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금
곡물 가공업체인 원고가 백미를 납품하고 받지 못한 대금 8억 6천여만 원에 대해 피고 회사들과 영농조합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피고 회사와 영농조합법인이 채무 면탈을 목적으로 법인격을 이용한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라고 보아 공동으로 원고에게 미수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사건입니다.
원고는 2014년 3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주식회사 D(이후 E로 변경)와 피고 B에 백미를 납품했지만 백미대금 865,257,365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피고 B는 D의 채무를 인수한 후 원고에게 담보를 제공하기로 했다가 일방적으로 근저당권을 말소하고 다른 회사에 토지 및 건물을 이전하는 등의 행위를 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미지급 백미대금의 지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B가 원고에게 미지급 백미대금 865,257,365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피고 C이 피고 B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로서 피고 B의 채무를 공동으로 부담하는지 여부 (채무 면탈을 위한 회사 제도 남용 인정 여부).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865,257,365원 및 이에 대한 2017. 8.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법원은 피고 B가 원고에게 미지급 백미대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 B가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피고 C을 이용했다고 보아 피고 C 또한 피고 B와 공동으로 미지급 백미대금과 지연손해금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는 두 회사가 비록 법적 형태는 다르지만 그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하여 별개의 법인격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민법 제388조 제2항 (기한의 이익의 상실): 채무자가 담보를 손상하거나 감소하게 한 때, 채무자가 담보 제공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기한의 이익을 주장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B가 원고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기로 했다가 원고의 동의 없이 이를 말소함으로써 담보 제공 의무를 다하지 않아 기한의 이익을 상실했다고 보았습니다. 즉, 원래 변제기가 도래하기 전에는 채무자가 이익을 누릴 수 있지만 담보를 훼손하면 채권자가 즉시 변제를 요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회사 법인격 부인론 (회사 제도 남용): 기존 회사가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기업의 형태나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 회사를 설립하거나 기존의 다른 회사를 이용하는 경우 기존 회사의 채권자에 대하여 두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임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존 회사의 채권자는 두 회사 중 어느 쪽에 대해서도 채무 이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 B와 피고 C이 명칭, 사업장 주소, 사업 목적, 실질적 운영자,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직원 구성, 자산 이전 및 대가 지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 동일성을 인정하고 채무 면탈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회사가 거래 상대방에게 채무 면탈을 목적으로 법인 형태를 변경하거나 새로운 회사를 이용하는 경우 비록 법적인 실체가 다르게 보일지라도 법원은 실질적인 동일성을 인정하여 채무 이행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특히 회사 간 자산 이전 시 정당한 대가 지급 여부, 임직원의 이동, 사업 목적의 유사성, 실질적 운영자의 동일성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무 면탈 의도를 판단합니다. 담보 제공 약속 후 일방적으로 담보를 해지하거나 목적물을 다른 곳에 처분하는 행위는 채무 불이행에 따른 기한의 이익 상실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장기간 미수금이 발생한 경우 거래 중단 및 채권 확보를 위한 법적 조치를 신속하게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