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과 법인 간 부동산 매매예약 유효성 다툼

원고 A는 B에게 돈을 빌려주었으나 받지 못하자, B가 자신의 회사인 주식회사 C와 체결한 부동산 매매예약이 채무자의 재산을 은닉하려는 사해행위이거나 통정허위표시에 의한 무효라고 주장하며 매매예약 취소 및 가등기 말소를 청구했습니다. 1심에서는 원고가 일부 승소했으나, 2심 법원은 B의 채무초과 상태가 입증되지 않았고 매매예약이 통정허위표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B에게 1억 원을 빌려준 채권자.
• B: A에게 채무가 있는 자이자 주식회사 C와 매매예약을 맺은 매도인.
• 주식회사 C: B의 딸 E가 대표로 있는 회사이자, B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매매예약을 한 매수인.
• E: B의 딸이자 주식회사 C의 현재 대표이사.
• P, O, R: B와 함께 이 사건 건물을 동업하여 신축했던 사람들.

분쟁 상황

B은 원고 A에게 1억 원의 대여금 채무가 있었습니다. B은 동업자들과 함께 건물을 신축하고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2016년 10월 6일, B은 자신의 딸 E가 대표로 있는 주식회사 C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매매예약을 체결하고 다음 날 가등기를 마쳐주었습니다. 원고 A는 B이 채무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재산을 은닉하기 위해 이 매매예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B의 주식회사 C에 대한 부동산 매매예약이 채권자를 해치는 사해행위로서 취소될 수 있는지 여부.
2. B와 주식회사 C 사이의 부동산 매매예약이 당사자 간에 합의된 허위표시, 즉 통정허위표시로 무효인지 여부.
3. 사해행위 취소의 요건인 채무초과 상태의 판단 기준.
4. 통정허위표시의 요건 및 증명 책임.

법원의 판단

2심 법원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A의 주위적 청구(사해행위취소 및 가등기 말소)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통정허위표시로 인한 가등기 말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B이 이 사건 매매예약 당시 채무초과 상태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매매예약이 통정허위표시에 의한 법률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원고 A는 채무자 B의 재산 처분 행위가 부당하다며 매매예약 취소 및 가등기 말소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B의 재산 상태와 매매예약의 진정성을 인정하여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B와 주식회사 C 간의 매매예약 및 가등기는 유효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주위적 청구의 근거가 되는 조항으로, 채무자의 '채무초과' 상태와 '사해의사(채권자를 해할 의도)'가 주요 요건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 매매예약 당시 B이 채무초과 상태였다고 인정하지 않아 이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민법 제108조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로 합니다. 이 사건의 예비적 청구의 근거가 되는 조항으로, 매매예약이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고 실제로는 당사자들(B과 주식회사 C)이 계약의 효력을 발생시키려는 의사가 없었음을 원고가 입증해야 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3. 채무초과 판단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4다2564 판결 등 참조)​: 사해행위 취소의 요건으로서의 무자력은 채무자의 변제자력이 없음을 뜻하며, 강제집행을 통한 변제가 고려되어야 하므로 소극재산이든 적극재산이든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재산인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조합원의 지분에 대한 압류는 조합원 지분의 반환을 받을 권리에 효력이 있지만, 조합재산을 구성하는 개개의 재산에 대한 합유지분은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07. 11. 30. 자 2005마1130 결정). 이 사건에서 B의 동업 관계에 있는 부동산의 지분을 적극재산으로 반영할 수 없다고 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4. 민법 제714조 (조합원의 지분에 대한 압류)​: 조합원의 지분에 대한 압류는 그 조합원의 장래의 이익배당 및 지분의 반환을 받을 권리에 대하여만 효력이 있습니다. 개별 조합 재산에 대한 압류는 허용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에서 B의 동업으로 이루어진 부동산 지분을 곧바로 적극재산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채무초과 입증의 중요성: 채권자가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제기할 경우, 채무자가 문제의 행위 당시 채무초과 상태였음을 명확히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채무자의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정확히 산정하는 것이 쟁점이 되었고, 조합 재산의 특성과 추심이 어려운 채권의 가치 등 복잡한 요소들이 고려되었습니다.
2. 통정허위표시의 증명: 계약이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한 허위표시(통정허위표시)라고 주장할 경우, 그 허위성을 객관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법인 이사회 회의록, 자금 송금 내역, 등기 서류, 심지어 수사기관의 불기소 처분 등이 계약의 진정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작용했습니다. 단순히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라는 이유만으로 허위표시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3. 거래의 합리성: 특수관계인(예: 가족 관계의 법인) 간의 거래라도, 매매대금 지급 방식, 담보 설정 등 거래 관행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면 그 진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출을 받아 매매대금을 지급하고 대표자가 채무를 연대보증하는 것은 이례적이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4. 시간 경과에 따른 채권의 가치: 오랜 시간이 지나도 회수되지 않은 채권이나 추심이 어려운 채권은 실제 적극재산으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