 제시합니다.
4. 가축분뇨법 제13조 (방류수 수질기준)​ 및 구 가축분뇨법 시행규칙 제11조, [별표 4] (방류수 수질기준)​: 정화시설에서 배출되는 방류수는 법정 수질기준을 준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기준이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며, 이를 충족한다고 해서 무조건 허가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행정행위의 재량권에 관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변경 허가 여부는 해당 법규의 체계, 행정 분야의 특성, 환경보호의 중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자체에 광범위한 재량권이 부여된 행위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지자체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심사했으며, 환경 훼손 우려와 같이 장래의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예측이 필요한 재량적 판단은 합리성이 결여되지 않는 한 폭넓게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헌법 제35조 제1항이 규정한 국민의 환경권과 환경보전 의무, 그리고 환경정책기본법의 취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가축분뇨 배출시설 변경 허가 신청 시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1. 환경 영향의 종합적 고려: 가축분뇨법에서 정한 방류수 수질기준은 최소한의 요건입니다. 허가 기관은 해당 기준 충족 여부 외에도 시설이 들어설 지역의 수계 특성, 수질 현황, 수자원 이용 실태, 그리고 앞으로의 환경 보전 및 관리 방안 등 광범위한 환경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법정 기준만 충족했다고 해서 반드시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2. 농장주의 환경 관리 의지와 능력: 과거 가축분뇨 무단 유출 등 환경 관련 법규 위반 전력이 있거나, 시설 확장에 비해 분뇨 처리에 소홀했던 이력이 있다면, 새로운 처리시설 설치 후에도 환경 관리 의지나 능력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허가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과거 이력을 관리하고 환경 관리에 대한 명확한 계획과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대안적 처리 방식의 검토: 환경부는 가축분뇨의 자원화(퇴비화, 바이오가스화 등)를 우선적으로 권장합니다. 단순 정화 후 방류 방식보다 자원화 방식에 대한 검토와 추진 계획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허가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처리시설이 있다면, 해당 시설의 활용 가능성 및 장기적인 처리 계획과의 연관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4. 지역 주민 및 환경 보호 관련 규정: 개발 행위에 대한 허가 심사 시에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생활 환경, 이해관계자들의 권익 균형, 그리고 헌법상 환경권 보호에 관한 입법 취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환경오염 발생 우려와 같이 예측이 필요한 사항에 대한 행정청의 재량적 판단은 폭넓게 존중될 수 있으므로, 단순히 법적 기준 충족을 넘어선 환경적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