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급하게 대출이 필요했던 피고인 A는 성명불상자로부터 '계좌에 입금된 돈을 인출하여 다른 계좌로 보내면 대출 평점이 올라가 대출이 가능하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피고인은 이 제안을 믿고 자신의 계좌로 입금된 보이스피싱 피해자 B의 돈 1,400만 원 상당을 인출하여 성명불상자가 지시한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사기 방조 행위를 했다며 기소했지만, 원심과 항소심 모두 피고인이 보이스피싱임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가 성명불상자로부터 대출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자신의 계좌로 입금된 돈을 인출하여 성명불상자가 지시하는 계좌로 무통장 송금한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죄를 방조한 것인지에 대한 다툼입니다. 검사는 피고인의 과거 전력과 의심 정황 등을 근거로 유죄를 주장했으나, 피고인은 자신 역시 대출을 받기 위해 속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인 A가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죄를 돕는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는지, 즉 '사기 방조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2018년에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으나 이 사건과는 행위 유형이 다르고, 오히려 그런 경험 때문에 범죄에 가담할 이유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성명불상자가 대출 절차처럼 위장하기 위해 피고인에게 다양한 서류를 요구하고 재직증명서까지 만들어 보내는 등 치밀하게 속였고, 피고인 역시 대출 조건이나 시점을 문의하는 등 실제 대출을 기대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이 이 사건 행위로 아무런 대가나 이득을 얻지 못한 점, 그리고 보이스피싱임을 알았다면 아무런 이득 없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에게 사기 방조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사기 방조죄는 타인의 사기 범죄를 돕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으로, 방조 행위자가 사기 범죄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어야 성립합니다. '미필적 고의'란 어떤 행위로 인해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했고, 설령 그 결과 발생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발생하더라도 용인하겠다는 내심의 의사가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임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법령으로 인용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은 항소심에서 항소 이유가 없다고 판단될 때 항소를 기각한다는 내용입니다.
대출 과정에서 본인 계좌로 돈을 받아 현금으로 인출하여 다른 계좌로 보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입니다. 금융기관은 절대 대출 과정에서 기존 대출 상환 명목으로 특정 계좌로 돈을 보내거나, 신용 등급을 높이기 위해 돈을 입금한 후 다시 인출하여 송금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불분명한 대출 제안은 반드시 제도권 금융기관(은행, 저축은행 등)을 통해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타인에게 계좌를 빌려주거나, 계좌에 들어온 돈을 본인 아닌 다른 사람이 지시하는 대로 이체하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나 사기 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본인의 명의를 이용한 금융거래는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이전에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유사한 전력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과거 경험이 오히려 범행 도구로 이용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대가를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있는 의심스러운 지시는 단호히 거절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