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공사현장 소형굴삭기 전도 사망사고 책임 여부 판결

이 사건은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소형 굴삭기를 이용한 철거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굴삭기 전도로 사망한 사고와 관련하여, 주식회사 C의 운영자와 현장소장인 피고인 A, B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제기된 사건입니다.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철거 작업을 도급(하도급) 주었으므로, 업무상 안전 관리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고용했다고 보기 어렵고 도급 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했으며, 도급인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인의 업무에 대한 안전 조치 의무가 없다는 법리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주식회사 C의 운영자로,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원청 인테리어업체 대표입니다.
• 피고인 B: 이 사건 공사 현장의 현장소장으로, 피고인 A의 지시를 받아 근로자 관리에 종사하는 사람입니다.
• 피해자 G: 65세의 근로자로, 소형 굴삭기 장비 대여와 함께 철거 작업을 수행하던 중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피해자 배우자 H 명의의 'I' 사업체 운영)
• 주식회사 C: 피고인 A이 운영하는 인테리어 법인으로, 이 사건 공사를 발주받아 시공한 원청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2022년 3월 9일 오전 8시 45분경,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 본사를 둔 주식회사 C의 운영자 피고인 A은 고양시 일산서구 E 호텔 인테리어 마감 공사 현장에서 피해자 G(65세)에게 소형 굴삭기를 이용한 내부 마감재 철거 작업을 하도록 했습니다. 피해자는 6층 작업을 마친 후 6층과 5층을 연결하는 계단을 소형 굴삭기를 후진으로 내려오던 중 굴삭기가 경사 방향으로 전도되어 깔려 압착성 질식으로 사망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 A에게는 차량계 건설기계 작업 시 사전 조사, 작업계획서 작성, 안전요원 배치, 안전장비 부착, 안전모 착용 지시 등의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고, 피고인 B(현장소장)에게는 현장 관리 감독 및 안전요원 배치, 안전장비 부착, 안전모 착용 지시 등의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공소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들이 사망한 피해자를 직접 고용한 근로자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철거 작업을 도급(하도급) 준 독립 사업자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만약 도급 관계였다면, 원청 사업주인 피고인들에게 수급인(하도급 받은 사업자) 근로자의 사고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안전 조치 의무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사고 발생에 피고인들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피해자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들은 각 무죄.

결론

법원은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직접 고용한 것이 아니라 철거 작업을 도급 준 관계로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도급인인 피고인들에게 수급인인 피해자의 업무에 관하여 법령상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가 부여되었거나,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운전하던 소형 굴삭기에 기계적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고, 이 경우 피고인들에게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 하더라도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와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피고인들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피해자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 적용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 선고)​:
   • 제325조 후단은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는 검사가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범죄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2. 업무상과실치사죄의 구성요건 (형법 제268조)​:
   •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 이 죄가 성립하려면 '업무상 주의의무'가 존재하고, 그 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어야 하며, 그 과실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하고, 이 과실과 사망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증명되어야 합니다.
3. 도급인의 안전 관리 의무에 대한 대법원 판례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5545 판결 등 참조)​:
   • 법원은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가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할 주의의무가 없다'는 법리를 따릅니다.
   •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철거 작업을 도급했다고 판단했으며, 피고인들에게 법령상 관리·감독 의무가 있거나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므로, 업무상 안전 관리 의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근로자성 판단의 중요성: 작업자가 회사의 '근로자'인지 아니면 '독립적인 계약자(도급인 또는 수급인)'인지에 따라 안전 관리 의무의 주체가 달라집니다.
   • 근로자는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임금을 대가로 노무를 제공하며, 작업 도구 등도 사용자가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독립적인 계약자는 스스로의 책임 아래 작업을 수행하고, 자신의 장비를 사용하며, 특정 작업의 완성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배우자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하고 자신의 굴삭기를 이용했으며, 일당 60만원(부가세 별도)을 받은 점, 근로복지공단에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한 점 등이 독립적인 계약 관계의 증거로 인정되었습니다.
2. 도급인의 안전 관리 의무 범위: 원청(도급인)은 수급인(하도급 받은 사업자) 근로자의 안전에 대해 원칙적으로 직접적인 관리·감독 의무를 부담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안전 관리 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법령에 명시적으로 도급인의 관리·감독 의무가 부여된 경우 (예: 산업안전보건법 등 일부 조항)
   •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한 경우 (구체적인 지시나 감독은 단순 작업 범위 지정이 아닌, 작업 방식, 절차, 안전 조치 등에 대한 세밀한 관여를 의미합니다.)
   • 도급인이 장소나 장비 등 위험 발생의 원인을 제공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는 경우
3. 작업계획서 및 안전수칙 준수: 어떤 형태의 계약이든 위험한 작업을 할 때는 반드시 상세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 특히 경사면 작업, 중장비 사용 작업 등은 전도·추락 등의 위험이 크므로, 작업 전 현장 답사, 위험성 평가, 안전장비(받침목, 유도원, 안전모 등)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4. 장비 관리의 중요성: 건설기계나 중장비를 사용하는 작업 시에는 장비의 기계적 결함 여부를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고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장비 결함이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그 책임은 주로 장비 소유자 또는 관리자에게 있습니다.
5. 사고 발생 시 인과관계 증명: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결과 사이에 명확한 인과관계가 증명되어야 합니다. 만약 다른 원인(예: 장비 결함, 피해자의 부주의)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 인과관계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