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피고인 A는 신원 불상의 인물로부터 기존에 넘겨준 법인 계좌만으로는 거래 실적이 부족하여 대출을 받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법인 계좌를 개설하여 그 통장을 넘겨주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피고인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 2023년 6월 8일 ㈜D 명의의 우체국 계좌를 개설하고, 같은 날 이 계좌에 연결된 통장과 OTP, 인터넷뱅킹 아이디 및 비밀번호를 신원 불상의 인물이 보낸 퀵서비스 기사에게 전달하여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를 양도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은 이전에 넘겨준 계좌로는 대출에 필요한 '거래 실적'이 부족하다는 신원 불상의 인물의 말에 속아 넘어갔습니다. 이에 새로운 법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고 해당 계좌의 통장, OTP 카드, 인터넷뱅킹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계좌를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신원 불상의 인물이 보낸 퀵서비스 기사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상 명백한 금지 행위에 해당하며, 결국 법적 처벌로 이어졌습니다.
피고인이 대출을 받을 목적으로 법인 계좌를 개설하고 그 통장, OTP, 인터넷뱅킹 정보 등을 타인에게 전달한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접근매체 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벌금 3,000,000원을 선고했습니다. 만약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0,000원을 1일로 계산한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됩니다. 또한, 법원은 판결 확정 전이라도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임시로 납부하도록 가납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출을 받기 위해 법인 계좌의 접근매체를 양도한 행위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접근매체 관련 범행은 다른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등을 참작하여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 제6조 제3항 제1호: 이 법은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접근매체'는 전자금융거래를 하는 데 사용되는 수단으로, 계좌번호, 전자식 카드(예: 체크카드),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인터넷뱅킹 아이디 및 비밀번호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피고인이 통장과 OTP, 인터넷뱅킹 정보를 타인에게 건넨 행위는 이러한 '접근매체 양도'에 해당하여 처벌 대상이 됩니다. 이는 금융 거래의 안전성과 신뢰를 보호하고, 대포통장 등 범죄 악용을 막기 위한 규정입니다.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이 규정들은 벌금을 선고받은 사람이 그 벌금을 지정된 기간 내에 납입하지 않을 경우, 벌금액에 상응하는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하여 강제 노역을 시키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벌금 3,000,000원을 납입하지 않으면, 100,000원당 1일로 계산하여 노역장에 유치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이 법은 '가납명령'에 관한 규정입니다. 가납명령은 법원이 형사 사건에서 벌금, 과료, 추징, 소송비용 등에 대해 판결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임시로 납부할 것을 명령하는 제도입니다. 이는 피고인이 벌금 납부를 지연하거나 회피할 가능성이 있을 때, 신속한 집행을 가능하게 하여 공익을 보호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대출을 받거나, 고수익을 약속하는 등 어떤 이유로든 통장, 체크카드, OTP, 인터넷뱅킹 정보 등 자신의 금융 계좌와 관련된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넘겨주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엄히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종종 보이스피싱, 사기, 도박 등 심각한 범죄의 자금 세탁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이 매우 큽니다. 특히 법인 명의의 계좌 또한 마찬가지로 접근매체 양도가 금지되므로, 사업상 필요하더라도 제3자의 지시나 요청에 따라 계좌를 개설하고 접근매체를 넘겨주는 일은 절대 삼가야 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의 금융 정보와 접근매체는 본인만이 관리해야 하며, 타인의 유혹에 넘어가 불법 행위에 연루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