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 임원 선출 결의 유효성 다툼과 해임 요구 사건

이 사건은 종중원들이 종중을 상대로 임원 선출 결의의 무효를 확인하고, 특정 임원들의 해임을 요청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2018년에 이루어진 임원 선출 결의 및 임원회 결의에 대해서는 이미 새로운 임원 선출이 이루어져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각하했습니다. 또한 2021년 임원 선출 결의에 대해서는 종중 규약에 따른 의사정족수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아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종중 임원들에 대한 직접적인 해임 청구는 법률상 근거가 없는 '형성의 소'에 해당하여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여 각하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피고 D종중의 종원들로, 종중 임원 선출 결의의 무효 확인과 현 임원들의 해임을 주장한 측입니다.
• 피고 D종중: 종원 A, B, C 등이 소속된 가문의 공동체로, 임원 선출 결의의 주체입니다.
• 피고 E: D종중의 회장으로, 원고들은 E의 회장 선임 결의가 무효이고, 횡령 의혹이 있으므로 해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피고 F: D종중의 총무이자 회장 직무대행자로, 원고들은 F의 총무 선임 결의가 무효이고, 횡령 의혹이 있으므로 해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분쟁 상황

D종중의 종원인 원고들은 2018년 12월 9일 임시총회에서 E가 회장으로, F가 총무로 선임된 결의가 의사정족수 미달 및 의결정족수 미달, 회의록 허위 작성 등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같은 해 12월 12일 임원회에서 총회 의결사항인 회장 직무대행 선임과 임원 해임이 이루어진 것에도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2021년 11월 9일 정기총회에서 E와 F가 다시 회장과 총무로 선임되자, 원고들은 이 결의 역시 실제 참석 종원 수가 부족하여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으며, 제출된 위임장도 사후에 급조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무효 확인을 청구했습니다. 더 나아가 원고들은 E와 F가 종중 재산 30억 원 가량의 현금 수령 내역과 지출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횡령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이들을 각 직위에서 해임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과거(2018년)의 종중 임원 선출 결의 및 임원회 결의에 대해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최근(2021년) 종중 임원 선출 결의가 종중 규약에서 정한 '의사정족수(20인 이상 참석)'를 충족했는지 여부, 특히 위임장을 통한 참석이 유효한지입니다. 셋째, 종중 회장 및 총무에 대해 법원에 직접 '해임'을 청구하는 것이 법률상 허용되는 '형성의 소'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원고들이 피고 E, F에게 제기한 해임 청구 소송은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2. 원고들이 피고 D종중에게 제기한 청구 중 2018년 12월 9일자 임시총회 결의 및 2018년 12월 12일자 임원회 결의의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3. 원고들이 피고 D종중에게 제기한 나머지 청구, 즉 2021년 11월 9일자 정기총회 결의의 무효 확인 청구는 '이유 없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4.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2018년의 결의들은 이미 새로운 결의로 인해 유효성이 상실되었으므로 이를 다툴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021년의 정기총회 결의에 대해서는 종중 규약상 필요한 의사정족수 20명이 직접 참석한 종원 19명과 적법한 위임장을 제출한 5명의 종원을 합하여 충족되었다고 보아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종중 임원에 대한 직접적인 해임 청구는 법률에 명확한 근거가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률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확인의 소의 확인의 이익: '확인의 소'는 분쟁 당사자 사이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 위험이 있고, 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일 때 허용됩니다. 과거의 법률관계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2018년의 임원 선출 및 임원회 결의에 대해 이미 임기가 만료되고 2021년에 새로운 임원 선출 결의가 이루어졌으므로, 원고들이 과거 결의의 무효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청구의 변경 (민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은 '청구의 변경은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는 경우가 아닌 한 청구의 기초가 바뀌지 아니하는 한도 안에서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청구의 기초'가 동일하다는 것은 동일한 생활 사실이나 경제적 이익에 관한 분쟁에서 해결 방법에 차이가 있음에 불과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2021년 정기총회 결의의 무효확인 청구가 기존의 2018년 결의 무효확인 청구와 마찬가지로 임원 선임 사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아 청구기초의 동일성을 인정했습니다.
3. 종중총회 결의의 유효성 (의사정족수 및 위임)​: 종중 규약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종원은 서면이나 대리인으로 결의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즉, 직접 출석하지 않고도 위임장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허용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2021년 정기총회 당시 제출된 위임장을 유효하게 인정하여 의사정족수 20명이 충족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4. 형성의 소의 요건: 법률관계의 변경 ·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형성의 소'는 법률에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단체의 대표자 등에 대하여 그 해임을 청구하는 소는 형성의 소에 해당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종중 임원에 대한 해임 청구는 법률에 명시적인 근거가 없으므로 부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종중 회의의 유효성 확보: 종중 총회나 임원회 개최 시, 종중 규약에서 정한 의사정족수(회의를 시작할 수 있는 최소 인원)와 의결정족수(결의를 할 수 있는 최소 찬성표)를 반드시 충족해야 합니다. 회의록은 실제 참석 인원과 결의 내용을 정확히 기록하고 참석자의 자필 서명을 받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위임장의 활용: 종중 규약에 특별한 제한 규정이 없다면, 서면이나 대리인을 통한 의결권 행사는 허용됩니다. 따라서 회의 참석이 어려운 종원은 유효한 위임장을 작성하여 다른 종원에게 의결권을 위임할 수 있습니다. 위임장은 회의 전에 명확하게 작성되어야 하며, 위임 사실을 입증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3. 임원 해임의 절차: 종중 임원을 해임하고자 할 경우, 법원에 직접 해임을 청구하는 것은 법률상 근거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해임은 종중 총회의 결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임원 해임을 원한다면, 총회 소집을 요구하거나 해당 임원 선출 결의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등 종중 내부 절차나 간접적인 법적 절차를 검토해야 합니다.
4. 확인의 이익: 이미 임기가 만료되거나 새로운 결의로 인해 효력을 상실한 과거의 결의에 대해서는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을 수 있습니다. 법률적 다툼의 대상을 현재 유효한 법률관계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5. 재산 관리 투명성: 종중 재산의 투명한 관리는 종중 내부 분쟁을 예방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임원은 종중 규약에 따라 현금출납 내역이나 지출 내역 등을 공개할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횡령 등 불법행위 의혹이 있다면, 단순히 해임 청구에 그치지 않고 별도의 형사 고소나 손해배상 청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