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 관련 수사 기록 정보 공개 거부 취소 판결

원고 A는 사기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후에 B의 위증죄 확정 판결을 근거로 자신의 사건에 대한 재심을 개시하게 되었습니다. A는 이와 별도로 과거 자신의 재판 증인이었던 C를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했으나 '혐의없음' 결정으로 종결되었습니다. A는 C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열람·등사를 신청했으나 인천지방검찰청검사장은 검찰보존사무규칙을 근거로 이를 불허했습니다. 법원은 검찰보존사무규칙이 정보공개 거부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없으며 해당 정보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검찰의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과거 사기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위증죄가 밝혀져 재심을 청구한 인물이며 과거 증인을 모해위증으로 고소했던 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한 정보공개 청구인
• 피고 인천지방검찰청검사장: 원고의 정보공개 요청을 검찰보존사무규칙을 근거로 거부한 행정기관의 장
• B: 원고의 사기죄 재판에서 위증을 하여 벌금 300만 원의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
• C: 원고가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했으나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인물

분쟁 상황

원고 A는 2009년 사기죄 등으로 징역 1년의 유죄 판결을 받고 집행유예가 확정되었으나, 2016년 재판 증인이었던 B가 위증죄로 벌금 300만 원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자 이를 근거로 2018년 자신의 사건에 대한 재심을 개시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별개로 원고는 과거 자신의 재판 증인이었던 C를 2016년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했으나 2017년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았고 항고 및 재정신청까지 기각되어 사건이 종결되었습니다. 원고는 C에 대한 모해위증 고소 사건 기록 중 '사법경찰관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열람·등사를 신청했으나, 피고인 인천지방검찰청검사장은 2018년 1월 24일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 제2호(기록 공개로 인한 사건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 비밀 등의 침해 우려)를 이유로 정보공개를 불허가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거부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검찰보존사무규칙이 정보공개법상 정보공개 거부처분의 적법한 근거가 될 수 있는지 여부
2.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3호(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 지장 우려) 또는 제6호(사생활 침해 우려)의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피고(인천지방검찰청검사장)가 원고에게 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중, 특정 비공개 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며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가 법률의 구체적 위임 없이 정한 행정규칙에 불과하여 정보공개 거부처분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열람·등사 신청된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3호(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 보호에 현저한 지장 초래 우려)나 제6호(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 침해 우려)의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해당 정보는 공개되어야 하며 이를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의 핵심 법리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입니다.

1. 정보공개법 제4조(적용 범위)​: 정보의 공개에 관하여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보공개 관련 다른 규정이 정보공개법보다 우선 적용되려면 '법률' 또는 '법률이 위임한 대통령령, 조례 등'이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가 정보공개 거부의 근거로 삼은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는 검찰청법에 근거한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여 법률의 위임이 없는 행정규칙에 해당하므로 정보공개법 제4조 제1항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나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단서 제1호의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즉 검찰보존사무규칙만으로는 정보공개를 거부할 법적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2.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비공개 대상 정보)​: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 대상이나 특정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비공개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 제3호: '공개될 경우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도록 합니다. 법원은 본 사건의 피의자신문조서 내용이 원고의 재판 관련 진술로서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의 권리 구제를 위해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보아 이 조항의 비공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제6호: '해당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성명·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 대상 정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개하는 것이 공익이나 개인의 권리 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예외적으로 공개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 내용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없으며 원고의 권리 구제를 위해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 조항의 비공개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대법원 판례(2012. 6. 18. 선고 2011두2361 전원합의체 판결)를 인용하여 개인 식별 정보 외에 사생활의 내밀한 내용이 알려져 인격적·정신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정보도 비공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나 본 사건의 정보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종합적으로 법원은 검찰이 제시한 정보공개 거부 근거가 법적으로 타당하지 않으며 해당 정보가 정보공개법이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정보공개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정보공개 청구의 법적 근거: 공공기관에 정보공개를 요청할 때에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야 합니다.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 지침인 행정규칙은 정보공개 거부의 적법한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알아두세요.
2. 비공개 정보의 판단 기준: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예: 국가 안보,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정보의 내용과 공개의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단순히 개인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정보가 비공개되는 것은 아니며 공익이나 개인의 권리 구제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공개될 수 있습니다.
3. 수사 기록 공개의 필요성: 재심 등 자신의 권리 구제를 위해 필요한 경우 수사 기록의 열람·등사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위증죄와 같이 과거 판결의 정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4. 정보의 부분 공개 가능성: 모든 정보가 한꺼번에 공개될 수 없는 경우에도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만을 분리하여 공개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도 필요한 경우 비공개 부분과 공개 부분을 구분하여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